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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이야기] 나의 시장 나의 영웅 샤보

시장님은 우리의 영웅!

 

영웅하면 여러분은 누굴 연상하는가? 성웅 이순신, 아님 안중근 의사? 아마도 역사 속 거창한 인물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우리 곁에도 영웅은 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마을을 구하거나 생명을 바쳐 타인의 목숨을 건진 사람들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분들을 좀처럼 영웅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참으로 인색하고 어리석은 일이다.

 

프랑스의 경우는 좀 다른 듯하다. 생존해 있는 사람들에게 영웅이라는 칭호를 아낌없이 붙여 준다. 시장에게 영웅 훈장을 달아주는 예도 많다. 전편에서 소개한 생피에르드프뤼지의 길베르 샤보 시장의 경우가 그러하다.

 

프랑스 2TV는 지자체 살리기에 헌신한 시장들을 초대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프로를 편성했다. 그 제목은 ‘나의 시장, 나의 영웅(Mon maire, ce héros)’. 왜 이런 거창한 단어를 사용해 시장들의 공로를 치하한 것일까?

 

작고 외딴 마을의 프랑스 시장들은 절망에 빠져 있다. 상점들은 하나둘 문을 닫고, 우체국도, 그리고 학교까지도 문을 닫는 지경에 이르렀다. 게다가 2017년부터 프랑스 정부의 예산 삭감까지 겹치면서 마을의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 고된 투쟁을 벌임으로써 지자체를 살린 시장들이 있다. ‘이들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이다’라고 보고 2TV는 조명한 것이다. 샤보 시장은 이 프로에 출연해 “일이 어려워서 감히 시도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감히 시도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이 어려워지는 것이다”라는 로마의 사상가 세네카의 명언을 새기며 지자체 살리기에 힘썼다고 회고했다.

 

2008년 부임한 샤보 시장은 ‘과잉 소비문화’에 반기를 들고 생태 전환을 추진했다. 모든 살충제와 식물 보호제를 없애야 했다. 이 선구적 결정에 주민들은 반대했다. 그때 그는 주민들의 사고방식을 바꿔야 했고, 세상의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된 지구 생태계라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 “자연은 우리를 돕도록 만들어졌고 우리도 자연을 조금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420명의 주민을 위해 과일과 채소를 재배하는 공동 농장을 매입했다. 폐쇄된 학교 대신 몬테소리 학교를 열었다. 버려진 선술집을 단장해 하이킹족과 주민들의 큰 호응을 얻어냈다. 이후 지역 농부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판매하는 유기농 식료품점을 열었다. 폐교된 학교는 퍼머컬처 인턴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로 개조했다.

 

2015년 생피에르드프뤼지에 있는 학교의 학생은 일곱 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스무 명이 넘는다. 그들이 시작한 대안 교육 방식은 아이들에게 아주 효과적이었다. 아이들의 놀이터 역할을 하는 초원 끝에는 각자 작은 텃밭이 있다.

 

이 접근방식은 큰 성공을 거뒀다. 모든 울타리와 숲에는 수십 마리의 나비, 벌, 그리고 다른 수분 곤충들이 찾아왔고 가족 단위로 이주가 늘고 기적처럼 중소기업들이 하나둘 생겨나 공동체는 부활했다. 현재 인구는 520명으로 100명이 증가했다. 큰 기적을 이뤄낸 것이다.

 

6.3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한국 선거가 언제나 그러하듯 자신의 철학이나 비전을 제시하기보다 ‘누구의 사람’임을 내세워 선거를 이기려는 후보자가 판을 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철학과 정책이 뚜렷한 인물이 있을 것이다. 그들을 잘 선택해 ‘우리의 시장, 우리의 영웅’으로 만들어 가면서 기존의 구린 선거문화를 기각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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