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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두의 세상보기] 세계적인 도시의 레스토랑과 맛의 향연

 

오늘날 세계적인 도시의 레스토랑에서는 만찬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도시마다 훌륭한 식당들은 많은 손님을 더 끌어들이기 위해 무척이나 분주하다. 에드워드 글레이저(Edward Glaeser)에 따르면 미국 전 지역 풀 서비스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 종업원 수보다 식료품점에서 일하는 종업원 수가 1.8배나 많다. 그러나 맨해튼에는 식료품점보다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종업원이 무려 4.7배나 많다. 도시 사람들은 시골과는 달리 언제든지 외식하면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능력이 입증된 요리사들이 제공하는 요리를 손쉽게 접할 수 있다.

 

뉴욕이나 런던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요리사들이 최고급으로 갖춰진 공간에서 먼 나라로부터 조달해 온 신선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있다. 또 그들은 지리적으로 다양한 요리 스타일을 섞어 식도락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려고 특화된 레스토랑들에서 맛의 향연을 펼치고 있다.

 

레스토랑은 원래 요리로 사람들을 끌어오는 장소라는 의미로 18세기 후반에 파리에서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세계 최초의 레스토랑은 마튀랭 로즈 드 샹투아조(Mathurin Roze de Chantoiseau)가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레스토랑이 먹는 곳이란 뜻을 갖게 된 것은 로즈가 그곳에서 파리 사람들에게 건강식 수프를 팔기 시작하고부터라고 한다. 로즈가 운영한 레스토랑에서는 고객들의 자석을 따로 배치했고, 음식을 직접 주문토록 했으며, 그들이 주문한 것에 기반하여 음식값을 받았다. 당시 로즈는 요리사가 아니라 탁월한 사업가였다고 한다.

 

1782년에 라 그랑 타베른느 드 롱드르(La Grande Taverne de Londres)가 파리에서 오픈되었다. 식도락가 장 앙텔름 브리야사바랭(Jean Anthelme Brillat-Savarin)에 의하면 이곳의 요리사는 우아한 방, 똑똑한 웨이터, 포도주 저장고 그리고 뛰어난 조리법(recipe) 등 네 가지 필수적 요소를 갖췄다. 그 당시 귀족들은 개인 요리사에게 돈을 지출할 정도로 충분히 부유했으며 유일한 고객이기도 하였다. 그런 고객들은 도시에서만 찾아볼 수 있었다. 요리가 개인적 즐거움이 아닌 대중적 즐거움이 되면서 개별적 혁신과 관련된 지식은 손쉽게 전파된 것이다.

 

유명한 레스토랑은 도시의 고물가에 적응해 나가기 위한 한 가지 방식으로 공동의 공간을 공유했다. 어떤 면에서 도시는 사적 공간에서 공적 공간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여 공적 공간을 사회화와 과시적 소비의 중심지로 만드는 데 일조한 것이다. 19세기 부자들은 르 그랑 베푸(Le Grand Vefour)나 막심(Maxim’s) 같은 식당에서 부를 과시하였다고 한다.

 

도시는 대륙 간 요리 지식을 전달하는 통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맨해튼에 있는 델모니코스(Delmonico’s) 레스토랑은 미국에서 최초로 프랑스 요리사를 고용하여 뉴욕의 성공한 대식가를 위해서 도금시대(Gilded Age)에 즐겼던 랍스터 뉴버그(Lobster Newburg)와 베키드 알래스카(Baked Alaska)로 꾸며진 연회를 제공했다. 오늘날 런던에는 해외 인재를 데려와서 똑똑한 사람들끼리 상호학습하게 함으로써 레스토랑은 억만장자나 부자가 아니더라도 먹을 수 있고, 먹기 좋은 멋진 장소로 발전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서울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대도시들의 레스토랑은 가장 전문화된 요리에 대한 수요를 감당해 내기 위해서 충분히 다양화되어 있다. 더 나아가 그곳에서는 고객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춰 특이한 음식들을 혼합한 유럽 스타일 퓨전 요리를 제공하는 등 심혈을 기울인다. 그러기에 지금도 맛을 찾는 사람들은 미각의 향연을 이어가고 있을 게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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