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세기 교황은 이슬람이 지배하고 있던 기독교의 성지 예루살렘을 탈환하기 위하여 유럽 가국의 영주들에게 전쟁의 필요성을 호소하였고 이렇게 시작된 십자군 전쟁은 약 200년 동안 이어지게 됩니다. 당시 영국의 많은 영주들 역시 십자군 전쟁에 참여하게 되었고, 당시 이들이 관리하던 토지를 자신이 가장 믿을 수 있는 친구에게 양도하고 토지를 양도받은 친구는 이를 관리하여 전쟁에 나간 영주의 자녀와 배우자를 위해 사용하도록 하던 것이 현대 신탁제도의 연원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신탁제도는 영미권 국가에서는 보편적인 재산관리 방식의 하나로 자리잡았고, 다양한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는데 노인들의 경우 유언을 대신하여서 신탁이 이용되기도 하고,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의 경우 부모 사후의 자녀의 경제적 자립을 위하여 신탁을 설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신탁은 위탁자가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없거나 사후에도 위탁자의 의사에 따라 수탁자가 신탁재산을 관리한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필자 역시 현재 후견인으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생면부지의 노인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가치관이나 선호를 가지고 있었는지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이런 이유로 필자와 같은
우연히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마법 시계를 발견한다면 어떤 일을 하시겠습니까? 몇 년 전 한 한 여대생이 아버지의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마법 시계를 사용해 과거로 되돌아간 뒤 아버지의 목숨을 구하고 자신은 노인이 되어버린다는 다소 황당한 설정의 드라마가 방영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는 한 할머니였습니다. 남편과 일찍 사별하고 장애를 가진 자식을 혼자 키우며 고되고 힘든 삶을 살았던 할머니는 치매에 걸리고 점차 잃어가는 기억 속에서도 가장 행복했던 과거 한순간의 기억 속으로 되돌아가 다시 살아갔던 것이었고 작가는 이것을 마법 시계라는 소재로 표현하였던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치매’를 가족들 또는 자식들의 입장에서 더 많이 바라본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치매 노인을 모시는 가족들의 고초나 어려움은 설명할 필요 없이 모두가 공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치매를 겪게 되는 노인의 입장에서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아갈지, 그들을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과연 얼마나 생각을 해보았을까요? 최근에는 치매 노인과 같이 인지능력의 문제로 스스로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이들의 ‘자기결정권’을 옹호하기 위한 임의후견제도,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