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이 『책부원귀(冊府元龜)』에 실린 한국 관련 기사 961건의 교감 및 역주 작업을 완료하고, 이를 연구자와 일반에 공개했다.
이번 성과는 고려대학교 정운용 교수 연구팀이 3년간 작업한 결과물로, 고조선부터 고려에 이르는 한국 고·중세사의 방대한 내용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고 해설을 덧붙였다. 이를 통해 연구자뿐 아니라 일반 대중도 이 귀중한 자료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책부원귀』는 1013년 송나라 진종의 명으로 편찬된 방대한 유서로, 중국 역대 명신의 기록을 담고 있다. 이 책에는 백제·고구려의 멸망, 나당전쟁, 신라·발해의 외교 등 중요한 한국사 관련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이를 고조선, 삼국, 가야, 발해, 고려 등 국가별로 정리하고, 국내 사서 및 중국 사료와 비교·검토해 정본을 완성했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한국 고·중세사 연구와 한·중 관계사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책부원귀』에 담긴 한국 관련 기록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원문과 해석본을 비교할 수 있는 형태로 구성해 연구자들의 편의를 도모했다.
또한, 해당 자료는 한국학진흥사업 성과포털에서 누구나 무료로 열람 가능하며, 이를 통해 한국사 연구는 물론 교육 및 문화 콘텐츠 제작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학계의 성과에 그치지 않는다. 삼국시대와 고려시대의 사건을 재구성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료를 제공함으로써 사극, 역사 다큐멘터리, 교육자료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스토리텔링의 원천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이번 공개를 통해 한국 고·중세사의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 국내외 연구자와 대중이 한국사의 풍부한 자료에 접근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 경기신문 = 김정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