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끝나고 선선한 가을이 찾아왔다. 요즘 같은 환절기는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는 반면 바이러스 증식이 쉬워져 주의를 요한다. 특히, 독감(毒感)이라고도 불리는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시작하는 시기여서 더욱 건강의 유의하여야 한다. 인플루엔자는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유행하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일반 감기와 달리 38도 이상의 고열과 오한, 근육통을 동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인플루엔자는 전염성이 매우 강하여,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이 걸리게 되면 폐렴 등 합병증으로 번지기 쉽고 심하면 사망으로까지 이를 수 있다. 한국에선 해마다 평균 2천900명이 인플루엔자로 인해 숨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접종이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예방 가능한 바이러스종 개수에 따라 ‘3가’ 및 ‘4가’ 백신으로 구분한다. 그간 인플루엔자 백신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 따라 독감을 유발하는 주된 바이러스 유형 4가지 중 해당 연도에 유행이 예상되는 3가지를 조합한 ‘3가’ 백신이 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유행 바이러스와 실제 유행 바이러스가 맞지…
“정권 후반기가 되면 늘 복지부동이란 말이 나온다.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으로 일부에선 공무원과 현장 간의 소통이 위축되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눈치 보지 말고 국민과 소통하라”. 경제부처의 10월 월례조회 시 장관의 훈시내용이다. “김영란법이 시행됐다고 해서 민원인이나 업계 관계자들을 꺼리지 말고 적극적으로 만나라”. 이건 차관회의 주문사항이다. 그러나 실제로 공무원들은 애매한 민원전화는 문서로 요청하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시간을 끈다. 민원인이 전화로 물어보고 이에 대해 답을 해도 법 위반은 아니지만 아예 오해의 여지를 없애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래서 각 지자체들도 김영란법 시행으로 공직자들이 일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어서는 안 된다며 적극적인 행정을 잇따라 당부하지만 구두선에 그치고 있다. 김영란법과 관련해 한 언론사 인터뷰에 응한 국민권익위원회 고위 공무원은 취재기자에게 “이 커피는 ‘원활한 직무 수행’을 위해서 드리는 겁니다만, 모호하시다면 안 드셔도 됩니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모든 법은 시행 초기 ‘공포 마케팅’ 효과가…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장종권 춘삼월에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오뉴월에도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한여름에도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중추절에도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동지섣달에도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그녀는 세상의 꽃이란 꽃은 모두 개나리꽃이라고 말합니다. 개나리, 개나리꽃이, 꽃이 활짝 피었다는 것입니다. 눈이 참 예쁩니다. 마음도 참말로 따뜻합니다. 천지간에 개나리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 장종권 시집 ‘개나리꽃이 피었습니다’ / 리토피아 병아리 같은 개나리꽃, 개나리꽃 같은 병아리. 어린아이의 고사리 같은 손도 개나리꽃을 닮았다. 아기의 반짝이는 눈, 환하고 노란 별꽃 같은 개나리꽃이 천지에 가득하다. 개나리 개나리 하면서 좋아하는 조그만 입이 뿅뿅 대는 병아리 입과 똑같다.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오직 그 어여쁜 모습만 시인의 눈에 가득한 것이다. 모든 꽃에 개나리꽃이라고 불러주는 눈도 참 예쁘고 그 마음도 참말로 따뜻하다. 천지간에 노란 개나리꽃이 활짝 피었다고 한다. 춘삼월부터 동지섣달까지 세상의 모든 꽃을 개나리꽃이라고 말하는 예쁜 사람 때문에 세상은 온통 꽃 천지다. /김은옥 시인
“새우가 주인공이고 가장 많이 나오는 소설은?” ‘대하소설’이란다. 일명 아재개그다. 요즘 서해안 항·포구마다 개그만큼 가을 바다 식객인 대하가 넘쳐나고 축제도 한창이다. 몸집이 큰 새우라는 뜻의 ‘대하(大蝦)’는 일명 닭새우·왕새우·해하(海鰕)라고도 하며, 황해를 중심으로 남해 일부 해역에서 잡힌다. 살이 많고 맛이 좋아 새우 중 새우로 통한다. 하지만 사실 대하는 일본말이다. 그렇다면 우리말로 ‘큰 새우’를 일본말로 부르는 까닭은 무엇일까? 일본말로 새우는 에비(えび)이며 한자로는 蝦(하), 鰕(하), 海老(해로)라고 쓴다. 우리가 쓰는 것처럼 대하(大蝦)라고 쓰지 않고 ‘하(蝦)’로만 쓸 뿐이다. 대하는 크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大) 자를 좋아하는 우리가 만들어낸 말이다. 새우는 봄바람 따라 얕은 바다로 나와 알을 낳는다. 다 자란 뒤에는 가을바람 따라 깊은 바다로 나간다. 이 시기가 살이 통통하고 맛이 제일 좋을 때다. 그중에서도 굵은 소금을 깔고 싱싱한 새우를 구워 먹는 소금구이는 최고의 계절 특미다. 거기에 쇠한 몸의 양기를 북돋우는 스태미너식이기도 하다. “가을 새우는 굽은 허리도 펴게 한다”거나 “혼자 여행할 땐 대하를 먹지 말라”는 얘기가 있
꽃피는 봄날에 더 참담하게 만나자 /오민석 누구는 절반의 희망과 절반의 절망을 말하지만 지금 할 일은 참혹한 시간 속으로 더 들어가는 것 애인들은 등을 돌리고 꽃들은 마침내 졌다 지금 할 일은 믿음, 희망, 미래, 이런 단어들을 잠시 버리는 것 더 혹독하게 살의 냄새를 맡는 것 유령들과 작별하고 염통의 지도를 다시 읽는 것 아, 또 다시 삶에 속은 자는 지게를 지고 다시 생계를 향해 가네 지금은 더 참혹하게 무너질 때 알몸의 비극과 결혼할 때 손쉬운 작별들과 작별할 때 그러니 벗들, 꽃피는 봄날에 더 참담하게 만나자 - 오민석 시집 ‘그리운 명륜여인숙’ / 2015 / 시인동네 시인의 시대는 늘 암울하다. 지진과 전쟁, 가난과 절망, 배신과 억압의 수레바퀴만이 시인의 시대를 장식한다. 돌이켜 보면 세상은 언제나 봄에서 출발했지만 어느덧 봄을 놓치고 여름을 허비한 후 가을을 지나 겨울의 문턱에서야 다시 그 봄을 그리워한다. 지금의 세상은 9할의 낙심자들이 더욱 혹독하게 썩어가는 자신의 살 냄새를 맡는 시간, 도무지 보이지 않는 믿음, 희망, 미래 이런 것들을 낙엽지듯 다 버리고서야 제 삶의 지게가 비로소 가벼워진다는 것. 아, 그 가엾은…
미국 대통령 후보로 출마 중인 도날드 트럼프 후보는 지난 18년간 연방소득세를 한푼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의 커다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일본 등 선진제국에서 대부분 채용하고 있는 신고납세방식은 납세의무자 스스로가 법정신고기한내 과세표준과 세액을 신고함으로써 조세채무를 확정 짓는 방식이다. 우리나라도 종합소득세, 양도소득세, 법인세, 부가가치세, 교통·에너지·환경세, 취득세 등 주요세목에 대해 신고납세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과세물건의 파악은 누구보다도 납세의무자가 정확히 알고 있다는 전제 아래 납세의무자에게 일차적으로 그 측정 작업을 맡기는 제도이다. 신고에 잘못이 있어도 일단 조세채무는 확정된다. 이외에도 조세채무의 확정은 부과과세방식, 자동확정방식 등이 있다. 자동확정방식은 납부해야 할 세액이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확정된다. 인지세, 원천징수하는 소득세·법인세 등이 이에 해당한다. 부과과세방식은 상속세, 증여세,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등에 적용된다. 과세관청이 과세표준과 세액을 결정하여 납세자에게 고지한다. 신고납세방식은 민주적 방식이기는 하지만 세법에 대한 무지 또
국정감사장에서 민생이 사라졌다. 폭로만 난무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재부 국감에서도 미르 재단 문제와 K-스포츠 재단 문제만이 보일 뿐, 다른 중요한 문제, 예를 들면 한진 해운 문제나 아니면 급증하는 가계부채 문제 그리고 조선업과 해운업의 구조조정문제 쌀 문제 등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농해수위도 마찬가지다. 여당은 복귀하자마자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를 문제 삼았다. 그래서 결국 여야 간의 치열한 정쟁으로 이어졌다. 물론 미르 재단 문제나 K 스포츠 재단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접근함에 있어서도 최순실과 같은 특정인 중심의 의혹에 집중하기보다는 보다 근본적인, 그러니까 보다 구조적 차원의 접근을 했어야 옳았다. 특정인 중심으로 의혹을 폭로하면 구조 문제는 사라지고 특정인에 대한 문제로 사안이 단순화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이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키우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일종의 잘못된 ‘눈높이’ 때문이다. 일반 국민들은 특정 사안이 복잡할 경우 관심을 갖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 제기를 하는 정치인의 입장에선 복잡한 사안을 있는 그대로 문제 제기를 하기 보다는,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현역 국회의원들이 떨고 있다. 선거과정에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현역 의원 수 십명의 사법처리 여부가 임박했기 때문이다. 오는 13일로 공소시효가 만료되기 때문에 전 현직 의원에 대한 검찰의 무더기 기소가 전망되는데 이 가운데 현직 의원이 수 십명으로 금명 간 처벌수위를 막바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13 총선에서 당선된 현역 의원 중 검찰에 입건된 사람은 모두 104명으로 이 가운데 22명(배우자 1명·보좌진 1명 포함)이 현재까지 재판에 넘겨졌다.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국회의원 당선인은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선거사무장·회계책임자나 배우자 등 직계존비속이 징역형 또는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을 경우에도 당선이 취소된다. 기소여부와 재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현재까지 재판에 넘겨진 현직의원은 새누리당 11명, 더불어민주당 6명, 국민의당 3명, 무소속 2명 등 22명에 이른다. 여기에다 최근까지도 새로 들어오는 사건이 있어 이를 검찰이 기소를 하게 된다면 추가로 10여 명은 더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 자칫 ‘미니총선’마저 예고되고…
본보 10일자(4면)의 ‘한국 고용율 OECD 최하위권’ 제하의 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 의원(안양동안을)이 관련부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한국의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73.1%로 OECD 34개 회원국 중 1위지만 고용률은 65.3%(평균치 66.9%)로 OECD 34개 전체 회원국 가운데 순위 20위라는 것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여성고용률이 54.9%(27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청년층 고용률은 25.8%(26위), 중년층 고용률은 75.7%로 다소 높은 듯 보이지만 OECD 순위는 27위로 최하위권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은 2천124시간으로 OECD 국가 중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OECD 평균치는 1천732시간이다. 그런데 상황이 절박한 미취업자들은 이런 일자리라도 들어가고 싶어 한다. 정규직은 말할 것도 없고 계약직 등 비정규직이라고 할지라도 근로조건이 괜찮은 직장이면 경쟁이 치열하다. 이는 공직도 마찬가지다. 비정규직인 임기제 공무원은 일반임기제, 시간선택제 임기제, 한시임기제 등이 있다. 그리고 일반 행정직 공무원들과 달리 이들은 전문성을 갖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했던가.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을 갖고 있어 가을 남자로 대표되는 추사 김정희 선생님을 만나러 예산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예산은 추사 김정희 선생의 고향이다. 김정희 선생이 나고 자란 추사고택과 그가 묻힌 무덤, 그리고 증조부 김한신의 묘와 증조모 화순옹주의 열녀문 등 추사 김정희 선생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이다. 오늘은 김정희 선생이 나고 자란 추사고택으로 출발해보자. 추사고택은 추사 김정희 선생이 태어나고 자란 곳으로, 뒤로는 높지 않은 산이 자리하고 앞으로는 넓은 평야가 펼쳐진다. 누가 봐도 명당에 앉은 듯 편안하다. 추사 김정희의 명성에 비하면 지금 추사고택의 외모는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추사고택은 원래 53칸의 집으로, 이 집을 지을 때 한양에서 나라의 건축을 맡아 지었던 경공장을 불러다 지어 반가주택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추사 고택은 출사 후 서울에서 머물렀던 김정희 선생이 성묘와 독서를 위해 자주 머물렀던 곳으로, 1968년까지 그의 후손들이 살았다. 그러나 직계손이 끊기면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던 것을 도에서 다시 사들여 문화재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현재는 대문채와 사랑채, 안채와 사당채가 남아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