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아세안(ASAE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책 당국자들과 만나 우리나라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강조했다. 지난 주말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문제가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그간 정국 혼란으로 확대됐던 경제 불안이 진정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부총리는 16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개최된 '아세안+3(한·중·일) 경제협력·금융안정 포럼 축사에서 "최근 한국의 정치 상황이 '수습절차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한국의 경제시스템 및 긴급 대응체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수습절차'는 12·3 계엄 사태 및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불발이 빚어낸 정치·경제적 혼란이 지난 14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해소됐다는 의미로 보인다. 12·3 계엄 사태 이후 불거졌던 국가 신인도 하락과 관련된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더불어 최 부총리는 역내 국가들이 나아가야 하는 방향과 관련해 ▲역내 금융·경제 협력 강화 ▲경제 구조개혁 ▲포용적 법·제도 구축 등을 제시했다.
그는 “국가 간 연계가 더욱 밀접해진 글로벌 경제구조 하에서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역내 국가 간 금융·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지난 5월 합의된 역내 금융안전망의 신속 금융지원제도 도입이 대표적인 협력의 성과이자 사례”라고 언급했다.
또 “가시화되고 있는 중장기 리스크 요인들의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경제 구조개혁을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이라며 “한국은 산업경쟁력 강화, 저출산·고령화 대응 등과 함께 '역동경제 로드맵'을 마련해 근본적인 경제 체질 개선에 총력을 기울여왔다”고 자평했다.
이어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이 강조한 바와 같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포용적 법·제도 구축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 부총리는 포럼에 앞서 코우칭 리(Kouqing LI)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소장과 만나 현재 한국 경제·금융시장 상황과 향후 정책방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면담에서 최 부총리는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우리 경제의 양호한 경제 기초여건과 견고한 대외 건전성을 기반으로 대한민국 경제 시스템은 굳건하다"며 "기획재정부가 중심이 되어 모든 관계부처가 총력을 다 해 경제를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여·야·정 비상경제 협의체를 통해 앞으로도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와 정부가 협력해 주요 경제정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리 소장은 한국 정부의 신속한 금융 시장 안정화 조치를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 경제의 회복력에 대한 AMRO의 신뢰가 더욱 강화됐다고 했다. 지난 11월 연례협의 결과에서 밝힌 바와 같이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견조하다는 평가에는 변함없다고 언급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