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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묻다] 공공부지는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지난 4년간 대회를 준비해온 선수들의 노력과 기록들은 많은 이들의 박수 속에 마무리되었다. 대개 올림픽의 화려한 개막과 경기 과정에는 수많은 시선이 쏠리지만, 축제가 끝난 뒤의 풍경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낮기 마련이다. 올림픽을 위해 조성된 부지와 건물이 이후 어떻게 쓰이는지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번 밀라노 올림픽은 대회 이후, 시민의 삶의 질과 도시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깊이 고민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포르타 로마나(Porta Romana) 지구에 위치한 올림픽 선수촌이다. 이곳은 대회가 끝난 후, 학생들을 위한 영구적인(permanent) 주거 구역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밀라노의 사례는 공공부지를 공공의 목적으로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가, 즉 공공부지가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한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논의가 활발해진 서울 용산정비창(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은 밀라노의 사례와 대비되는 지점이 많다. 현재 서울시의 계획에 따르면, 축구장 70개를 합친 크기의 대규모 부지에서 주택으로 공급할 물량은 약 3500호밖에 되지 않으며, 그중 공공임대주택은 525호에 불과하다. 서울의 주거 문제가 매우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공적 임대 기능의 비중이 매우 낮게 책정되어 있다. 여기에는 해당 부지를 매각해 한국철도공사의 부채를 해결하겠다는 논리가 전제되어 있다.

 

물론 공기업의 재무 건전성 회복은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철도 요금을 포함한 경영상의 문제로 인한 부채를 공적 자산인 토지 매각으로 해결하려는 접근은 재고되어야 한다. 이는 부채 해소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주거권 보장’이라는 더 넓고 중요한 의미의 공익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게 한다. 무엇보다 한 번 민간에 매각된 공공부지는 다시 시민의 품으로 되돌리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시민이 누려야 할 안정적인 삶의 기반을 영구히 포기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 결정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가용 부지가 부족한 도심에서 공공부지를 단순히 경제적 수단으로만 활용하는 방식은 재고되어야 한다. 오히려 공공부지를 도시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계기이자 방법으로 여기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일례로 서울의 경우, 주거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공공부지 개발의 최우선 순위를 ‘시민의 주거권 보장’에 두고 이에 맞는 공간을 기획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랜드마크의 화려한 외형이나 분양 수익의 수치보다 그 도시에서 그 땅을 딛고 살아갈 시민들의 일상이 먼저 고려되어야 한다.

 

결국 공공부지의 활용 방식은 그 사회가 무엇을 가장 가치 있게 여기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다. 토지는 유한한 자원이며, 공공이 소유한 공공부지는 시민 모두의 공유 자산이다. 이 자산이 시장 논리에 따른 수익 극대화에만 치중하여 사용된다면, 그 과정에서 소외되는 시민들의 자리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밀라노 올림픽 선수촌의 변화를 지켜보는 일은 우리에게 공공부지의 본 의미를 일깨우는 소중한 준거점이 될 것이다. 한국의 공공부지가 우리 도시의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며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일궈내는 단단한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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