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는 창덕궁 후원에서 아름다운 전경을 10곳을 뽑아 시를 남겼는데 6경이 희우정(喜雨亭)으로 희우상련(喜雨賞蓮)을 지었다. 꾸밈없이 자연 그대로인데(不須雕飾乃全天)/ 좋은 빗속에 수시로 향기를 풍겨 오누나(時透香來好雨邊)/ 천고에 염옹만이 사랑할 줄을 알았으니(千古濂翁惟解愛)/ 화사에 엮어 넣어서 오래도록 전하고 싶네(欲編花史壽其傳) 비와 연꽃 향기의 느낌을 노래한 것으로 첫 구절은 희우정의 주변이 자연을 묘사하였고, 두 번째 구절은 제목이 되는 것으로 건물 명칭과 관련하여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즉 가뭄 속에 내리는 고마운 비와 비 사이로 부용지에서 흘러나오는 연꽃 향기의 느낌을 표현하고 있다. ‘궁궐지’에 의하면 희우정은 원래 ‘인조 23년(1645)에 초가로 만든 취향정(醉香亭, 향기에 취하다)인데 숙종 16년(1690) 가뭄이 이어져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자, 비가 바로 내려 숙종은 기쁜 나머지 당호(堂號)를 희우정이라 고치고, 초가를 기와로 하였다’라고 적고 있다. 희우정은 현재 주합루 구역의 서북쪽 구석에 위치하나, 이 지역은 정조가 즉위한 후 주합루와 서향각 등을 건축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어 원위치가
세금을 사용하는 용도에 따라 보통세와 목적세로 나눈다. 대부분의 세금은 보통세로서, 거두어들인 세금은 정부의 일반회계로 들어간다. 어디에 얼마 사용하는지를 매년 국회에서 결정한다. 그러나 목적세는 그 용도가 법으로 미리 정해져 있다. 따라서 정부재원을 특정분야에 중장기적으로 계속 투입할 필요가 있을 때 목적세가 편리하다. 목적세로는 현재 교육세, 교통세, 농어촌특별세가 있고, 이 종류의 목적세의 세수는 2015년 22.4조원으로 전체 세수의 10.8%를 차지한다. 방위세는 1975년부터 15년간 존속되었다가 1990년 폐지 되었다. 강력한 국방체계 구축을 위해 목적세로 신설되어 나름 역할을 하다가, 일반회계를 통해 지원하는 방식으로 1990년 전환되었다. 교육세는 1982년부터 교원 처우 개선과 과밀학급 해소 등 교육시설 확충을 위해 5년 한시의 목적세로 신설되어 연장을 거듭하다가 1995년부터 영구세로 전환되었다. 교통세는 도로, 도시철도 등 교통시설의 확충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1994년 10년 한시로 도입되었으나 과세시한이 연장되어 왔으며, 2007년부터는 교통·에너지·환경세로 명칭이 바뀌어 유지되어 오고 있다. 농어촌
사드배치 발표가 다가오자 거론되던 지역에서는 ‘예방적’ 반대시위가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 13일 후보지에 없던 성주로 최종 발표되자 대대적인 반대시위가 일어났다. 급기야 15일에는 설명회에 참석하려던 국무총리가 6시간 30분이나 시위대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국민의당은 사드배치를 반대하고 국회의 동의를 요구하고, 안철수 의원은 국민투표를 주장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찬성도 반대도 아닌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재인 의원은 사드배치의 재검토를 요구한 반면 김종인 의원은 재검토 가능성을 일축했다. 새누리당은 사드배치를 긍정하지만 실제 배치되는 성주가 포함된 TK지역 의원들은 공공연히 반대하고 있다. 국방부와 미군은 결정과정을 공개하지 않다가 뒤늦게 사드의 전자파 위험성이 없다며 괌에 배치된 사드부대를 공개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사드배치와 관련된 정치권과 국민들의 분열과 대립은 거론하기도 힘들다. 중국과 러시아는 극렬 반발하고 나섰고 우리에 대한 보복도 시사하고 있다. 북한은 한 술 더 떠 사드배치는 ‘천인공노할 만행’이라고 한다. 도대체 사드가 뭐길래, 어떻게 했어야 하길래 이렇게 혼란스러
1997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BMI’라는 ‘체질량 지수’가 있다. 비만여부를 판단하는 기준 수치다. 계산 방법은 자신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누면 되는데, 값이 20~25는 정상, 26~30은 과체중, 30을 넘으면 비만으로 분류한다. 서양에 비해 비교적 체격이 작은 아시아인은 23 이상을 과체중으로 보고, 25 이상만 되면 비만으로 친다. ‘BMI가 높을수록 병에 잘 걸리고 사망률도 높다’는 게 정설이다. 그런가 하면 유머지만 생활 속 비만 측정 방법도 있다. ‘그림이나 글씨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거울 앞에 선 뒤 문양에서 입체감이 느껴지면 비만이다’ ‘자신의 뺨을 세게 쳐본다. 찰싹 소리 대신 철퍼덕 소리가 나면 비만이다’ ‘뱃살과 엉덩이 살이 각각 출렁이면 비만이다’ 등등이 그것이다. “비만은 보통 후천적 요인이 70%를 차지한다. 주로 스트레스에 따른 폭식·과식 등의 잘못된 식습관이나 운동 부족 때문에 나타난다. 고혈압, 당뇨병, 심폐기능 장애 등 여러 질환을 일으킨다. 생명을 단축시키는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웬만한 사람이면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은 얘기지만 비만을 벗어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도전과 실패를 반복하면 ‘거식
밤이 오면 /노혜경 하루를 사용한 무릎 관절은 뻣뻣한데 마음은 오히려 부풀어 오르고 영혼은 집 밖으로 나간다. 도시가 이토록 밝지만 않다면 아마 달이 반겨주겠는데, 달도 별도 은폐된 밤. 어딘가에서 살인이 일어나고 또 어딘가에선 비명과 유혹의 시간이 깊어가는데. 밤새 여는 카페의 소파 구석에 파묻혀 나는 졸다 깨다 밤고양이들의 외출을 반기고, 구석에선 탱고가 낡은 육체들을 수선하는 그런 장소, 환하다. 무거운 영혼이 가벼워진다. - 노혜경 시집 ‘말하라, 어두워지기 전에’ 중에서 멀다. 오랫동안 걸었다. 오래 걸어가야 한다. 빛과 어둠이 섞이고 빛은 어둡고, 어둠이 깊어질수록 도시는 환하고 무릎 관절은 뻣뻣하다. 쉼이 필요하다. 카페의 소파 구석에라도 파묻히고 싶다. 그러나 탱고의 유혹은 얼마나 짜릿한가. 당신을 안고 낡은 육체가 달그락거리면 어떤가. 무거운 영혼이 가벼워질 텐데. 도시의 밤은 범죄의 온상지. 붉은 하이힐이 욕망을 유혹하는 동안 어디선가 비명이 들리고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우리는 무사히 이 밤을 건너갈 수 있을까. 잊고 잊히고 어두우니까 달이 환해야할 텐데 더듬는 손가락들, 살아남았다. 기적이다. /김명은 시인
터키에서 쿠데타가 실패했다. 밤사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또다시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 공휴일인 지난 14일 밤 프랑스 니스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로 해변에서 축제를 즐기던 군중 84명이 숨지고 수 백명이 부상당한 지 불과 며칠 만이다. 실패한 쿠데타였지만 군과 정부의 충돌로 민간인 포함 90여명이 사망하고 1천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수도 앙카라에서 벌어진 총격전으로 경찰 17명을 포함한 42명이 숨졌고, 대통령궁 인근 폭발로 5명이 사망했다. 이스탄불에서도 최소 6명이 목숨을 잃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이번 쿠데타는 지난달 28일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자살폭탄테러로 42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부상당한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다. 테러와 쿠데타 등의 소식들이 연일 날아들면서 지구촌 곳곳이 불안해 하고 있다. 특히 여름 휴가철이어서 더하다. 어디든 안심하고 휴가를 만끽할 장소가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가는 대형 테러가 잇따르는 터키에서는 ‘업친데덮친’격으로 쿠데타까지 발발하면서 관광업이 좌초 위기다. 관광업은 터키의 주력 산업 중 하나이기에 더욱 그렇다. 게다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쿠
갈수록 생태하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도시 한가운데로 흐르는 하천에서 물고기가 유유히 헤엄치고 각종 물새들과 수생식물들이 서식하는 모습을 볼 때는 뻑뻑한 도시생활에서 잠시나마 건강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경기도내의 대표적인 생태하천이랄 수 있는 수원천과 경안천, 안양천이 그렇다. 다른 하천에서도 생태 복원사업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수원천의 경우 1991년부터 1994년까지 일부 복개공사가 진행됐고 나머지 구간도 복개가 예정돼 있었으나 당시 수원문화원을 중심으로 시민들의 복개 반대운동이 결실을 맺어 복개를 중단시켰다. 이어 복개반대운동의 중심에 서있었던 고 심재덕씨가 수원시장으로 당선되고 1995년부터 수원천은 살아나기 시작했다. 청계천보다 10년 앞선 일이다. 용인과 성남을 흐르는 하천인 경안천도 12년간의 생태하천복원사업 성과로 하류 구간이 연평균 2급수(2.0~3.0㎎/ℓ)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03년엔 6급수였다. 안양시가 10여년 동안 추진하고 있는 안양천가꾸기 사업도 결실을 맺고 있다. 안양천 일대에는 식생, 어류, 조류, 양서 및 파충류 등 630여종에 이르는 생물이 서식하고 있다. 경기도에 의하면 지난 2013년부터
얼굴이 빨간 일본원숭이는 온천욕 장면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하얀 눈이 쌓인 겨울 산에서 온천에 들어가지 못하는 다수의 원숭이들이 있다. 온천욕을 즐기는 원숭이들은 권력을 차지한 알파(α)원숭이의 아이를 가진 암컷이거나 친척들 또는 자식들이다. 다른 원숭이가 온천에 들어갔다가는 알파원숭이의 보복을 당한다. 온천의 90%가 비어있고 앉기 좋은 곳이 있어도 지배층의 잔인한 텃세 때문에 많은 원숭이들이 추위에 떤다. 집단 내에서 권력을 잡은 동물들은 보람을 느끼는 도파민 호르몬과 만족을 느끼는 세로토닌 호르몬이 많다. 성호르몬도 많아진다. 그래서 권력이 최고의 최음제라는 말이 있다. 외국에서 인턴 여대생을 성희롱했던 권력자 최측근이 기억난다. 모든 동물들은 우월적 지위를 누리면서 만족감을 즐긴다. 일본원숭이는 그 만족감을 즐기기 위해 힘이 약한 동료들의 온천욕을 금지하고 번식행동도 금지한다. 우리 민족도 과거에는 서얼을 차별했다. DNA가 다르다고 여겼다. 귀족과 천민을 나누는 서열의식은 동물들에게는 오랜 관습이었고 덜 진화한 인간들도 여전히 가지고 있다. 문명의 암흑기에 지구에는 노예제도가 보편적일 때도 있었고 흑인이 못 타는 버스, 동양인 출입금지 식
우르르르 천둥 달리는 소리 들린다. 한바탕 비가 쏟아지겠다. 빗소리 와르르 마른 마당 덮쳐오면 비릿한 흙냄새 또 한 번 퍼올리겠다. 콧속으로 엄습해오는 추억 속 내음, 환하게 웃는 미소. 내 기억 속 마당은 마치 영화 스크린처럼 숱한 등장인물들을 불러들이며 늘 빗소리와 함께 등장한다. “아이구, 비온데이. 퍼뜩퍼뜩 나온나.” “야들아, 다 젖는데이. 빨리 안 나오고 뭐하노?” 어머니 재촉에 구석구석에서 달려 나온 6남매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삽을 챙기신 아버지 밖으로 달리시고 마른 빨래 급히 들여지고 마당에 널려진 삶은 나물 비닐 째 둘둘 말아 들이고, 농기구 몇 가지에 마지막으로 자전거까지 헛간으로 들여놓으면 금세 비설거지는 끝이 난다. 후두두둑, 빗방울 뚫기 시작하면 비로소 잠잠해지는 마당. 몇 장 특별 간식 부침개로 배를 채운 우리 남매들, 마루에 두 다리 늘어트리고 고개 까딱거리며 바라보는 그 비가 쏟아지는 마당은 참, 평화롭다. 적시면 적시는 대로 흠뻑 젖어줄 줄 아는 흙 마당의 여유. 한 없이 쏟아내는 장마 비 감당할 수 없을 땐 질퍽질퍽 제 속까지 다 토해놓는다. 마침내 햇살 나오면 그 속 달래줄 거
최근 사회복지에서 가장 많이 강조되는 것 중에 하나가 ‘복지 체감도’이다. 이는 여전히 복지가 취약계층에 집중되어 있어, 국민들이 누릴 수 있는 보편적인 복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지예산이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국민의 복지 체감도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복지가 국민에게 전달되는 과정의 문제를 고려해 봐야 한다. 전달체계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에 하나는 복지 수요의 확대에 대한 대응이 분절적으로 이루어져왔다는 것이다. 체계적인 계획하게 이루어지기보다는 정치·사회적 사안에 따라 돌발적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더욱 많았다. 그리고 일단 조직이 확장되면, 관련 부처, 부서 및 기관들은 자신의 영역을 고수함으로써 지속적인 확장을 추진하는 현상도 두드러져 서비스 간의 파편화, 중복, 사각지대의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 따라서 국민의 시각에서는 비슷한 사업들을 여러 기관에서 하고 있어 낭비로 비춰지거나, 너무 복잡해서 정작 지원이 필요할 때 어디를 찾아가야할지 난감하다. 이와 관련하여 박근혜 정부에서는 ‘맞춤형 복지’라는 정책 목표를 내세우며, ‘생애주기별 맞춤형 사회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