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이틀째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시간당 20~30㎜의 비가 내린 가운데 인천 곳곳에서 침수 피해도 발생했다.
18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후 12시까지 침수 피해 신고는 모두 329건이다.
오전 9시 15분쯤 서구 왕길동 사월마을에서 빗물이 불어나 도로가 침수됐다. 오전 11시 4분쯤 남동구 만수동 한 도로가 침수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물 120톤을 배수했다.
전날 오전 8시 55분쯤에는 계양구 병방동 한 빌라 반지하가 침수됐고, 오후 4시 25분쯤 중구 운서동과 중산동 도로·주택이 각각 물에 잠겼다.
이는 침수를 방지하기 위해 조성한 유수지와 배수펌프장이 이번에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천지역에는 폭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유수지 18곳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수지 바닥에 퇴적물이 쌓여 저수용량이 70~80%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학익유수지에는 31만 5000톤이 넘는 퇴적물이 쌓여있다. 저수율 또한 72% 수준이다.
퇴적물로 인해 발생하는 악취는 학익유수지 인근에 사는 주민들의 민원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는 이 문제의 답을 찾고자 ‘학익유수지 매립 및 대체유수지 조성 타당성 검토 용역’을 진행하고 있지만 환경단체의 반발에 부딪혔다. 앞으로 정해질 대체유수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여기에 퇴적물 준설에만 700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것도 풀어야할 숙제다.
만들어진 지 30년이 넘은 남동1유수지의 상황도 비슷하다. 이곳은 320만 톤의 물을 담을 수 있지만 바닥에 쌓인 퇴적물로 인해 저수율은 86%에 불과하다.
이곳은 700억 원이 넘는 준설 비용으로 인해 배수펌프장 증설만 추진하고 있다.
남동1유수지와 달리 배수펌프장이 설치돼 있지 않은 유수지가 많은 것도 침수 원인 중 하나다.
유수지 18곳 가운데 남동2유수지·서운산업단지를 비롯해 송도4공구 남측과 송도5공구 남측 등 9곳에는 펌프장이 설치돼 있지 않다.
침수지역에 모은 빗물을 배수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펌프장 설치는 필수지만 이 역시 막대한 예산 때문에 지금까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