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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 속에 일본행”…경기북부 시·군의장 9명, 외유성 출장 논란

 

경기북부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인명 피해가 속출하던 지난주, 해당 지역 시·군의회 의장 9명이 외유성 일본 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이들은 폭우 예보에도 출장을 강행했고, 수해가 한창이던 시점에도 현지 관광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고양·파주·의정부·양주·구리·포천·동두천·가평·연천 등 경기북부시군의장협의회 소속 의장 9명은 지난 17일부터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 출장길에 올랐다. 출장 명분은 일본 지방정부의 자치 행정 사례를 배우기 위한 것이었지만, 일정 대부분은 도쿄 내 관광지 탐방으로 채워졌다.

 

특히 가평군의회 김경수 의장은 출장을 떠난 뒤, 20일 가평 지역에 산사태로 4명이 사망하고 실종자와 부상자가 발생하는 등 대형 참사가 벌어졌음에도 당일 귀국하지 않았다. 가평은 당시 전국에서 가장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지역 중 하나였다.

 

김 의장은 “20일 귀국 비행기가 너무 늦은 시간이라 당일에는 돌아올 수 없었다”며 “21일 오후 2시 비행기로 귀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수해 현장에서 의회 수장이 하루 이상 부재한 사실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출장 일정표를 보면, 의장단은 초반 이틀만 히다카시, 도쿄도청, 사이타마 등 행정기관을 방문했고, 이후 일정은 메이지 신궁, 신주쿠 거리, 우에노 공원, 아메요코 시장, 오다이바 해상공원, 차이나타운 등 도쿄 유명 관광지를 순회했다.

 

출장에 투입된 예산도 논란이다. 의장 1인당 약 230만 원, 동행 공무원은 1인당 약 173만 원의 예산이 쓰였다.

 

출장이 시작된 17일 새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미 호우 대비 비상 2단계를 발령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의장단은 일정을 강행했고, 각 시·군이 폭우로 인한 위기 상황에 빠진 와중에도 현장을 지키지 않았다.

 

구리시의 경우도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백경현 구리시장은 같은 시기 강원도 야유회 출장에 참석해 노래와 춤을 즐긴 장면이 포착돼 비판이 일었다. 동시에 신동화 구리시의회 의장은 일본 출장 중이었다. 시와 시의회 모두가 재난 대응 시기에 자리를 비운 꼴이 됐다.

 

신동화 의장은 “신중하지 못한 처사였다”며 “시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시민사회는 이들의 출장 전반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있다. 가평 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행정 책임자들이 재난 시기에 외유에 나선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관련 책임자들에 대한 공개 사과와 경비 환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경기신문 = 박병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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