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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대 서화를 한눈에…전시 ‘명경단청 明境丹靑: 그림 같은 그림’

경기도·랴오닝성 자매결연 30주년 기념 전시
명대 전기, 중기, 후기 나누며 조선에 영향 미친 명대 서화 조명
랴오닝성박물관 1급 유물 6점 최초 공개…서화 총 53점
내년 3월 2일까지 경기도박물관

 

여기, 주첨기, 동기창 등 명대를 대표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경기도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경기도·랴오닝성 자매결연 30주년 기념 전시 ‘명경단청 明境丹靑: 그림 같은 그림’이 열린다. 지난 30년 동안 꾸준한 협력관계를 맺어온 경기도와 랴오닝성의 협력관계의 결실을 보여주는 전시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해 10월 경기도와 랴오닝성의 자매결연 30주년을 맞이해 랴오닝성을 방문하고 교류 강화 등을 위한 공동선언에 서명했다. 또 올해 1월 김 지사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해 리러청 랴오닝성 장과 만났고, 4월에는 하오펑 랴오닝성 당서기가 도담소에 방문해 양 지역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경기도-랴오닝성 교류협력 심화 합의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에 전시된 적 없는 랴오닝성 박물관 소장 국가 1급 유물 6점 ‘사자머리 거위’, ‘초가집 부들방석’, ‘여섯 명의 선종 조사’, ‘만년송’, ‘국화 감상’, ‘적벽부’가 최초 공개된다. 랴오닝성 박물관도 이번 전시를 위해 유물들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총 53점의 서화가 공개돼 당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청나라 초기 수도인 선양에 위치한 랴오닝성 박물관은 황실의 유물을 다수 보유한 국가 1급 박물관이라는 점에서 유물의 희소성과 높은 보존 상태를 자랑하고 있다. 랴오닝성 박물관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직전에 설립됐으며 2008년 국가 1급 박물관으로 선정됐다.

 

특히 명대 서화만을 집중해 보여주는 전시는 국내 최초로, 명대 작품을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다.

 

 

전시의 배경이 되는 명대(明代)는 중국 사회와 예술의 대변혁기로, 명나라 사람 정화(鄭和)의 대항해와 기독교를 비롯한 서구문물이 전파되던 시기다. 성즉리(性卽里)의 성리학에서 심즉리(心卽理)의 양명학으로 유가 철학 사조도 전환됐다. 예술에 있어서는 인간 개인의 자유로운 개성이 어느 시대보다 잘 발휘되던 시기다.

 

절파에서 오파로, 동기창의 남종문인화로 변화한 명대 서화는 조선에도 영향을 미쳐 동아시아 차원의 남종문인화와 남화로 도약·확산했다. 특히 동기창의 상남폄북(남종화를 숭상하고 북종화를 배척하는 중국의 회화 이론)의 남종문인화론은 조선 후기와 말기에 영향을 미쳐 직업 화가인 화원화가와 지식인 선비 등의 문인화가의 구분이 없어졌다.

 

정선, 강세황, 이인상, 김홍도, 이인문, 신윤복, 심사정, 최북과 같은 작가들이 당시 활동했고, 추사 김정희의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에서는 시서화가 일체로 구현됐다.

 

 

전시는 시기별로 ‘제1부:명대 전기-절파(浙派)의 탄생’, ‘제2부: 명대 중기-오파(吳派)의 전개’, ‘3부: 명대 후기-남종문인화로의 집대성(集大成)’으로 구성됐다.

 

‘제1부:명대 전기-절파(浙派)의 탄생’에서는 궁정화가였던 대진, 여기(呂紀) 등의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명대 전기는 황권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로 궁정화가와 직업화가를 중심으로 한 절파(浙派)가 융성했다. 궁정회화는 송대의 화원 화풍인 원체화(院體畵)를 계승했고 대진이 절파를 창시했다.

 

1급 유물인 여기의 ‘사자머리 거위’는 사실적이고 섬세한 작품세계를 볼 수 있고 대진의 ‘여섯 명의 선종 조사’에선 그림 위로 자신의 소유임을 나타내는 청나라 건륭 황제(6대), 가경 황제(7대), 선통 황제(12대)의 도장을 볼 수 있다. 명나라 5대 황제인 주첨기가 그린 소나무도 전시돼 빼어난 그림 솜씨와 구도를 살펴볼 수 있다.

 

 

‘제2부:명대 중기-오파(吳派)의 전개’에서는 중기 화단을 주도했던 오파(吳派)의 작품들이 전시된다. 명대 중기에는 강남(양쯔강 이남) 지역의 경치와 문인들의 유유자적한 생활상을 그려낸 그림이 유행했으며 오파가 송·원 시대의 문인화 전통을 발전시키며 화단의 주류를 차지했다. 당시 활동했던 심주, 문징명, 당인, 구영의 ‘오문사가(吳門四家)’가 대표적이다.

 

오파의 그림들은 화사하고 부드러우며 글과 함께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그림의 글들은 당대의 문인들이 그림을 보고 느낀 감상을 적은 것이다. 1급 유물인 심주의 ‘국화 감상’, 당인의 ‘초가집 부들방석’, 구영의 ‘적벽부’를 볼 수 있다.

 

 

‘제3부:명대 후기-남종문인화로의 집대성(集大成)’에선 동기창과 ‘송강파(松江派)’의 화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당대 뛰어난 서화가이자 학자, 관리, 이론가, 수장가였던 동기창은 ‘연이어진 묵직한 봉우리’ 등을 남겼다. 동기창은 산수(山水)라는 물(物)을 빌려 작가의 감정을 개성적으로 표현하며 물아일체의 경지를 이뤄냈다.

 

이번 전시와 연계돼 동아시아 미술사 전개를 논하는 국제학술대회가 내년 2월 6일 경기도박물관 뮤지엄아트홀에서 개최된다. 주제는 ‘중국 명대 서화의 동아시아 확산과 영향’이다. 전시와 연계된 교육 체험 프로그램은 내년 1, 2월에 집중 운영된다.

 

11일 경기도박물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동국 경기도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우리 조선사와 현대까지 연결되는 뿌리가 되는 전시"라며 "도와 랴오닝성이 교류하는데 예술로 마음을 여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명대 서화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내년 3월 2일까지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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