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를 비롯한 지자체들이 당초 예정된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 인상 시기를 코앞에 두고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인상 시기가 올해 말이나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9일 시에 따르면 수도권 지하철 기본요금 150원 인상 시기에 대해 서울시‧경기도‧코레일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당초 예정된 인상 시기는 오는 10월이었다.
인천시‧서울시‧경기도‧코레일은 올해 초부터 이 시기를 목표로 협의를 시작했지만 여전히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미 고물가로 팍팍해진 서민 경제에 부담이 더 가중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철처럼 시민들의 이용도가 높은 교통수단은 요금 인상 시 체감도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지자체 입장에서 시민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여기에 정부의 물가 안정화 기조도 요금 인상 시기를 쉽사리 결론 낼 수 없는 이유로 꼽힌다.
이로 인해 10월 요금 인상은 사실상 어렵다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시기의 문제일 뿐 요금 인상은 예정대로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요금 인상을 주도한 서울시의 추가 요금 인상 방침이 확고하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시는 지하철 무임손실 보전과 적자를 이유로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당초 지난해 1250원이던 지하철 기본요금을 300원 더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정부의 공공요금 동결 기조 등에 막혀 150원만 인상한 바 있다.
인천시 역시 지하철 운송 적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공동생활권으로 묶인 서울시의 방침에 반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앞서 인천시는 2015년 지하철과 버스 요금을 한 차례 인상한 뒤 지난해까지 8년간 요금을 동결해 왔다.
이 과정에서 매년 물가‧인건비 상승과 더불어 65세 이상 노인들의 무임승차 비율이 올라가며 지하철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인천시가 밝힌 인천도시철도 연평균 운송 적자만 1760억 원에 달했다.
올해부터 시행한 I-패스도 인천시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I-패스는 환급형 제도이기 때문에 시민들에게는 영향이 없다. 다만 국‧시비를 투입해 이용자들에게 환급금을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인천시에게는 인상 시기가 미뤄질수록 부담이 커진다.
인천시 관계자는 “아직 협의 진행 중”이라며 “사실상 10월 인상은 어렵고 올해 말이 될 지 내년이 될 지도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