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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내리막에도 카드사 '긴장' 여전…건전성 관건

여전채 금리, 3% 초반까지 하락…30개월만 최저
카드론 최대치에 건전성 '비상'…연체율 10년만 최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힘입어 여신전문채권(이하 여전채) 금리가 내리막을 걸으면서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 하지만 카드론 잔액이 지속적으로 불어나면서 연체율 리스크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마냥 안심하기엔 이른 상황이다. 이에 카드사들의 건전성 관리 능력이 올해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여전채(AA+기준, 3년물) 금리 3.286%로 올해 첫 영업일인 1월 2일(3.92%)보다 0.634%포인트(p) 떨어졌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채권시장에 반영되면서 여전채 금리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추석연휴 직전 영업일인 지난 13일에는 여전채 금리가 3.278%까지 떨어지며 2022년 3월(3.323%)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여전채는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주요 수단이다. 앞서 2022년 6%까지 치솟았던 여전채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부담은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말 만기가 도래할 예정인 국내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의 채권 규모는 총 14조 원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불어나고 있는 카드론 잔액이 카드사들의 발목을 잡는다. 은행과 저축은행 등 타 금융권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수요가 카드론으로 이동하면서 카드론 잔액은 매월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NH농협카드를 포함한 국내 9개 카드사의 카드론 잔액은 41조 8340억 원을 기록했다. 카드론 잔액은 올해 들어 약 2조 6000억 원 늘었다.

 

카드론이 문제가 되는 것은 잔액이 늘어남에 따라 연체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카드론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타 업권 차주 대비 신용도가 낮고,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리는 다중채무자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카드론을 제때 갚지 못하고 다른 카드사에서 대출을 받는 대환대출 잔액 또한 지난달 1조 9166억 원까지 치솟았다.

 

이로 인해 카드사들의 손실 규모도 늘어나고 있다. 올해 상반기 8개 카드사의 연체율은 1.69%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1.63%)보다 0.06%p 오른 것으로 10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같은 기간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가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2조 240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1% 증가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떨어지면서 만기가 임박한 여전채의 차환 발행 부담과 신규 발행시 조달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카드론 규모가 증가하고 차주들의 상환여력 회복세가 불투명해 카드사들의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증가세를 관리하고 있는 금융당국이 카드론에 제동을 걸면서 잔액 증가세는 둔화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카드론 취급액이 늘어난 롯데·우리·현대카드 3곳에 리스크 관리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다. 또한 주간 단위였던 카드론의 점검 주기를 일일단위로 축소하는 등 모니터링 강도도 높였다.

 

이에 카드사들의 건전성 관리 능력이 향후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지나치게 낮은 가맹점 수수료율로 인해 결제사업으로 수익을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카드론은 카드사들의 몇 안되는 수익 보전 수단이었다.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카드론 등에서 나오는 수수료 수익으로 연명하고 있지만, 리스크는 점점 커지고 있다"며 "업계 차원에서 건전성 관리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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