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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 3분기 성적표 ④] 보험사, 지주 실적 견인하며 '비은행 효자' 등극

8개 보험사 누적순익 총 1.8조 원…전년比 17%↑
디지털손보 제외 일제히 호실적…지주 실적 견인
CSM 확보 유리한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덕
기준금리 인하에 향후 실적 전망 '먹구름'
금융당국 IFRS17 제도 개선도 '발목'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이 눈부신 순이익 개선세를 보이며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일부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보험사들이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낮아지기 시작했고, 금융당국이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후 불거진 '실적 부풀리기'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나서면서 이들의 성장세가 꺾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각 사의 실적발표를 종합하면 8개 보험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5084억 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68.6% 증가한 것으로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실적이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이들이 거둔 순이익은 총 1조 867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17.7% 늘었다.

 

'리딩금융'인 KB금융 계열 보험사들은 합산 순이익만 1조 원 이상을 기록하면서 그룹의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KB손해보험은 전년 동기 대비 8.8% 늘어난 7400억 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했다. KB라이프생명도 같은 기간 2768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특히 3분기 당기순이익(745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23.3%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KB금융은 국민은행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로 인한 실적 감소(전년 동기 대비 8.3%)에도 전체 순이익이 증가할 수 있었다.

 

NH농협금융의 보험사들도 눈부신 순익 성장세를 보였다. 농협손해보험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9.8% 급증한 1518억 원을 기록했다. 농협생명 또한 같은 기간 37.1% 증가한 2478억 원의 누적순이익을 거뒀다. 신한라이프와 하나생명 또한 각각 1년 전보다 9.2%, 41.8% 증가한 4671억 원, 241억 원의 누적 순이익을 시현하며 그룹의 호실적에 힘을 보탰다.

 

반면 디지털 손해보험사들은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신한EZ손해보험은 올해 3분기까지 총 14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손해보험도 같은 기간 259억 원의 적자를 냈다.

 

이처럼 최근 몇 년간 보험사들은 꾸준한 실적 성장을 통해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늘리면서 금융지주의 비이자이익을 창출하는 핵심 계열사로 거듭났다. 특히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수익성과 직결되는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보험의 판매를 확대한 것이 보험사들의 실적 증가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5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도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를 결정하고 중국다자보험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금융위원회로부터 자회사 편입을 위한 인가를 받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4분기 이후에는 이들의 실적 호조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보험사들이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법에 따라 보험사들은 지급여력(K-ICS) 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IFRS17 기준에 따라 보험부채는 시가로 평가되는데, 금리가 내려가면 할인율이 줄면서 보험부채가 증가해 보험사들의 부담이 커진다. 실제로 시장금리가 떨어지기 시작한 2분기부터 보험사들의 K-ICS 비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떨어지면 보험부채는 늘어나고, 이는 보험사의 자본 확충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본격적인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보험사들의 성장세는 더욱 둔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IFRS17 도입 이후 꾸준히 제기돼 온 '실적 부풀리기' 논란으로 인해 금융당국이 관련 제도를 손보기로 한 것도 부담이다. 금융위는 4일 오전 제4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IFRS17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관련 제도개선을 신속하게 추진하기로 했다. 무·저해지상품의 해지위험액 가정 방식을 정교화하는 것이 핵심으로, 그동안 자율에 맡겼던 계리적 가정에 일률적인 가이드라인이 적용된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계리적 가정 등이 전제되는 IFRS17이 고무줄식 회계가 아니라 보험사의 실질가치를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개별 보험사의 비합리적·자의적 회계는 반드시 뿌리뽑겠다"고 강조했다.

 

이 경우 보험사가 추정하는 해지율보다 낮은 수치가 적용돼 수익성이 악화되고, 건전성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보험업계는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이 적용된다면 1조 원 가량이 허공으로 날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일부 중소형사들은 적자로 전환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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