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2 (수)

  • 흐림동두천 8.0℃
  • 흐림강릉 17.4℃
  • 구름많음서울 9.9℃
  • 흐림대전 10.8℃
  • 흐림대구 12.7℃
  • 흐림울산 13.1℃
  • 흐림광주 12.4℃
  • 흐림부산 14.9℃
  • 흐림고창 9.5℃
  • 흐림제주 16.3℃
  • 구름많음강화 7.5℃
  • 흐림보은 9.7℃
  • 흐림금산 9.2℃
  • 흐림강진군 11.3℃
  • 흐림경주시 11.2℃
  • 흐림거제 12.3℃
기상청 제공

[특집] “2029년 등재 목표” 회암사지, 세계유산 도전 본궤도

22년 잠정목록 등재 完…28년 신청서 제출·29년 최종심의
등재 시 관광객 급증 기대…브랜드 가치·국제협력 동시 확보
전통유산과 현대 콘텐츠 결합…유산 활용 전략이 성패 좌우

 

양주시가 양주 회암사지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본격적인 장기 레이스에 돌입했다. 이미 잠정목록 등재를 마치고 예비평가와 신청서 제출, 국제기구 심사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 2029년에 최종 등재를 노리고 있다.

 

특히 최근 12만 명이 찾은 ‘회암사지 왕실 축제’의 흥행은 이러한 도전에 힘을 보태는 현실적 기반으로 평가된다.

 

 

◇5~10년 결리는 ‘세계유산 등재’…절차부터 달라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단순한 문화재 지정과는 차원이 다른 절차가 요구된다. 우선 각국은 자국 유산을 ‘점정목록’에 올린 뒤, 일정 기간이 지나야만 정식 등재 신청이 가능하다. 회암사지는 지난 2022년 7월 잠정목록에 등재되며 첫 관문을 통과했다.

 

이후 과정은 더 까다롭다. 등재 신청서는 지방자치단체를 거쳐 국가유산청,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로 전달된다. 신청서가 접수되면 완결성 검토를 거쳐 보완 절차가 진행되며, 이어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가 현지조사를 실시한다. 이 과정에서 유산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와 보존 상태, 관리 체계 등이 종합적으로 평가된다.

 

평가결과는 ▲등재 ▲보류 ▲반려 ▲등재불가 등으로 권고되며, 최종 판단은 매년 6~7월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WHC) 정기총회에서 내려진다. 잠정목록 등재 이후 준비기간과 심사 절차를 포함해 통상 5~10년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는 2028년부터는 ‘예비평가 제도’가 의무화 되면서 사전 검증 절차가 한층 강화될 예정이다. 이는 신청 이전 단계에서부터 국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의미로, 준비 과정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대목이다.

 

 

◇ 2029년 등재 목표…양주시, 단계별 로드맵 가동


양주시는 이러한 절차에 맞춰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했다. 2026년 10월 예비평가 결과 통보를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등재신청후보 선정, 2027년 7월 최종 신청대상 선정이 이어진다.

 

이후 2027년 8월 신청서 초안을 제출하고, 2028년 2월 최종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어 같은 해 4월부터 8월까지 자문기구 서류심사, 9~10월 현지실사, 2029년 5월 평가결과 권고를 거쳐 2029년 7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심의가 이뤄진다.

 

이 같은 일정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신청에 관한 규정」과 『세계유산협약 이행을 위한 운영지침』에 근거한 것으로, 사실상 국제사회와의 장기 협상 과정에 가깝다.

 

◇ 왜 회암사지인가…‘왕실 사찰’의 역사적 가치


회암사지는 고려 말부터 조선 초까지 왕실과 깊은 관련을 맺은 대규모 사찰 유적으로 평가된다. 왕실 후원 아래 번성했던 역사성과 함께, 당시 불교문화와 건축 양식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산으로 꼽힌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의 핵심은 ‘전 세계적으로 공유할 가치가 있는가’에 있다. 회암사지는 동아시아 불교문화의 흐름과 왕실 권력 구조, 종교와 정치의 관계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잠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12만 명 몰린 왕실축제…‘보는 행사’에서 ‘참여형’으로


이 같은 가치 확산의 중심에는 최근 열린 ‘제9회 회암사지 왕실축제’가 있다. 올해 축제에는 12만 명이 방문해 지난해보다 약 2만 4000명 증가했다. 단순한 행사 성과를 넘어, 유산의 대중적 확산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가장 큰 변화는 ‘참여형 전환’이다. 기존의 관람 중심 축제에서 벗어나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전면에 배치하면서 축제 구조 자체가 달라졌다.

 

대표 프로그램인 어가행렬에는 시민 배우와 참여단 등 100여 명이 참여했다. 왕실 행차를 재현하는 과정에 시민이 직접 참여하면서 현장 몰입도가 크게 높아졌고, 행렬 구간마다 관람객의 호응이 이어졌다. 이는 단순 재현을 넘어 ‘시민이 만드는 역사 콘텐츠’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체험형 프로그램도 확대됐다. ‘정답 탁! 청동금탁 별산의 OX퀴즈’에는 약 480명이 참여해, 관람객이 능동적으로 역사 콘텐츠를 체험하도록 유도했다. 단순 정보 전달이 아닌 참여를 통한 학습 구조가 적용된 것이다.

 

 

메인무대에서는 ‘별산의 회암사지 봉인해제 DJ 파티’가 열렸다. 전통유산 공간에 음악과 영상 연출을 결합한 시도로, 젊은 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연령층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이는 문화유산 활용 방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이와 함께 사찰음식 강연과 시식, 싱잉볼 명상, 다도체험 등 불교문화 프로그램도 운영돼 전통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공연 역시 메인·보조무대를 병행하며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고, 지역화폐 페이백 등 지역경제 연계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됐다.

 

◇ 세계유산 등재 효과…관광·경제·도시 브랜드까지


세계유산 등재는 단순한 ‘명칭’ 이상의 효과를 갖는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문화유산이라는 상징성은 관광객 유입으로 직결된다. 실제로 백제역사유적지구는 등재 한 달 만에 방문객이 두 배 이상 증가했고, 남한산성 역시 등재 이후 방문객이 약 70% 늘어난 바 있다.

 

회암사지 역시 등재에 성공할 경우 국내외 관광객 증가와 함께 관광도시로서의 기반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동시에 ‘유네스코 세계유산 도시’라는 브랜드는 도시 이미지 제고와 투자 유치, 국제교류 확대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보존과 관리, 활용을 위한 국제협력과 정부 지원이 확대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이는 단순한 문화재 보호를 넘어 지역 발전 전략과도 맞물린다.

 

 

◇ 과제는 ‘지속가능한 보존과 활용’


다만 세계유산 등재가 곧바로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등재 이후에도 엄격한 보존 기준을 유지해야 하며, 과도한 관광으로 인한 훼손을 방지하는 관리 체계도 필요하다.

 

결국 관건은 ‘보존과 활용의 균형’이다. 회암사지 왕실축제가 보여준 참여형 콘텐츠와 현대적 해석은 이러한 균형을 모색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양주시 관계자는 “회암사지의 역사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준비를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시민 참여형 축제와 연계해 경기북부를 대표하는 역사문화 자산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라는 목표는 단순한 문화 프로젝트를 넘어 도시의 미래 전략과 직결된 과제다. 2029년을 향한 양주시의 도전이 어떤 결실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 경기신문 = 박광수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