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서울시가 40대의 취업 지원을 위한 ‘40대 직업캠프 취업과정’을 운영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서울시는 40대 직업캠프를 “N잡과 취‧창업을 고민하는 40대 서울시민을 위한 직업전환 유망분야 직업교육훈련을 지원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40대부터 시작되는 부양 부담과 조기 퇴직, 노후 준비 등 불안한 미래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맞춤 정책 지원을 시작한다는 야심찬 설명도 덧붙였다.
일단 내용은 차지하더라도, 40대를 지원한다는 것 자체는 두 팔 벌려 환영하고 싶다. 솔직히 대한민국 40대는 어쩜 이리 운이 없나 싶을 정도로 정부의 혜택을 요리조리 빗겨간 비운의 세대다. 1970년대 중반에서 198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이들은 학창시절 급식이 없었다. 매일 도시락을 준비하는 어머니들은 빠듯한 살림에 두 세명 자녀의 도시락을 준비하느라 치열한 아침을 보내야 했다. 그들이 대학에 입학하거나 사회에 첫 발을 내밀 때엔 우리나라에 IMF 사태라는 혹한기가 들이닥쳤다. 거의 매일 두 집 건너 한 집당 아버지들의 실업 소식이 들렸다. 실직한 아버지를 둔 자녀는 대학 입학을 포기하기도 했다. 지금은 국가장학금 제도라는 든든한 학비 지원 시스템이 있지만, 당시엔 그런 제도가 존재하지 않았다.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했고, 이따금씩 두 명 이상의 대학생이 있는 집에선 아르바이트와 공부를 병행하거나 두 명이 번갈아가며 휴학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학자금 대출이 있었지만 이자는 비쌌다. 지금은 1%대의 저금리이지만 당시는 대략 7%에 달했던 걸로 기억한다. 혹여 학자금 대출을 제대로 상환하지 못하면 신용불량자가 되어 취업에도 지장이 있었다.
그런 힘든 시절을 보내고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중심 세대가 된 40대는 지금도 녹록치 않은 현실을 살고 있다. 퇴직 연령은 점점 낮아지고 평생 직장은 사라졌다. 만 39세 이하까지는 ‘청년’이라는 이름의 다양한 정부 지원이 있지만, 얄궂게도 40대에겐 그런 혜택이 없다. 따지고 보면 40대나 청년 세대나 큰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그 몇 년의 시간 차가 두 세대를 너무나 멀리 갈라놓았다. 40대들 사이에선 ‘세금은 제일 많이 내지만 지원은 전무한 불행한 세대’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동생들과의 차별도 서러운데, ‘중장년 지원’ 정책에서도 40대는 외면받고 있다. 요즘은 그나마 40대가 해당하는 정책들도 간혹 보이지만, 아직까지 중장년층 지원의 중심은 50대다. 동생에게도 형님에게도 모두 밀린 40대는 일을 할 수 없게 되면 어디에 의지를 해야할지 막막할 뿐이다.
40대가 힘겹다는 사실은 최근 통계청의 한 조사 결과에서도 볼 수 있다. 지난달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일자리 행정통계 임금근로자 부채 조사’ 결과, 2023년 말 기준 임금근로자의 평균 대출은 5150만원이었고, 연령별로는 40대의 대출이 779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그 다음이 청년층인 30대(6979만원), 장년층인 50대(5993만원) 순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서울시의 정책은 40대의 설움을 알아봐준 것 같아 그저 반갑기만 하다. 이 일을 계기로 정부가 40대의 어려움을 좀더 세심히 살피게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