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부터 입시 위주 교육을 벗어나고자 하는 학생까지 각각의 이유로 '대안교육'을 찾는 학생들이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대안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학업중단 예방 집중지원학교와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 대안교육기관을 운영 및 지원하고 있다. 경기신문은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도교육청의 대안교육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는 주어진 지식을 소비하는 데 그치는 인재가 아닌 창조하는 '전인적 인재'라고 한다.
구리시에 위치한 새음학교는 경기도교육청 등록 대안교육기관으로 미래 사회의 전인적 인재를 기르기 위해 힘쓰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12학년의 학생들 400여 명이 재학 중인 새음교회 부속 새음학교는 2005년 개교 이후 19년째 '세상을 살리는 하나님의 일꾼'을 기르기 위한 대안교육을 이어오고 있다.
새음학교는 서울 근교에 위치한 도시형 대안학교로서 구리시, 하남시, 남양주시, 서울시 등에서 학생들이 등하교하고 아차산 자락인 한다리마을에 위치해 자연친화적인 생태교육이 가능하다.
◇ 초중고 통합 12년제로 교육의 '힘' 기르다
새음학교의 학제는 초중고를 통합한 12년제이다. 초중고가 연계되는 일관적이고 지속적인 12년의 교육은 '힘'을 가지고 있다. 새음학교는 '배움의 이유가 다르고 교육의 철학이 다르면 가르침의 방법이 다르고 삶으로 드러나는 결과가 다르다'는 신념으로 12년 학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해리 새음학교 교장은 "교육에서 변해야 할 것이 있고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며 "시대 변화에 맞춰 교육방법, 교육내용, 교육과정은 계속해서 변해야 하지만 교육이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하는 이상적인 관념은 변하면 안 되는 것이다"고 강조한다.
이에 새음학교는 '성경적 가치를 품은 교육', '교육의 본질 회복에 충실한 교육', '시대를 품고 세상에 기여하는 교육'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역량중심 교육과정, 이해중심교육과정, 학생 주도성을 기르는 PBL 수업, 웹기반 학습, 메타인지를 통한 자기주도학습, 리얼월드 등 다양한 교육과정 연구를 통해 끊임없이 성장하는 학교 공동체를 이뤄가고 있기도 하다.
◇ '도제배움' 통해 창의력 등 미래역량 키워
새음학교 고등 교육과정 중 '도제배움'은 학생들이 직접 선정한 관심 분야나 연구 주제에 대해 학문적 연구를 통해 지식을 재구성해 보며 이를 현장 체험 및 실습을 통해 활용하고 스스로 결론을 내리는 '실증적인' 배움의 과정이다.
도제배움은 연구주제 선정부터 보고서 쓰기, 실습 및 체험, 발표까지의 모든 과정을 학생 주도로 진행하기 때문에 진솔한 고민과 순수한 열정, 성장의 스토리가 담긴 '생동하는 배움'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연구 보고서를 넘어서 전문가와의 만남을 통해 직업적 가치와 철학을 깨달아가는 관계적 배움이 있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의 관심분야와 직업에 대해 진지한 성찰과 목적의식을 품을 수 있다.
12년제 새음학교의 마지막 학제인 고등과정에서는 도제배움이라는 특별한 교육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길러온 모든 역량과 가치관, 꿈과 가능성이 꽃피우도록 돕고 있다.
도제배움은 학생의 학문적인 역량을 발휘하는 장이자 이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력, 소통능력, 끈기와 열정 등과 같은 미래 역량을 기르고 발휘하는 시간이다.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갈 기독 미래인재'로서 갖춰야 할 역량들이 종합선물세트처럼 담겨있는 도제배움의 과정은 연구 프로포절 단계로 시작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삶과 진로에 대한 다각적인 성찰과 이 시대의 필요와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함께 고민해보며 연구주제를 선정한다. 자신만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주제를 구체화해 연구 동기, 연구 질문 등을 작성하며 연구의 큰 밑그림을 그린다.
이후 연구 기획 및 실행 단계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연구 주제에 맞는 학술적인 자료를 탐색하고 취합하며, 그에 맞는 전문가를 적극적으로 섭외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도전정신, 전략적 사고와 문제 해결력을 발휘하게 되고 약 3개월간 긴 호흡으로 진행하는 연구과정 속에서 열정과 끈기를 키워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연구 분야에 대한 전문성은 물론 자신만의 스토리를 담아낸 연구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후에는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자료로 재구성해 무대에서 발표하는 기회를 가진다.
이를 통해 자신의 노력과 헌신의 결과물을 자신있게 나누며 소통하는 즐거움, 고난을 이겨내고 연구활동을 마무리하는 성취감을 느끼기도 한다.
'국외 소재 문화재 실태 조사 및 환수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황서영 학생은 "내 소명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고, 깜깜한 느낌이었는데 도제배움을 통해 깜깜했던 곳에 가로등이 하나 켜진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미래를 이끌 물질에 대한 탐구'를 주제로 도제배움을 진행한 홍지유 학생은 "도제배움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이렇게 열정적으로 무언가에 임해본 것이 처음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일반상대성 이론의 이론적 이해와 적용'에 대해 연구한 김성훈 학생도 "배움의 과정 그 자체가 얼마나 숭고한지 알게 됐다"며 "도제배움은 앎이라는 즐거움, 노력하는 즐거움, 그리고 자신의 것을 세상과 나누는 즐거움을 통해 큰 감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새음학교의 학술제도 대표적 프로그램 중 하나다. 올해 진행된 학술제는 2024도제배움에서 최종 선발된 우수 연구자 4인이 유전공학, 법과 AI, 환경경영, 도시설계를 키워드로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환경경영과 그린워싱을 연구한 김현지 학생은 "연구를 거듭할수록 스스로 해낼 수 있는 영역이 많아지는 것이 뿌듯했고, 이번 연구를 통해 소명에 대해 깊게 고민하면서 진로에 대해서도 구체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음학교 고등과정의 도제배움은 자신의 꿈을 찾아가고, 자신의 재능이 세상에서 어떻게 발휘될 수 있는지 진지하게 탐색, 도전하는 새음학교만의 특별한 진로탐색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바른 가치로 형성된 변화된 사회 만들길"
이해리 새음학교 교장은 새음학교 교사로 20년을 함께했다. 그는 새음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바른 가치와 인성, 미래역량으로 세상을 넉넉히 이겨내는 것을 보며 기쁨과 감사로 교육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해리 교장은 "교육의 본래 의미는 '지식과 기술 따위를 가르치며 인격을 길러주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교육이 본래 추구했던 진짜 교육을 하고자 하는 것이 대안교육"이라고 강조했다.
불확실성의 시대, 불신의 시대, 불안의 시대를 거슬러 갈 수 있는 교육,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분명한 가치관과 미래역량을 가진 사람을 키워가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먼저 바른 가치관과 목적의식, 교사 전문성을 갖춘 교사가 준비돼야 하고 이러한 교육을 함께 해나갈 부모 교육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며 "교육은 프로그램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의 주체인 학생, 부모, 교사가 존재론적으로 가르치고 배울 때 진정한 변화가 일어나고 그러한 변화를 이룬 사람들이 모여서 바른 가치로 변화된 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다"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해리 교장은 "새음학교가 겪는 어려움도 있지만 교육청, 지역사회와 꾸준히 소통하고 협력해나가고 있다"며 "미래인재를 길러내는 교육기관으로서 지역사회의 고민과 어려움을 공유하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가는 노력에 함께 참여하는 새음학교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함.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