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추위보다 매서운 지각 추위에 잔뜩 움츠러드는 요즘. 겨울방학도 막바지에 이른 만큼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경기도 실내 관광지를 찾아보면 어떨까.
새 학년을 준비하는 아이들에게 역사와 문화를 경험하고, 자연과 생태를 관찰하는 새로운 체험을 통해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자.
◇ 따뜻하고 이국적인 온실 정원 '가평 이화원'
이화원은 둘이 만나 조화로운 정원 이라는 이름처럼 한국과 서양의 식물들을 조화롭게 꾸민 식물원이다. 관람은 아직 겨울철인 만큼 외부 정원보다는 대형 실내 온실 위주로 관람하는 것이 좋다.
온실에 들어서면 한국관을 먼저 만나는데 유자나무, 동백나무, 대나무 등 주로 남부지방에 서식하는 나무들을 볼 수 있다.
한국관 옆 열대관에는 커피나무와 바나나나무 등 이국적인 식물을 만날 수 있다. 커피 나무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많이 식재돼 나무마다 빼곡하게 열린 커피나무 열매를 관찰하는 체험이 가능하다.
특히 이화원은 거북선, 풍선, 고릴라 등 아이들의 신선을 사로잡는 다양한 소품을 배치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한다.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평균 25도를 유지하는 이화원의 온실은 평일에도 100여 명이 찾아와 맨발걷기를 즐길 만큼 맨발걷기의 명소로 알려져 있다.
◇ 그림책 저장소 '군포 그림책꿈나무'
그림책 꿈마루는 군포시민에게 크게 사랑받는 그림책 복합문화공간이다. 그림책 독서문화를 보급하고 연구하는 전문도서관이면서 그림책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산하는 박물관이다.
그림책 꿈마루는 한국 그림책의 역사를 구축하는 주복 받는 아카이브다.
아이들과 함게 방문하면 자료열람실인 '그림책움'에서 마음에 드는 그림책을 골라 '계단서가'에서 여유로운 독서를 즐길 수 있다. 익은 책은 독서통장에 기록해서 통장의 잔고가 늘어나듯 그림책을 통해 수수한 감성을 적립할 수 있다.
기획전시실에서 열리는 '다시 보는 세계기록유산 안데르센, 예쁜 아기 오리 원화전'도 함께 관람하는 것도 좋다. 그림책 꿈마루는 오랫도안 방치됐던 낡은 배수지를 재활용한 고간으로 그림책움 앞 하늘정원의 푸른색 기둥들은 예전 군포배수지의 흔적이다.
물로 채웠던 배수지에 한국 그림책을 풍부하게 저장하고 공유하며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즐기고 나누는 따뜻한 공간이다.
◇ 신기한 곤충의 세계 '시흥 벅스리움'
곤충은 지구상에서 가장 다양한 종류로 이루어진 동물군으로 약 4억년 전부터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했다. 곤충은 식물의 번식을 돕고 숲을 청소하는 구성원으로 생태계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시흥시에는 인류의 소중한 동반자로서 곤충의 다양한 가치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벅스리움이 있다. 관람은 전문 도슨트와 함께 투어 형식으로 진행돼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집중을 돕는다.
벅스리움은 높은 지역에 수돗물을 공급하던 시설을 지난 2022년 리모델링을 통해 곤충전시체험관으로 탈바꿈했다. 곤충과 함께 우리 미래을 상상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겨울철 최고의 실내 여행지 벅스리움은 반드시 사전 예약 후 방문이 가능하다.
◇ '오산미니어처빌리지' 오산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오산에는 시간과 국경을 초월한 세계여행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수도권 지하철 1호선 오산대역 인근에 위치한 '오산미니어처빌리지'는 정교한 미니어처를 통해 역사적, 지리적 랜드마크를 발견하고 숨겨진 이야기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 나들이에 최적이다.
상설 전시는 15개 주제를 한국관과 세계관으로 나눠 운영된다.
먼저 한국관은 대한민국을 시대순으로 탐험할 수 있다. '웰컴 투 조선', '그 땐, 그랬지' 등 재밌는 섹션은 물론 '수상한 모던보이'의 '일본에 쫓겨 지붕 위로 달아나는 복면 쓴 의병'을 찾는 에피소드는 마치 드라마 속 명장면을 연상시킨다.
세계관은 유라시아 횡단철도를 타고 중국에서 네덜란드까지의 여정을 담고 있으며 나라별 대표 건축물과 아름다운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아이들이 자세히 살펴볼 수 있도록 핸드레일에 발판을 설치한 점도 인상적이다. 아이들이 가이드 맵을 따라 에피소드를 찾아보며 미니어처 사이에서 나만의 이야기를 상상할 수 있는 재미있는 곳이다.
◇ 다시 찾은 빛 '화성 매향리평화기념관'
매향리의 옛 지명은 '고온리'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사격 및 폭격훈련을 위한 군사시설 '쿠니'가 설치된 지역이다.
미군이 고온리를 'KOON-NI'로 표기하면서 이 사격장 역시 '쿠니'라 부르게 됐다. 쿠니는 55년 간 전투기 굉음과 포탄의 파열음이 이어졌고 이로 인한 주민들의 생활은 참혹했다.
긴 투쟁 끝에 사격장이 폐쇄되면서 삶의 터전을 지킨 곳에 매향리평화기념관이 세워졌다.
매향리평화기념관은 곳곳에 밝은 자연광이 유입되는 구조로 설계됐다.
1층 어린이체험실은 빛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구성되며, 2층은 쿠니사격장 폐쇄를 위한 주민들의 활동을 보여준다. 기념관에서 옛 미군기지 막사를 지나면 사격통제실로 사용했던 작은 3층 건물이 남아있다.
[ 경기신문 = 우경오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