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채 상병 순직사건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고발한 위증 관련자를 잇따라 소환한다.
8일 정민영 특검보는 브리핑을 통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 대한 구명로비 의혹 관련 수사 진행 과정에서 '멋쟁해병' 단체 대화방 참여자인 송호종 씨가 지난해 10월 14일 국회에서 증언한 내용 중 일부의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9일 사업가 최택용 씨와 11일 전직 해병 이관형 씨, 12일 송호종 전 대통령경호처 경호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송 전 부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법사위 위원들의 질의에 위증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최 씨와 이 씨는 위증 피의자에 대한 교사 혐의를 받는다.
앞서 국회 법사위는 지난 3일 임 전 사단장의 구명로비 통로로 지목된 '멋진해병' 단체대화방의 일원인 송 전 부장과 최 씨, 이 씨 등이 국회에서 위증하거나 위증을 공모했다는 혐의로 특검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 '구명로비 의혹' 극동방송 이사장 특검 소환 '무시'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에 연루된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가 특검팀의 소환에 특별한 사유 없이 불응했다.
이날 정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지난 3일 김 목사에게 이날 9시 30분까지 참고인 조사에 출석하라고 했으나 김 목사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불참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구명로비 의혹 관련 '연결 통로'로 꼽히는 인물이다. 특검팀은 김 목사가 2023년 7∼9월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임 전 사단장 등과 여러 차례 통화하는 등 구명 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을 파악했다.
특히 특검팀은 지난 2023년 9월 2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에서 수원시 팔달구 수원중앙침례교회 인근 지역의 기지국을 통한 수발신 사실을 확인했다. 전날인 1일은 군검찰이 항명 등 혐의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날이다.
김 목사는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에 관여한 인물이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교계 멘토'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초 한 인터뷰를 통해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사퇴한 뒤 정치적 조언을 한 적이 있으며 종종 함께 기도를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팀은 이날 김 목사에게 오는 11일 9시 30분 참고인 신분 출석 요구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정 특검보는 "2023년 당시 상황과 관련해 의혹이 제기된 만큼 (김 목사가) 출석해 오해가 있다면 풀어주길 바라고 있다"며 "재차 불출석하면 다시 (방법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 측은 극동방송 고위 관계자의 휴대전화 등 증거 인멸 시도가 없었으며, 특검팀이 김 목사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임 전 사단장의 또 다른 구명 통로로 의심되는 '멋쟁해병' 단체대화방 일원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 전 장관 도피를 위해 급조된 것으로 의심되는 공관장 회의 관련 참고인 조사도 이거갈 것으로 보인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