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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우리비명록’ 출간…비문으로 읽는 한국 근현대사

 

파이돈 출판사가 지난 3일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기록을 망우역사문화공원(옛 망우리공동묘지)의 비문을 통해 조명하는 『망우리비명록』을 출간했다.

 

김영식, 한철수, 조운찬, 김금호 네 명의 전문가가 공동으로 집필한 이 책은 1933년부터 1973년까지, 일제강점기와 해방, 산업화 시기를 관통하는 약 40년간의 한국 사회상을 비석에 새겨진 글(비문)을 통해 입체적으로 재구성했다.

 

머리말을 쓴 김영식 저자는 "많은 비석이 사라졌고 지금도 하나둘 사라지고 있다"며, 망우리 비문 자체가 근현대의 역사, 철학, 문학, 예술을 담은 '문화의 총합체'로서 국가등록문화유산의 가치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책의 기획 의도는 명확하다. 돌에 새긴 기록이 사라지기 전에 그 글을 종이에 옮겨 당대의 정신과 풍경을 고이 간직하는, 즉 '종이로 만들어진 지비(紙碑)를 세우는 것'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망우리공원에 잠든 약 6,500기의 무덤 중 역사적 의미가 큰 인물들의 비문을 심층적으로 해설하고 있다.

 

1부에서는 한용운, 오세창 등 3.1운동 33인과 13도창의군탑을 포함한 20인 이상의 애국지사의 뜨거운 저항 정신을 읽어낸다.

 

2부는 김영랑, 박인환 등 근현대 문학·예술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비문으로 그들의 곡진한 삶과 작품 세계를 엿보며 예술사의 스펙트럼을 조망한다.

 

3부는 초대 여경국장 김분옥, 기상대장 국채표, 한국 의학 선구자 지석영과 오긍선 등 각 분야에서 '최초', '선구'라는 수식어가 붙는 개척자들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4부 〈그대 넋 우리와 함께 있으니〉에서는 망우리공원에 잠든 일반 서민의 죽음에 대한 슬픔과 애환을 비문으로 읽는다.

 

4부 집필을 맡은 김금호 저자는 “다만 서민의 비문을 통해 무엇보다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죽음에 대한 인간의 슬픔을 드러내고 싶었고, 평범한 사람의 죽음이 갖는 사회적 의미를 찾고자 했다"고 말했다.

 

김영식·한철수·조운찬·김금호 등 저자 4명은 망우리연구소와 망우인문학회를 중심으로 오랜 기간 현장을 답사하며 자료를 모았다. 이 책은 망우리공원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재발견하는 안내서이자, 한국 근현대사 인물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기록문학의 성과로 평가된다.

 

[ 경기신문 = 신소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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