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6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사설] 대선후보들, 정신질환자 관심 갖길

‘회복 국가책임제’ ‘지역사회 자립 강화’ 등 정책 적극 수용해야

  • 등록 2025.05.26 06:00:00
  • 13면

지난 24일은 세계 조현병의 날이었다. 1986년 미국의 조현병 재단(NSF)이 조현병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질환에 대한 오해를 줄이기 위해 제정했다.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 필리프 피넬 박사가 1792년 5월 24일 쇠사슬에 묶여 있던 정신과 환자들을 풀어줘 이 날을 기념하고 있는 것이다. 정신질환자들을 꺼려하지 않고 이해하고 존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정신질환자에 대한 왜곡된 시선과 사회적 낙인은 여전하다. 이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물의를 일으킬 때마다 모든 정신질환자들도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 2023년 8월 성남시 분당구 AK플라자 분당점 일대에서 승용차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5명을 들이받은 뒤 백화점으로 들어가 흉기를 휘두른 최원종 사건이다. 이 사고로 2명이 숨졌다. 이보다 앞선 2019년 4월 진주에서는 피안득 사건도 일어났다. 자신이 살던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사망케하고 6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최근에도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지난 4월 서울 강북구의 한 마트에서 3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60대 여성이 숨지고 40대 여성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같은 달 전북 익산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남성이 자신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했으며 보일러 수리기사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했다. 며칠 전에는 부천 신중동역 인근에서 한 여성이 흉기를 휘두르며 난동을 피우다 경찰에 붙잡힌바 있다.

 

이들이 일으키는 범죄는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안타까운 일도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국민 10만 명당 자살률은 2021년 26.0%(1만 3352명)였는데 2023년엔 27.3%(1만 3978명)으로 증가했다. 그리고 2023년 보건복지부 자살실태조사에서는 ‘자살하는 사람들은 대개 정신질환을 갖고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정신질환질병으로 정신의료기관에서 치료받은 환자는 지난 2021년 249만 8083명에서 2023년 283만 6510명으로 증가했다고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신질환으로 병원 찾은 아동이 4년 새 2배나 늘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서울 강동구갑)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에 의하면 정신건강의학과 관련 질환으로 의원을 찾은 18세 미만 환자는 2020년 13만3000여 명에서 지난해 27만여 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앞으로 아동청소년의 자살률이 증가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들을 돌봐야 하는 가족들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해 보건복지부가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정신질환자 가족의 61.7%가 돌봄 과정에서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일상생활 위축’, ‘지속적인 스트레스’ 등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돌봄과 수발, 양육 과정에서 겪는 정서적 소진을 호소했다. 그러나 국가의 대책은 미흡하다.

 

뿐만 아니라 21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관심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발표한 10대 공약에서는 관련공약을 찾아볼 수 없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정신장애 등에 대한 가족 돌봄 지원 확대 공약을 내놓았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보이지 않았다. 불안장애, 공황장애, 우울증, 정신분열(조현병) 등 F00부터 F99로 분류되는 정신질환 종류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관련기사: 23일자 3면, 마음 멍든 국민들 많은데…자취 감춘 정신질환 대선공약) 그나마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지난 14일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 관계자들과 만나 의견을 청취했고 “정신질환자란 이유만으로 환자 의사를 무시한 행위는 학대”라고 밝힌 바 있다.

 

대선후보들이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가 제안한 ‘정신질환자 회복 국가책임제’ ‘정신질환자 지역사회 자립 강화’ 등의 정책을 적극 수용하기 바란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