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이 자본잠식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정상화 기반을 마련했다. 재감사 ‘적정’ 의견도 받았다. 상장폐지 위기에 빠진 지 9개월 만에 주식 거래 재개 가능성을 높이며, 기업구조조정 개선(워크아웃) 조기 졸업 가능성도 나온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재감사를 통해 2023년 감사보고서에 대한 ‘적정’ 의견을 받았고, 자본잠식 해소를 입증하는 감사보고서도 받아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한국거래소는 조만간 상장폐지실질심사위원회를 열어 주식 거래 적격 여부를 올해 안에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영건설의 주식시장 거래가 재개되면 투자자는 물론 수주·영업활동에서 시장의 신뢰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되며, 이를 토대로 태영건설의 경영 정상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태영건설은 이번 공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자산총계 2조 7556억 원, 부채 총계 2조 3508억 원, 자본총계 4048억 원을 기록했다. 자산총계는 이전보다 6285억 원이 줄었으나, 부채총계가 6677억 원이 감소해 자본총계는 392억 원이 늘었다.
태영건설은 “기존의 자산손상에 해당되는 충당부채를 실제 자산계정의 손상으로 대체하면서 자산과 부채가 동시에 감소했다”며 “60개 현장에서 자산충당부채가 23년 말 당시와 비교해 줄었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은 재무 개선과 함께 사업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6일 마곡지구에 위치한 대규모 복합시설 ‘마곡 원그로브’ 준공식을 개최하며 3년여 만에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마곡 원그로브는 2조 3000억 원 규모로, 국내 최대 규모의 이마트 트레이더스 입점을 확정하는 등 마곡지구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뿐만 아니라 태영건설은 워크아웃 이후 공공사업 수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결정 이후 수주 계약을 맺거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업 규모를 합하면 7698억 원에 달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준공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시행과 시공을 동시에 맡은 태영건설이 작년 PF 위기를 겪으며 리스크가 부각됐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이후 대주단이 3700억 원을 추가 투입해 ‘사업장 살리기’에 나서면서 위기를 넘겼다. 국민연금이 2021년 원그로브를 준공 조건부 매입(2조3000억 원)하기로 확약한 게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 결정 이후 수주 계약을 맺거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업 규모를 합하면 7698억 원에 이른다. 서산영덕고속도로 대산∼당진 간 3공구 건설공사, 춘천공공하수처리시설 이전·현대화 민간투자사업 등 다수의 공공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분양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태영건설은 지난 7월 29일 경기 의왕시 오전동 오전나구역에 공급하는 ‘의왕 센트라인 데시앙’을 계약률 100%로 완판에 성공했다. 태영건설이 분양을 재개한 지 한 달여 만이다.
또한 지난 2월 경남 ‘양산사송 데시앙’과 경기 ‘과천 리오포레 데시앙’을 시작으로 ‘용인 드마크 데시앙’, ‘전주 에코시티 데시앙’ 및 ‘신진주 데시앙’, ‘신경주 역세권 데시앙’ 등도 순차적으로 준공 및 입주가 완료됐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