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 침체 속에서 업황 부진을 겪었던 한국 게임사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MMORPG에 집중됐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와 멀티플랫폼 전략을 통해 글로벌 시장으로 발돋움하려는 이들의 노력이 주목된다. 특히, 상반기 출시 예정작들이 게임 이용자들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한국 게임산업의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편집자 주]
지난해 독보적인 성적을 냈던 넥슨이 올 1분기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 출시를 확정하며 흥행 포트폴리오 확충에 나선다.
카잔은 넥슨의 대표 흥행 IP중 하나인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의 세계관을 계승한 작품으로, 콘솔·PC 크로스플랫폼을 채택한 하드코어 액션 RPG다. 던파는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메가 IP 중 하나로 평가 받는다.
카잔은 오는 3월 28일 국내 및 글로벌 동시 출시를 목표로 개발 막바지 작업에 한창이다. 이에 앞서 이달 17일 체험판을 공개해, 최종 출시 전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 넥슨 해외 매출 일등공신 '던파' IP 활용작
지난해 넥슨의 성과를 견인한 핵심 IP는 단연 ‘던파’였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의 강력한 흥행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중국에서 던파는 국민 게임으로 불릴 만큼 탄탄한 팬덤을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 5월 출시된 ‘던파 모바일’은 출시 한 달 만에 약 3752억 원(2억 7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 iOS 마켓 집계만 포함된 수치로, 전체 매출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던파 모바일은 중국 앱 마켓에서 주요 경쟁작을 제치고 상위권에 올랐으며, 이로 인해 넥슨의 3분기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라는 기록을 세웠다. 던파 IP가 넥슨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 콘솔·PC로 즐기는 액션쾌감...카잔, 국제 게임쇼서 호평
‘카잔’은 던파 특유의 액션성을 콘솔과 PC 플랫폼으로 확장한 작품이다. 플레이어는 반역의 누명을 쓰고 몰락한 대장군 카잔이 돼 복수의 여정을 그린다. 숨겨진 길을 탐색하는 어드벤처적 요소와 도전적인 난이도의 보스전은 유저들에게 독특한 전투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3D 셀 애니메이션풍의 독특한 그래픽, 무기와 스킬 조합 등 플레이어가 자신만의 전투 스타일을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이 특징이다. 지난해 게임스컴, 지스타, 도쿄게임쇼(TGS) 등에 출품된 카잔은 국제 게임쇼에서 긴 대기열을 형성할 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윤명진 네오플 대표는 “패키지 게임은 완결성과 일회성을 갖는 만큼, 심혈을 기울여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높은 난이도를 통해 대장군 카잔의 처절한 심경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 '던파 유니버스' 포문 연다...中시장 연타석 흥행 목표
카잔은 던파 IP를 기반으로 한 ‘던파 유니버스’ 구축의 시작점이다. 넥슨은 카잔을 시작으로 ‘오버킬’, ‘프로젝트 DW’ 등 후속작을 잇따라 선보이며 던파 세계관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빅마켓인 중국을 중심으로 서구권 콘솔 시장까지 공략해 글로벌 흥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중국 시장에서 던파를 성공적으로 퍼블리싱한 텐센트와 재협력하며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낸다.
이정헌 넥슨 대표는 “던파는 8억 5000만 명 이상의 유저가 경험한 IP로, 동아시아 게임 시장에서 독보적인 가치를 지녔다”며 “던파 유니버스를 통해 넥슨의 IP 확장 전략을 가속화하고, 2027년 연 매출 7조 원 달성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IP 확장의 대표 사례, 넥슨의 글로벌 비전
카잔의 성공은 단순히 하나의 게임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넥슨의 ‘종적 확장’ 전략을 대표하는 프로젝트로, 기존 IP를 기반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창출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카잔이 던파 유니버스의 첫 포문을 성공적으로 열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연타석 흥행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모인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