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18일 대선 후보자 1차 토론회에서 원전 정책을 놓고 뚜렷한 견해 차이를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이날 원자력 발전소와 재생 에너지를 동시에 활용하는 ‘투트랙 믹스’를 강조한 반면, 김문수 후보는 원전이 탄소중립에 더 적합한 설비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는 먼저 이 후보에게 “과거 문재인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에너지 정책에 관해선 ‘원전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고 판단할 수 없다”면서 “에너지 믹스가 필요하다. 원전과 재생 에너지가 필요하고 다른 에너지도 복합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그 비중을 어떻게 할 것인지 측면에선 원전은 기본적으로 위험하고 좀 지속성에 문제가 있으니, 가능하면 원전 너무 과하지 않게 (활용하고) 재생 에너지 중심 사회로 전환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원전설비 현장 방문 경험’을 묻는 질문에는 “그건 현장을 가봐야 아는 건 아니다. (원전) 폐기물 문제·사고가 났을 때 엄청난 피해를 고려하면 가급적 원전 (신설을) 피하는 게 좋은데, 기저 전력을 (공급하는) 원전을 ‘지금 완전히 중단할 수 있냐’고 하면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원전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활용을 하고 대신 더 안전한 SMR(소형모듈원전) 같은 설비를 지금 연구 개발하고 있지 않은가”라며 “‘한 가지 에너지를 쓸 거냐, 말 거냐’고 하는 건 너무 극단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는 “우리나라가 원전을 건설하는 데 세계적인 선진 강국”이라며 “원전 위에 소형 원자폭탄 정도가 떨어져도 원자로가 파괴된다거나 고장나지 않는다”고 가정했다.

김 후보는 “잘 관리되는 원전은 위험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라며 “이런 것은 인정하지 않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후보는 “이 후보의 말에 어패가 있다. 예를 들면, 그럼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왜 났는가,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왜 사고가 났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대한민국 원자로가 영원히 안전할 것이라는 걸 어떻게 보장하는가, 당장 눈에 보기엔 안전할지 몰라도 사고가 날 수 있다. (원전) 폐기물 처리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지 않은가. 두 문제 때문에 안전한 재생 에너지로 가고, 그 사이에 여러 에너지를 같이 쓰자는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는 “재생 에너지를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원전이 풍력 에너지에 비해 8분의 1 비용 밖에 안 들고, 태양광 에너지와 비교해도 6분의 1도 들지 않는다”며 “값싸고 안전한 원자력을 왜 그간 안 했는가, 이는 잘못된 환경론자들의 주장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김 후보의 원전 의견에 동의하면서도 이재명 후보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선 강한 비판 입장을 드러냈다.

이준석 후보는 ‘원전의 효율성’을 묻는 질문에 “AI(인공지능) 산업 발전을 위해선 김 후보의 말처럼 전력 확보가 제일 중요하다”고 한 뒤 “어느 것이 효율적인진 이미 드러나 있다”며 김 후보의 의견에 공감했다.

이준석 후보는 또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환경론자들의 말에 너무 많이 휘둘려서 국가의 대사를 판단하는 건 아닐지 우려가 된다”며 “(이재명 후보가) 집권하는 일이 생긴다 하더라도 그런 환경카르텔에 대한 입장을 받아들여 (에너지)산업을 저해시킬 것 같다”고 비판했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