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5 (수)

  • 맑음동두천 -0.7℃
  • 맑음강릉 1.9℃
  • 맑음서울 -0.9℃
  • 맑음대전 1.2℃
  • 맑음대구 1.6℃
  • 맑음울산 2.1℃
  • 구름많음광주 1.3℃
  • 맑음부산 4.1℃
  • 흐림고창 -1.1℃
  • 흐림제주 4.4℃
  • 맑음강화 -1.8℃
  • 맑음보은 -0.4℃
  • 맑음금산 0.4℃
  • 구름많음강진군 1.8℃
  • 맑음경주시 2.8℃
  • 맑음거제 4.1℃
기상청 제공

[사설] 국민 실망·분노 해소할 대책 필요

“탄핵보다 더 질서 있고 책임있는” 위기 수습책 있기는 한가?

  • 등록 2024.12.09 06:00:00
  • 13면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라고 지시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대통령을 끌어내려야 한다며 100만 인파가 국회가 있는 여의도에 모여들어 추위 속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러나 ‘민심은 천심’이란 지극히 옳은 말도 대다수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7일 오후 5시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상정, 투표에 들어갔다. 국회 본회의에 탄핵안이 상정된 것은 세 번째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에 올랐다. 결과는 노대통령 ‘부결’, 박대통령 ‘가결’이었다. 이번 탄핵 사유는 ‘헌법이 요구하는 그 어떠한 계엄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음에도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여 원천 무효인 비상계엄을 발령함으로써, 국민주권주의, 권력분립의 원칙, 군인 등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정당제와 정당 활동의 자유, 언론·출판과 집회·결사 등 표현의 자유 등 헌법을 위반했다’는 것이었다.

 

헌법 제65조는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의원(300명) 과반의 발의와 재적 3분의 2(200명)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고 명시돼 있다. 표결에는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무소속 의원, 일부 국민의힘 의원이 참여했지만 재석인원 부족으로 ‘불성립’이 됐다. 결국 탄핵안은 개표 절차조차 없이 폐기됐다. 대다수 국민들의 열망에도 불구, ‘국민’을 앞세운 정당인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을 제외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이날 탄핵안 표결에 앞서 실시된 ‘김건희 특검법’도 부결됐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다시 국회로 돌아온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김건희특검법)은 총 투표수 300표 중 찬성 198표, 반대 102표로 부결됐다. 가결에 필요한 200표에서 2표가 부족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단체로 퇴장하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조속히 돌아와 투표하시라”고 호소했고, 국회 주변에 운집한 100만 인파들도 국민의힘 의원들의 투표를 간절하게 외쳤지만 국민의힘은 귀를 막았다. ‘체포 대상자’ 명단에 들어있던 것으로 알려진 한동훈 대표를 지지하는 20명 안팎의 ‘친한계’ 의원들의 이탈표를 기대했지만 이들도 움직이지 않았다. 비상계엄 사태 초기에 친한계 의원들 사이에서는 탄핵 찬성 움직임이 일기도 했었다. 그러나 이날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제 임기를 포함해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하자 이를 수용해 탄핵을 반대하는 당론을 따르기로 한 것이다. “당에 일임하겠다”는 말을 ‘퇴진 약속’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

 

그러나 민주당은 탄핵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다. 국민들 탄핵 여론이 더 거세지면 여당 내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란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 있다. 임시국회를 열어 탄핵을 재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 ‘내란죄’ 상설특검, 김건희 특검, 해병대원 특검 등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한다.

 

탄핵을 기대했던 국민들의 실망감과 분노를 해소할 대책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자당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의 탄핵 남발도 결코 죄가 가볍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현실인식이 국민들과 다를 수 있을까. 한동훈 대표조차 윤대통령의 비상계엄을 ‘위헌·위법적’이라고 표현했는데 말이다. 그러니 ‘부역자’, ‘내란동조당’이란 비난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국힘은 “탄핵보다 더 질서 있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위기를 조속히 수습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국민주권과 헌법, 법치의 파괴를 획책한 명백한 반국가 범죄인 비상계엄에 놀란 국민들이 이들의 말을 믿을 수 있을까?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