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06 (일)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자영업 폐업 100만 시대...법인까지 흔들린다

간이사업자 폐업률 2년째 13% 내외…법인은 5.49→5.80%
"정부 20조 추경 투입해도 구조 개혁 없인 '백약이 무효'"

 

국내 자영업자들의 줄폐업 사태가 법인사업자까지 번지며 민생경제 전반이 흔들리고 있다. 건설업 불황,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최근 비상계엄 논란과 미국의 관세 부과 등 대외 악재까지 겹치면서 폐업 도미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20조 원 규모의 긴급 재정 투입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다창업·다폐업 구조의 악순환을 끊기 위한 구조적 개혁 없이는 근본 처방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6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자 폐업률은 9.04%로 전년(9.02%)보다 소폭 상승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9.3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자영업 폐업률은 2019년 10.28%에서 감소세를 보이다가 2023년 다시 반등했다. 전체 폐업자 수는 100만 8282명으로,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사업 유형별로 보면 전통적으로 취약했던 간이과세자의 폐업률은 여전히 가장 높다. 지난해 기준 12.89%로 전년(13.04%)보다는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2020년(11.93%)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특징적인 점은 일반 개인사업자와 법인사업자의 폐업률도 동반 상승했다는 것이다. 일반 사업자의 폐업률은 8.74%에서 8.77%로 소폭 악화됐고, 법인은 5.49%에서 5.80%로 증가했다. 이는 단순 생계형 자영업자만이 아니라, 규모가 있는 사업자까지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방증이다.

 

생활밀착형 창업으로 분류되는 커피 전문점과 편의점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1분기 기준 커피음료점 수는 9만 5337개로 전년 동기 대비 743개 줄었고, 편의점도 455개 줄며 순감세로 전환됐다. 팬데믹 기간에도 증가세를 보였던 업종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창업이 줄어든 게 아니라, 창업은 유지되는데 폐업이 더 많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달 2차 추경안을 편성하고 약 20조 원 규모의 재정 집행에 착수했다. 1차 필수 추경(12조 2000억 원)보다 두 배 가까운 규모로, 내수 회복과 민생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 원 이하 소상공인 부채를 탕감하는 ‘배드뱅크’ 지원안과 소비쿠폰 등 내수 진작책이 포함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추경은 단기 처방일 뿐”이라며 구조적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실질 GDP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낮췄는데, 이는 내수 부진의 구조적 심각성을 반영한 수치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중은 23.5%로 미국(6.6%)·독일(8.7%)보다 2~3배 높다”며, “창업이 많고 폐업도 많은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창업의 진입장벽을 낮추기보다는 은퇴 연령층의 질 좋은 일자리 창출, 지역 기반 창업 생태계 재정비, 폐업 후 재기 시스템 강화 등 체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추경이 경기 부양의 마중물이 될 수는 있지만, 뿌리 깊은 자영업 과잉 경쟁과 내수 침체 구조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백약이 무효’”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