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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일의 오지랖] 차 안의 ‘스몸비’

 

‘스몸비’는 2015년 독일에서 만들어진 신조어이다. '스마트폰(smartphone)’과 ‘좀비(zombie)’를 합친 말인데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흡사 좀비처럼 보인다 해서 만들어졌다.

 

실제로 스마트폰은 삶의 일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해 줄 뿐 만 아니라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서도 스마트폰만 한 제품이 없다. 스마트폰은 식당에서 가족들이 편안한 식사를 즐기기 위한 도구이기도 하다. 식사를 하고 있는 어른들 곁에는 스마트폰에 집중하고 있는 아이가 있고 그 덕에 어른들은 마음 놓고 식사를 한다. 이러한 모습은 인종과 국경을 초월해서 똑같다. 예전에 외국의 한 휴양지에서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주문을 한 후 기다리고 있었는데 모든 좌석의 손님들이 스마트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도 그들은 가족, 부부, 또는 연인임에 틀림없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고 스마트폰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이 걷거나 의자에 앉아 있을 때만 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개인적으로 억울한 경우가 있었는데, 운전 중 신호대기를 하고 있을 때였다. 주의해서 살펴보면, 짧은 신호대기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는 운전자를 보는 일은 매우 흔한 일이다. 실제로 내 앞에서 출발 신호를 기다리던 자동차의 운전자가 제때 출발을 하지 못해 그 앞차와의 간격이 벌어졌고, 나는 바로 앞에 있는 차를 따라 사거리에 들어서는 순간 빨간불로 바뀌면서 신호위반 딱지를 받을 수 밖에 없었던 일이 있었다. 신호대기 줄이 긴 경우에도 중간에 한 대만 늦게 출발하면 여러 대의 자동차가 다음 신호를 기다려야 하는 교통체증으로 직결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경적을 울리기에도 조심스럽다. 자동차의 경적소리에 기분 나빠 하는 사람들도 있고 행여나 경적 소리로 인해 다툼이라도 생길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스몸비 운전자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한쪽 눈은 스마트폰을 보고 다른 한쪽 눈은 신호등을 주시할 수 있는 ‘광어눈 스킬’을 연마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능력을 시전하기 어렵다면 신호등에만 집중하여 다른 운전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스마트폰을 조작하지 않더라도, 아침 라디오 방송은 교통상황은 물론 상쾌한 마음을 만들어 주는 음악까지 선사한다. 출근길에 신호위반 딱지를 예약하게 되는 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언짢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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