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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뭘 먹고 살라고?"…오비맥주 해고 통보에 일자리 잃은 화물 노동자

오비맥주 교섭 도중 노조 소속 해고 대체 차량 투입
노동자 130명 일자리 잃어…"노조 파괴 중단해야"

 

화물 노동자들이 오비맥주의 갑질로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으며 생존권을 위협받았다. 노동자들이 집회를 벌이는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졌지만 정작 오비맥주는 방관하는 모양새다.

 

화물연대본부 대전지역본부 오비맥주지부(노조)는 지난 1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13일 안성시의 오비맥주 물류센터에서는 파업이 격해져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고 경찰관 4명과 화물연대 오비맥주 지부원 3명 등 모두 7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이 격한 파업을 진행하는 이유는 오비맥주가 설 명절 연휴였던 지난 1월 31일 아무런 협의 없이 대체 차량을 투입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노조의 설명이다. 이로 인해 이천공장과 광주공장 등 제조공장에서 직매장으로 운송 업무를 하던 화물 노동자 130여 명은 별다른 통보 없이 하루아침에 사실상 해고됐다. 이는 오비맥주 소속 화물 노동자의 약 30%에 달한다.

 

노동자들은 수십 년 동안 오비맥주 물량 운송 업무를 맡아온 만큼 헌신했던 회사에 배신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한 화물 노동자는 "오비맥주가 국내 1위 맥주 브랜드가 될 때까지 맡은 역할을 다했다"며 "피와 땀, 애정이 담긴 회사로부터 갑작스럽게 쫒겨나 허탈하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생계를 유지해야 할 우리를 이렇게 대우하는 것이 말이 되나"라고 토로했다.

 

노조에 따르면 노조와 오비맥주, 운송사인 CJ대한통운은 같은 달 9일과 13일, 15일 세 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다. 교섭은 차질 없이 진행됐으며 물량 운송도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등 대체 차량을 투입할 이유가 없었다. 교섭 내용도 운임 요금 인상 등 특별한 이유가 아닌, 운송사가 바뀌어도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보장해 달라는 등 '약속'에 불과해 교섭 도중 노사 간 갈등도 없었다는 것이 노조의 입장이다.

 

오비맥주의 이러한 조치는 노조를 뿌리뽑기 위함이라는 주장도 있다. 한 노조 관계자는 "노동자들을 해고한 직후 130여 대에 달하는 대체 차량을 순식간에 투입했다. 이는 오랜 기간 준비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노조 간부 관계자는 "갑작스런 노동자 물갈이는 상식 선에서 이해가 가질 않는다. 노조를 탄압해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억압하려는 수작"이라며 "오비맥주는 노조 파괴 공작을 중단하고 노사 교섭에 임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 측은 "노동자와 오비맥주는 직접적인 계약관계에 있지 않다. 이들에 대한 계약이나 해고 등 문제는 운송사가 담당한다"며 "직접적인 조치를 취할 위치는 아니여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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