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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아트센터, 2025년 전시계획 발표

실험적 청년작가부터 고령의 조안 조나스까지
폭넓은 스팩트럼으로 백남준의 예술 세계 재조명

백남준아트센터가 2025년도 전시계획을 발표했다.

 

실험적인 청년작가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4.0', 백남준의 목소리로 백남준의 작품을 다시 감상하는 '백남준이 말하는 백남준', 도시를 뒤덮고 있는 미디어 파사드에 표상된 이미지를 백남준의 비디오 사유를 바탕으로 읽어내는 '태양에 녹아드는 바다', 백남준 국제예술상 수상작가전 '조안 조나스'가 열린다.

 

 

■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4.0' (2025년 2월 20일 ~ 6월 29일)

 

2025년의 문을 여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첫 전시는 '랜덤 액세스 프로젝트 4.0'으로, 동시대 실험적인 시도를 보여주는 젊은 작가 8명(7팀)을 소개한다. 

 

참여작가 고요손, 김호남, 사룻 수파수티벡, 얀투, 장한나, 정혜선·육성민, 한우리는 다양한 장르와 주제를 넘나들며 오늘날 새로운 예술의 맥박을 짚는다. 

 

전시명은 1963년 백남준의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 — 전자 텔레비전'에 선보였던 '랜덤 액세스'에서 유래됐다. 

 

혁신적인 예술 실험의 현장이었던 당시 전시의 포스터에는 "나는 무엇을 아는가"라는 몽테뉴의 물음이 담겨 있으며, 절대적 진리와 기존의 관습에 의문을 제기했던 그의 철학이 함축돼 있다. 

 

몽테뉴의 질문은 백남준의 예술적 사유와 공명하고, 시대로 가로질러 오늘날 젊은 작가들이 예술가로 자리매김하는데 여전히 유효한 화두를 던진다. 

 

참여 작가들은 현대 문명의 이면에 잠재된 가치들을 드러내고 고정관념에 균열을 일으켜 보이지 않는 경계들을 부드럽게 허물어낸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자유롭고 유연한 사고와 열린 마음을 일깨우는 자리가 될 것이다.

 

 

■ '백남준이 말하는 백남준' (2025년 4월 21일 ~2025년 2월 22일)

 

2025년 두 번째 전시인 상설전 '백남준이 말하는 백남준'은 백남준의 목소리로 백남준의 작품을 다시 감상하는 전시다. 

 

백남준은 미디어아트를 생소하게 여기는 대중을 위해 작품의 기계적인 작동 원리와 미디어 아트의 감상법에 대하여 짧고 명쾌한 설명을 많이 남겼다.

 

1975년 백남준은 WNET와의 인터뷰에서 고장난 텔레비전을 옆으로 세워 제작한 'TV를 위한 선'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1984년 NHK와 인터뷰한 프로그램에서는 '참여 TV'에 직접 마이크를 부딪쳐 추상적인 영상을 즉각적으로 만들며 이제는 우리가 텔레비전에 반격할 때라고 주장했다. 

 

흑백 진공관 텔레비전으로 구현한 '달은 가장 오래된 TV'의 내부 회로를 직접 조작하며 다양한 달의 모습을 만들어 보였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백남준의 생생한 설명이 담긴 영상과 더불어 초기 대표작을 새롭게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 백남준의 손때 묻은 아카이브 사물뿐 아니라 백남준의 개인적인 소회가 담긴 편지글 등이 함께 전시되어 백남준에 대한 한층 더 깊은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 '태양에 녹아드는 바다' (2025년 8월 7일 ~ 10월 19일)

 

2025년 여름에 선보이는 세 번째 전시 '태양에 녹아드는 바다'는 오늘날 도시를 뒤덮고 있는 미디어 파사드에 표상된 이미지를 백남준의 비디오 사유를 바탕으로 읽어내는 전시다. 

 

백남준은 1970년대 중반부터 멀티 텔레비전 대형 설치와 레이저 프로젝션을 통해 비디오가 창출하는 경계 없는 비물질적 시공간의 본질을 탐구했다. 

 

이 전시는 백남준의 작품 〈촛불 TV〉에서 출발한다. 아날로그 매체가 동시대 기술이 최적화한 디지털 몰입형 미디어 파사드로 전환되면서, 인지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초월적 시공간의 경험을 백남준과 동시대 미디어 작가의 작품으로 몰입형 미디어 경험에 대한 새로운 형식의 전시를 제시하고자 한다.

 

 

■ 백남준 예술상 수상작가전 '조안 조나스' (2025년 11월 20일 ~ 2026년 3월 29일)

 

네 번째 전시 백남준 예술상 수상작가전 '조안 조나스'는 2024년 제 8회 백남준 예술상 수상자 조안 조나스(1936-, 미국)의 국내 첫 미술관 개인전이다. 

 

조안 조나스는 1960년대부터 퍼포먼스를 시작해 초기 비디오와 퍼포먼스, 시와 조각 등 여러 분야를 통섭하고 융합하며 현대미술의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최근에는 기후 위기, 생태, 인간과 비인간 친족 관계를 주제로 새로운 영역을 지속적으로 탐구하고 있다.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미국관 대표 작가로 선정되어 자연 파괴를 경고하는 메시지를 발신하며 특별언급상을 받았고, 2018년 인류의 과학적, 문화적, 정신적 향상에 크게 기여한 개인에게 수여하는 교토상을 수상했다. 

 

2024년 뉴욕현대미술관(MoMA) 회고전에서는 고령에도 직접 퍼포머로 등장해 즉흥 연주와 공연, 프로젝션이 결합된 총체 예술을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었다.

 

2024년 백남준 예술상 수상을 계기로 구순을 앞둔 2025년에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960년대 초기작은 물론 최근 작업까지 망라해 60여 년에 이르는 창작 여정을 폭넓게 보여줄 예정이다. 

 

오늘날 “예술가들의 예술가”로 불리는 조안 조나스의 한국 첫 대규모 개인전은 그의 작품 세계를 국내 관객에 본격적으로 소개하며 지금도 여전히 예술적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세계적 거장의 창작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것이다.

 

[ 경기신문 = 우경오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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