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동발전이 영흥화력발전소의 온배수 배출에 따른 어업 피해를 처음으로 인정했다.
9일 허종식 국회의원(민주·동구미추홀구갑)이 한국남동발전 영흥발전본부로부터 받은 ‘온배수 배출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인천 앞바다에 배출한 온배수는 162억톤이다.
이는 인천지역에 위치한 또 다른 발전소 4곳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포스코에너지가 운영하는 인천LNG복합발전소 온배수 배출량은 68억톤으로 나타났다.
영흥화력발전소는 5080㎹ 용량의 화력발전 1~6호기를 운영하고 있다. 인천을 비롯해 서울과 경기도 등의 전기 발전량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한다.
하지만 정작 영흥화력발전소가 위치한 영흥도 및 자월도 주민들은 온배수 배출로 생계에 지장이 생겼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온배수는 발전소에서 냉각수로 사용된 후 바다로 다시 배출하는 따뜻한 물이다. 이 온배수로 인해 수온이 상승해 생태계가 오염됐다는 것이다.
이에 주민들은 어업 피해 보상 민원을 제기했고, 한국남동발전은 용역을 통해 직접 검증에 나섰다.
용역은 지난 2022년 3월부터 12월까지 영흥발전본부 1~4호기, 5~6호기 배수구에서 영흥도·자월도·승봉도·이작도 내 수역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보상기준일을 충족한 어촌계에 대해 수온과 생태계 변화에 따른 어업생산피해율을 분석한 결과 약 45억 원의 보상금이 산정됐다.
영흥화력발전소가 2004년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 처음으로 온배수로 인한 어민 피해가 인정된 것이다.
현재 한국남동발전은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어민들과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영흥화력발전 외에 나머지 발전사 4곳도 서구 해안가에 들어서있는 탓에 해수면 온도 상승에 대한 생태계 변화 등의 공동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종식 의원은 “영흥발전본부 온배수로 인한 어민들의 피해가 처음 공식화된 만큼 발전소 온배수 관리를 위한 거버넌스 체계를 꾸려야 할 것”이라며 “온배수 재활용 방안을 비롯해 해양 환경 생태계에 대한 피해 방지 대책 등도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