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다. 봄이 오는 길목이면서 일제에 항거한 민족적 거사인 3.1운동이 일어난 달이기도 하다. 국가보훈부가 지정하는 ‘2026년 3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는 그래서 더욱 관심을 끈다.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김향화·이선경 지사가 선정됐다. 이들은 수원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다. 김향화 지사는 ‘수원 기생만세운동’을 이끈 공로로 2009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선경 지사는 학생비밀결사조직 ‘구국민단’을 결성해 2012년 애국장을 받았다. 역사 속에서 잊혀져가던 두 사람의 독립운동 관련 사실을 발굴하고, 국가보훈부에 포상을 신청한 곳은 수원박물관이었다.
김향화 지사는 당시 가장 천대받던 기생의 신분이었다. 1897년 한성부(서울)에서 태어나 어린 나이에 수원으로 와 혼인했지만 곧바로 이혼하고 수원권번의 기생이 됐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서다. 하지만 기생이면서도 일본군에게는 술도 따라주지 않았고 권주가도 부르지 않았다. 동료들에게도 이를 종용했다고 한다.
고종황제의 승하(1919년 1월 21일) 때는 수원 기생들과 함께 상경해 대한문 앞에서 망곡을 했다. 1919년 3월 29일엔 수원권번 기생 33명과 함께 자혜의원(현 화성행궁 봉수당) 앞 일본 경찰서 앞에서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곧바로 일본 경찰에 체포돼 두 달 간 구금된 상태에서 극심한 고문을 받은 뒤 서대문형무소로 넘겨져 6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복역 이후의 관련 기록은 찾을 수 없다. 1950년 서울에서 세상을 떠났다는 소문이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수원시가 김 지사의 자취를 백방으로 찾아 나섰다. 이를 바탕으로 국가 공훈 심사를 신청했고 대한민국은 김 지사의 공적을 인정해 대통령 표창을 추서했다. 대통령 표창은 수원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다. 이를 받을 후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원시와 시민들의 김향화 지사 현양 사업도 펼쳐졌다. 수원시립공연단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9월 5일부터 7일까지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창작 뮤지컬 ‘향화’를 공연했다. 수원에서 오랫동안 연극활동을 해 온 고영익 작가도 같은 해 김 지사의 이야기를 담은 희곡집 ‘잊혀진 혼! 예기’를 출간했다. 수원시 여성문화공간-휴(休)는 김 지사 등 여성독립운동가의 족적을 답사하며 삶과 수원의 역사를 되새기는 특별 탐방 프로그램 ‘여성독립 운동가, 그 길 위의 이야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선경 지사는 ‘수원의 유관순’이라고도 불리는 독립운동가다. 1902년 수원군 수원면 산루리(현 팔달구 중동·영동·교동 일원의 옛 지명)에서 태어나 수원공립보통학교(현 신풍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서울 숙명여학교에 다니던 중 3.1만세 운동에 참여, 3월 5일 서울에서 만세 시위를 하다가 체포됐다. 이후 경기여자고등보통학교로 전학했다. 3·1운동 당시 민족대표였던 김세환의 밑에서 연락 임무를 담당했다. 1920년엔 박선태 등과 ‘구국민단’을 결성해 비밀 활동을 펼쳤다. 서호와 삼일학교에서 비밀회합을 가졌다. 간호사가 되어 상해임시정부에 참여하려 했지만 일제 경찰에 체포되고 말았다.
옥고를 치르던 중 혹독한 고문이 이어졌다. 고문으로 몸이 만신창이가 되어 재판정에도 가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머지않아 옥사할 것이라고 예상한 일제는 이선경을 석방했다. 이미 몸을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상태여서 막내동생 이용성이 업어서 귀가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석방 9일째 되던 날 순국 했다. 그때 나이는 유관순과 같은 19살이었다.
김향화·이선경 지사는 일신의 영달을 마다하고 조국과 민족을 위해 헌신한 영웅들이다. 수원시는 이들을 기리고 숭고한 애국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해 수원역사 상설전시실에 ‘수원의 독립운동가’를 주제로 관련 유물과 영상을 전시하고 있다. 아울러 수원박물관 로비엔 김향화·이선경 두 여성지사의 독립운동 관련 영상을 상영한다. 김향화·이선경 지사가 3월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되기 까지 수원시가 쏟은 각별한 관심과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