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의 삶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재위 기간 내내 왕으로서도 결코 순탄치 않았다. 아버지 사도세자의 비참한 죽음을 목격했고, 왕위에 오르기 전부터 끊임없는 암살 위협을 견뎌야 해서다. 덕분에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집념은 누구보다 강했고 외로움을 견디기 위해 학문에 정진, 깊은 학식을 갖추기도 했지만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개혁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 더욱 그렇다. 그러나 군주로서의 치적은 실로 놀랍다. 특히 탕평정치를 통해 붕당을 타파하는 탁월한 정치력을 발휘했고, 사회 통합 및 경제 개혁에 힘을 아끼지 않았다. 역대 왕 중에서 가장 많은 행행(行幸:임금이 궁궐 밖으로 거동하는 의식)으로 백성의 민원을 직접 듣고 처리했으며, 신분 차별의 단서도 없앴다. 정조의 탁월한 리더십과 남다른 통치사상을 보여주는 것이 국가 대개혁 프로젝트인 ‘화성(華城) 축성’이다. 수원 화성은 익히 알려진 대로 당대의 실학정신과 미학, 혁신적 과학기술이 집약된 계획 신도시다. 정조는 화성 완공 직전인 1775년 어머니 혜경궁홍씨와 현륭원과 화성에 행차하는 행사에 나선다. 왕복 200리가 넘는 길을 행차하는 것은 조선왕조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지만 어머니의…
목련나무 /김중 흔들리는 꽃잎 울렁이는 지붕 망설이는 신작로 쏟아지는 은빛 칼날…… 비수! 비수를 등에 꽃은 채 흐르는 검은 강물과 강물을 가슴에 꽃은 채 아픈 듯 웅크린 검은 땅 위에 목련나무 한 그루 배시시 피어나며 엄청나게 下血하네…… 흩날리는 하양 저 피톨들 너머, 안타까운 月下 멈추지 않는 저 月下의 분수 오래전부터 우리는 땅을 파헤치고 시멘트벽을 심어 아파트 숲을 만들었습니다. 새를 몰아내고 길고양이들을 몰아낸 자리, 그곳에 삶에 지친 육신을 눕히고 일으켜 세우며 생을 피워내다 스스로 생의 염증을 토해내곤 합니다. 그것도 모자라 우리가 저 강물에 저 땅위에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비수를 꽃은 것입니다. 검은 물을 흘러 보내고 있습니다. 목련은 피기도 전에 강과 땅을 앓다가 하혈로 마무리하는 꽃을 피웠습니다. 우리가 그런 사람들입니다. 점점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김유미 시인
주민들의 쾌적하고 건강한 생활환경이 중요하다. 악취에 대한 주민들의 민원이 날로 늘어나고 있어 시급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도권에 위치한 경인지역의 악취가 심해서 주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경기도의 악취가 전국에서 1위이고 인천시는 2위에 이른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발생한 악취민원은 총 4만3천492건에 이른다. 이 중 인천의 경우 2013년부터 작년도까지 총 6천459건이 악취민원이다. 인천과 경기지역의 악취는 전국 총 악취민원 중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정도가 심각하다. 유형별로는 사업장 시설로 인한 악취민원이 3만740건인 70.7%로 가장 많다. 음식점·하수구·정화조 등으로 인한 생활 악취민원도 7천199건으로16.6%를 차지한다. 원인불명 악취민원이 5천553건으로 12.8%이다. 인천시는 현재 남동 국가산업단지 등 8개 권역의 109개 업체의 악취관리지역과 남동유수지 등 2개 취약지역의14개 업체 등 총 12원 개 업체에 대해 주기적으로 실태를 조사하고 있다. 업체의 엄격한 배출허용기준을 적용해 관리를 강화해가야 한다. 경인지역의 산업과 지리적 특성에 맞는 악취 근절대책 수립이 절실하다. 정부와 지자체의 공동노력
광교산은 그 품안에 살고 있는 수원시민들뿐만 아니라 용인 의왕 안양 화성 오산 등 주변도시 시민들이 사랑하는 산이다. 그리고 산 입구엔 광교저수지가 있고 그 주변에 벚나무를 심어 봄철이면 벚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한 가득이다. 또 저수지를 둘러싼 수변산책로는 ‘명품’이란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수려한 경관을 빚어낸다. 그런데 이 저수지로 인해 인근 장안구 상·하광교동 일대가 1971년부터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상수원보호구역은 우리가 먹는 물을 공급하는 곳이기 때문에 당연히 보호해야 하지만 그후 주민들의 불편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주민들이 집 한 채 짓는데도 복잡한 절차를 거치거나 아예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특히 이곳에서 등산객들을 상대로 영업 중인 보리밥집들은 광교산의 또 다른 명물이 될 정도로 소문난 맛집이 됐지만 영업허가를 받지 못해 불법영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행정관청이 고발할 때마다 벌금을 내면서 영업을 유지해 왔다. 광교보리밥집과 관청과의 갈등은 매년 되풀이 됐다. 따라서 광교산 식당 주인들은 벌금전과가 없는 사람이 드물 정도다. 따라서 주민들은 생존권을 위해 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하라고 주장해왔다. 상수원을 보호하는 것도 필요하지
사람을 ‘울 줄 아는 짐승’으로 그린 시구에 깊이 끌린 적이 있다. 얼마 전 타계한 백수(白水) 정완영 시인의 표현인데, 여느 시구보다 여운이 길었다. 사람은 대부분 울 줄 아는 짐승임에 틀림없으니 새로울 것 없는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다. 보통 짐승들도 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웃음 보기가 더 어렵다는 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실 우리는 ‘새가 운다, 귀뚜라미가 운다’고 예사로 말해왔듯 ‘노래한다’보다 ‘운다’가 몸에 더 배어 있는 표현이다. 그렇게 보면 ‘울 줄 아는 짐승’에 감동하는 게 과잉으로 비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왜 놀라운 수사처럼 끌렸는지 짚어보면 고구마줄기처럼 생각을 줄줄이 매달고 나온 함축 때문이다. 운다는 행위 자체를 자기감정에 충실한 몸의 즉각적 반응으로 보면 울음은 일종의 무장해제라고 할 수 있다. 현대사회의 필수품처럼 되어버린 가면 따위를 벗어내는 눈물의 분출은 카타르시스 효과도 크다. ‘남자는 일생 세 번만 울어야 한다’느니 자기 검열을 가해온 사회적 억압 등을 생각하면 그런 힘은 더욱 크게 느껴진다. 그런
새벽 공기가 제법 쌀쌀하다. 밖으로 나가려면 덧옷이 필요할 것 같아 서랍을 뒤지는데 불을 켜지 않아 어둑한 방에서 손대중으로 더듬어 찾다보니 마땅한 옷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벽에 걸어 놓았던 옷을 걸치고 나서는데 한 쪽으로 쏠리는 느낌이다. 손을 넣어 보니 무언가 단단한 덩어리가 손에 잡힌다. 집히는 생각이 있어 얼른 꺼내보니 아니나 다를까 며칠 전 받았던 햇밤이 두 알이 나온다. 대녀로부터 늘 바쁜 나를 생각해 몇 톨 되지 않는 알밤을 맛이나 보라며 건네받은 일이 생각난다. 다른 사람보다 지능도 떨어지고 덩치답게 먹성이 좋아 할 줄 아는 일이라고는 먹는 일이 유일하다며 시집살이도 호되게 하고 살았는데 지금은 시부모를 차례로 잃고 남편과 둘이 토닥거리며 살고 있는 불쌍한 사람이다. 나중에 울타리가 되어줄 자식도 못 낳았으니 다투지 말고 서로 아끼고 살라고 타이르기는 하지만 다툴망정 둘이 붙어 다니며 사는 모습이 그래도 대견하다. 난전에서 파는 싸구려 반지나 팔찌 같은 잡살뱅이를 사도 자랑을 하고 매니큐어만 새로 발라도 보여주러 오는 대녀를 신랑이 연달아 핀잔을 준다. 하도 뚱뚱해서 어울리지도 않는다, 다리통이 웬만한 허리만 하다느니 얼굴이 수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따옥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디메이뇨/내 어머니 가신 나라 해 돋는 나라.” 한정동의 동시 ‘따오기’다.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읊었다. ‘동요 따오기’는 여기에 윤극영이 곡을 붙여 태어났다. 그러나 일제는 이 노래가 조선민족의 애환을 읊었다며 금지시켰다. 해방과 더불어 해금돼 전 국민의 애창곡이 됐고, 1960년대 영화 ‘저 하늘에도 슬픔이’의 주제곡으로도 사용돼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하지만 따오기는 한동안 노랫말처럼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새가 됐었다. 1979년 판문점 근처에서 관측된 것을 마지막으로 국내에서는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사실 따오기가 사라진 것은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최다 서식지였던 중국 러시아에서는 물론 ‘따오기’를 길조로 여기던 일본에서조차 멸종위기에 처해 1급 보호조류로 지정받을 정도였다. 지구상에서 사라질 뻔한 따오기가 ‘부활’한 것은 1979년 중국이 전국을 뒤져 찾아낸 7마리의 따오기를 인공번식 등을 통해 대대적 복원사업을 벌인 결과다. 지금은 약 1500마리까지 증식 시켰다. 중국은 희귀새 따오기를 ‘판다’와 함께 외교동물로 곧잘 이용한다. 1998년 장
0시-우주 /김길나 그가 내게 물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느냐고 내가 대답했다 물방울 한 알이 지금 막 사라지려 한다고 그가 또 물었다 그러면, 너 있는 곳이 어디냐고 내가 말했다 이곳은 물방울 밖이라고 팽창한 우주 하나가 사라지는 순간에 나는 신처럼 우주 밖에 서서 - 김길나 시집 ‘시간의 천국’ 경건한 상상을 해보자. 외계 생명체의 존재 유무에 대하여 인류는 끊임없이 궁금해 한다. 달이나 화성 탐사선들의 첫 번째 임무는 그곳에 물이 있느냐 없느냐를 탐색하는 것. 물의 존재 유무가 곧 생명체의 존재 유무와 직결된다. 생명의 원천은 물이다. 인간을 중심에 놓고 볼 때, 물의 몸인 ‘나’가 없으면 지구도 우주도 없다. 그러므로 하나의 물방울은 하나의 우주다. 우리는 신(神)이 우주를 보듯이, 우리가 물방울을 보듯이, ‘나’라는 우주를 ‘나’의 밖에서 바라볼 수 있을까. 시작=끝이며, 끝=시작인 0시의 관점에서, ‘나’의 팽창과 압축의 사건들을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을까. /김명철 시인
젊은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여념이 없다. 의욕과 열정은 넘치나 적절한 기회를 찾기가 어렵다. 날로 악화되어 가는 경제사정은 젊은이들에게 일자리 마련은 어려울 뿐이다. 손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없으며 자영업의 성공비율이 매우 낮은 현실이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젊은이들의 일자리 만들기에 노력하고 있으나 부족하기 짝이 없다. 안정된 미래지향적인 일터를 만들어 주어야 할 때이다. 미래의 꿈을 향해서 노력할 수 있는 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 경기도에서는 오는 4~14일까지 일하는 청년통장Ⅱ 참가자 1천명을 모집한다. 일하는 청년통장은 청년들이 3년간 일자리를 유지하며 매월 10만원을 저축하면 도와 민간모금액 매칭 지원을 통해 3년 뒤 약 1천만 원을 모을 수 있는 제도이다. 현실적인 여건이 어려워도 미래를 설계하며 일하는 자세를 길러줄 수 있다. 이 자금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취업중심의 기존 취약계층 청년 지원정책에서 벗어나 청년들이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청년들이 자산형성을 통해 미래를 계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경기도가 지난 5월 도입하였다. 대상은 만 18~34세 근로 청소년 가운데 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이 80%로 1인 가구…
1부리그 클래식에 소속된 경기·인천지역 프로축구팀은 경기도에 수원삼성블루윙즈와 성남FC, 수원FC가, 인천지역에 인천 유나이티드가 있다. 주지하다시피 수원삼성블루윙즈와 성남FC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프로축구의 명문이다. 인천유나이티드도 2003년 창단 이래 줄곧 1부 리그의 중위권을 유지해 온 구단이다. 수원FC는 지난해 2부 리그인 챌린지에서 클래식으로 올라온 돌풍의 팀이다. 수원FC가 한국 프로축구 클래식으로 진출함으로써 수원삼성블루윙즈와의 ‘수원더비’가 탄생했고, 같은 시민구단인 성남FC와의 ‘깃발더비’도 생겨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참 공교롭다. 올해 이들 네 팀이 모두 프로축구 클래식 하위 스플릿에 묶였다. 특히 항상 상위스플릿인 그룹A를 유지해온 명문 수원삼성블루윙즈와 함께 성남FC의 하위 스플릿 그룹B로의 강등은 충격이었다. 그런데 더 충격적인 일은 수원삼성블루윙즈와 인천유나이티드가 자칫하면 2부리그로 강등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하위 스플릿 6개팀 중 수원FC가 12위이고 인천유나이티드가 11위, 수원삼성블루윙즈가 10위다. 성남FC는 7위로 이들보다는 여유가 있다지만 12위 수원FC와는 고작 승점 8점차밖에 안된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