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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0년 만에 생태하천으로 돌아온 굴포천

인천시 ‘원도심 물길 복원사업’, 수원천·청계천 사례 참고해야

  • 등록 2025.12.08 06:00:00
  • 13면

지난 4일 인천시 부평구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 인근 굴포천에서 기쁜 일이 벌어졌다. ‘굴포천 생태하천 물맞이 행사’였다. 굴포천이 30여 년 만에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돌아온 역사적인 날이었다.(관련 기사: 경기신문 5일자 인천판 1면, ‘30년 만에 물길 살아난 굴포천… 원도심 생태하천 부활’) 굴포천은 1990년대 인천지역 도시 개발 과정에서 인천지역 도시개발로 콘크리트에 덮인 뒤 오염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하천이다. 복개 후 주차장과 도로로 활용되면서 수질 악화와 악취 문제가 지속되자 시민들의 원도심 수변 복원을 요구해왔다.

 

이날 콘크리트 복개구조물 아래에 갇혀 있던 물길에 맑고 깨끗한 하천수가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복원 구간에 굴포하수처리장의 방류수를 재이용한 하천유지용수가 매일 4만 톤 규모로 공급됨으로써 인천시 제1호 하천복원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15년 환경부 공모사업에 선정됨으로써 비롯됐다. 2021년 6월부터 공사를 시작한 뒤 약 4년 동안 진행됐다. 이번에 복원된 곳은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부터 부평구청까지 총 1.5㎞ 구간이다. 굴포천 생태하천은 18일부터 전 구간이 전면 개방되며 복원사업 준공식은 오는 17일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 앞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라니 이 기쁜 날 많은 시민들이 함께 하면 좋겠다.

 

이번 사업에 투입된 전체 사업비는 모두 845억 원이다. 시는 이 가운데 666억 원은 생태하천 복원, 179억 원은 하수관로 정비에 사용됐다고 밝혔다. 적은 예산은 아니지만 굴포천이 다시 살아남으로써 얻게 될 시민들의 행복감에 비하면 과다한 지출은 아닐 것이다. 자연과 시민이 어우러지는 친자연형 하천으로 정비된 굴포천은 자연생태계 복원에 기여할 뿐 아니라 시민에게 친숙하고 쾌적한 생활공간을 제공할 것이다.

 

이번에 복원된 구간은 3개의 테마 공간으로 구성됐다. 생태·문화 체험, 생태 관찰·탐방, 자연생태 복원 등이다. 시는 자연과 이야기하면서 걷고 싶은 하천으로 만들겠다고 한다. 아울러 앞으로 5년 동안 생태계 변화와 수질, 주민 만족도 등을 사후 모니터링 할 계획도 세웠다. 당연한 일이다. 만들어 놓기만 하고 관리가 부실하면 안한 것만 못하기 때문이다.

 

인천시 굴포천보다 앞서서 자연형 하천만들기에 나선 곳은 수원시다. 오래 전부터 정치권에서는 수원천을 복개해 도로나 주차장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자 당시 수원문화원 원장이었던 심재덕을 중심으로 많은 시민들이 “수원천은 수원화성과 함께 수원의 상징이자 환경·역사의 젖줄이기 때문에 복개하면 안 된다”며 복개 반대 운동을 시작했다. 수원천을 친환경 하천으로 복원해야 한다는 복개 반대측과,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자연하천으로서의 기능을 잃어버린 수원천을 복개해 도로와 주차장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복개 찬성 측으로 여론이 갈렸다.

 

1995년 심재덕 수원문화원장이 초대 민선 수원시장에 당선되고 나서 “문화재를 지키고 수원천을 살리기 위해 복개를 철회한다”라는 수원시의 공식 발표에 진행 중이던 복개 공사는 중지됐다. 그리고 수원천이 살아났다. 물고기들이 돌아왔고 하천에서 아이들이 물놀이를 할 정도로 물이 맑아졌다. 아울러 주차장과 도로로 사용됐던 매교교-지동교 구간 4차선 규모의 복개구간도 철거됐다.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하천을 콘크리트로 덮었던 구간은 오히려 병목현상이 발생, 교통체증의 원인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수원천은 시장이 바뀌면서 관리가 부실해져 물놀이를 하는 아이들은 찾아 볼 수 없다. 반면 서울 청계천은 자연형 하천 복원 당시 많은 논란이 있었고 주변 주민들의 반발이 심했으나 관리에 신경을 쓴 탓에 항상 맑은 물이 흐르는 세계적인 관광명소가 됐다. 이로 인해 주변 상권의 활성화되는 등 이른바 ‘청계천 특수’까지 발생하고 있다. 인천시는 원도심 물길 복원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앞서 수원천과 청계천의 복원·관리 사례를 참고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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