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섬과 바다를 끼고 있는 인천에 매년 해양쓰레기가 증가하고 있지만 자체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은 없다.
인천시는 섬 지역에 전용소각장 건립을 계획하고 있는데, 여전히 검토 단계에만 머물러 있다.
28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섬 지역에 해양쓰레기 전용소각장을 건립하기 위한 준비 절차에 착수했다.
가장 먼저 진행한 것은 수요조사다. 시는 옹진군·강화군 등에 전용소각장 건립 의사가 있는지 등을 조사해 최종적으로 옹진군 섬에 건립하는 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수요조사 이후 별다르게 진행된 사항은 없다.
소각장 자체가 기피시설인 만큼 주민 동의를 얻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리적으로 고립성을 가진 섬에 소각장을 건립하는 건 주민 동의뿐 아니라 부지 확보도 어렵다.
이를 해결하고자 시는 바다에 떠다니는 부유쓰레기를 수거해 자체 처리하는 해양환경선 시클린호를 운영하고 있다.
옹진군도 오는 12월 시범운행을 앞둔 정화선을 건조하고 있다. 다만 이 경우 바다 깊이 가라앉아있던 침적쓰레기는 처리할 수 없다.
이외에 해안가로 떠밀려온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지난달 말 기준 시가 수거한 해양쓰레기는 약 2600톤이다. 최근 3년간 시가 수거한 해양쓰레기 양을 비교해보면 2021년 5100톤, 2022년 5190톤, 2023년 5512톤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서해5도를 품고 있는 옹진군 해안에서 매년 2000톤가량의 해양쓰레기가 수거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염분이 많은 해양쓰레기 특성상 송도·청라소각장과 같이 생활쓰레기를 처리하는 곳에는 반입이 어렵다는 점이다.
해양쓰레기를 생활쓰레기와 함께 처리하면 대기오염 물질이 배출될 수 있고, 소각시설이 고장 날 위험도 크다.
결국 수거된 해양쓰레기는 육지에 있는 민간시설에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섬 지역에서 수거된 해양쓰레기를 육지까지 가져오는 데 한계가 있을 뿐 아니라 민간시설에서 소각할 경우 1톤당 40여만 원이 소요돼 비용적인 부담도 크다.
해양쓰레기를 자체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해양쓰레기 전용소각장 건립을 검토 중이지만 수요조사 외에 크게 진척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