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4 (화)

  • 맑음동두천 23.8℃
  • 맑음강릉 28.5℃
  • 맑음서울 23.2℃
  • 맑음대전 23.4℃
  • 맑음대구 24.4℃
  • 맑음울산 24.7℃
  • 맑음광주 23.6℃
  • 맑음부산 24.8℃
  • 맑음고창 22.7℃
  • 맑음제주 20.0℃
  • 맑음강화 20.4℃
  • 맑음보은 23.0℃
  • 맑음금산 24.1℃
  • 맑음강진군 25.4℃
  • 맑음경주시 25.8℃
  • 맑음거제 23.9℃
기상청 제공

[그어소] 설득은 강요가 아니다!

 

 

“이것 좀 보세요”

“네? 아! 아닙니다.”

 

심한 감기몸살로 내과에서 나오던 나에게 어떤 분이 내민 광고지의 내용은 나의 관심분야도 아닐뿐더러 그걸 읽어볼 여력도 없었다. 그러나 그분은 다시 나에게

 

“이것 좀 보시라니까요!”

“아니요, 죄송한데 관심이 없습니다.”

 

그렇게 말한 뒤 나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내 등 뒤에서 쭉 앞으로 나오는 광고지는 다시 한번 내 눈앞에 펼쳐졌다.

 

“이거 보셔야 해요. 중요하다니까요.”

 

무작정 강요에 지친 나는 때마침 열린 엘리베이터를 서둘러 탔다. 몸도 아팠지만 불편한 기분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아마 누구에게나 이런 경험이 한두 번은 있을 것이다.

 

설득(persuasion)에 대해 데일 카네기는‘말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에서 듣는 사람의 태도나 행동을 변화시키는 과정’이라고 하였다. 즉, 상대방이 내 이야기를 듣고 내가 제시하는 생각이나 느낌, 주장 등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하게 되는 것을 이야기한다. 우리는 매일 누군가를 설득하고 있다. 나 자신을 설득하고, 주변인을 설득하고, 모르는 타인을 설득한다. 이런 설득에 있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설득의 방법이 강압적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강압적 수단이 사용된다면 설득이 아닌 강요다.

 

197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동물학자 콘라트 로렌츠(Konrad Lorenz)는 정보전달과정에 대해“말했다고 해서 들은 것은 아니며, 들었다고 해서 이해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만큼 정보전달이 어렵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설득해야 할까?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는 설득을 위한 3요소로 에토스, 파토스, 로고스를 제시했다. 그는 설득하고자 하는 사람은 에토스로 바탕을 삼고, 말하고자 하는 내용에 있어 로고스를, 그 내용을 전달하는 데는 파토스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를 간단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설득하기 위해서는 먼저, 설득자의 신뢰감, 호감이 중요하다. 인품이 느껴지는 행동, 호감 가는 표정, 신뢰감을 주는 목소리 등이 중요하다. 그러니 설득을 잘하기 위해서는 평소 인격을 잘 갖추어야 한다.

 

다음으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상대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논리적이어야 한다. 즉, 합리적인 주장 그리고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사례나 통계자료와 같은 근거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설득하고자 하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필요하다. 서로 즐겁게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대치는 여전하다. 시간이 갈수록 환자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세계적인 의술과 의료시스템을 자랑하던 우리 국민은 ‘지금은 아프면 안 된다.’가 신념처럼 되어가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는 서로 대화하길 바란다. 각자의 입장을 존중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무엇이 최선인지를 함께 고민하는 설득의 대화를 하길 바란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