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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일의 오지랖] 돈을 내는데, 대접은 못받고...

 

사람이 살면서 발걸음 놓기를 꺼려하는 몇 군데가 있다. 예를 들면 경찰서, 검찰청, 법원 등인데 병원도 그런 장소 중 하나일 것이다. 무병장수를 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건강은 사람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리라. 필자도 얼마 전 수술을 받게 되었다. 건강검진에서 발견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수술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내키지 않지만 반드시 가야 하는 병원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검사를 위한 대기 시간과 돈을 내기 위한 대기 시간도 만만치 않다. 특히나 종합병원에서 의사를 만나 소견을 듣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지루하기 짝이 없다. 2-3분을 만나기 위해 두 시간을 기다리는 일도 허다하다.

 

이토록 지난한 사전 절차를 거쳐야만 비로소 입원을 허락받고 필요한 치료를 받는다. 겪어보니, 수술과 회복과정이 힘들고 힘들다. 그런데 수술 결과와 회복 과정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많지 않다. 회진을 도는 담당 의사는 “잘 되었습니다. 아프면 진통제 달라고 하시구요” 이러고는 가버린다. 물론 의사마다 성향이 다르겠지만 조금 더 친절하게 설명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입원실에 누워 있으면서 내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생각한다는 일이 사치처럼 느껴졌다.

의(醫)가 시장의 영역으로 편입되는 순간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칼 폴라니의 ‘악마의 맷돌’이 의료계를 집어 삼킨 지는 이미 오래전이다. 시장의 논리에 의료사회가 편입되어 버린 것이다. 이런 와중에 의대 정원 증원이 새로운 이슈로 회자되고 있다.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을 반대하는 의료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대한전공의협의회에 의하면 정부가 의대 증원을 한다면 단체행동을 하겠다는 전공의가 86%라고 한다. 대한전공의협의회에 가입된 전국의 전공의가 1만5000명 정도이기 때문에 4,200명 정도 참여했다면 매우 높은 신뢰도를 담보 할 수 있는 수치이다.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20년에도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을 두고 파업에 나섰던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또 다시 파업에 동참하지 않기를 간곡하게 바란다. 작년 12월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여론조사(전화면접)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9.3%가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한다는 국민 국민여론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항상 병을 달고 사는 사람으로서, 더 친절하고 훌륭한 의사가 많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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