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했다. 1분기 한국 경제가 역성장하는 등 저성장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를 부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9일 오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연 2.5%로 낮추기로 했다. 기준금리가 2.5%로 내려온 것은 지난 2022년 10월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금통위의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어느때 보다 심각해진 경기침체 우려를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를 기록한 데다 미국의 관세정책으로 인해 수출마저 1년 새 2.4% 줄었다. 12·3 계엄 사태 이후 위축된 내수 역시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지난달 1500원선을 위협하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300대 후반으로 내려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발(發) 상호관세의 영향으로 지난달 9일 1487.6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관세정책 우려가 해소되면서 점차 하락해 지난 26일 1360.4원까지 떨어졌다.
다만 이번 금리 인하로 미국과의 금리 차이가 2%p(상단 기준)까지 벌어진 점은 부담이다. 이는 2024년 8월 이후 9개월 만에 최대 차이다. 한·미 금리차가 확대될 경우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며 환율이 오를 수 있다.
가계부채 부담도 여전하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6일 가계대출 잔액은 747조 7033억 원으로 지난달 말(743조 848억 원) 대비 4조 6185억 원 증가했다.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및 번복 과정에서 늘어난 주택거래가 시간차를 두고 영향을 미쳤다.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결정문을 통해 "가계대출 증가세와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지만 물가 안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 하방압력을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가되, 이 과정에서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흐름 및 금융안정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