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5일 윤석렬 대통령은 이주호 교육부장관에게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건 수능문제로 내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 또한 발령 6개월 밖에 않된 교육부 대입국장이 경질됐고, 교육부 장관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감사를 공표했다. 다음날부터 교육당국은 물론 수험생과 학부모, 교사 등 교육계 전체에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2주가 지난 현재도 논란은 가라않지 않고 있고, 정작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은 점점 커지고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이고 입시제도의 핵심은 공정성 확보에 있다. 대한민국에서 입시제도 만큼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분야는 없을 것이다. 우리 몸의 신경망 만큼이나 복잡하고 섬세하다. 수능이 도입된지 30년이 흘렀고, 정권마다 선의를 가지고 개선안을 발표했지만 그때마다 여론의 질타를 받았고, 입시제도를 둘러싼 크고 작은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물론 이때마다 가장 큰 피해를 본 당사자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었다. 엄청난 사회적 비용 지출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그나마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 낸 것이 ‘수능 4년 예고제’다. 고등교육법 34조의 5항은 ‘대학수학능력시험 등 교육부장관이 시행하는 시험의 기본방향과 과목,
지난 6월 2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제172차 국제엑스포기구(BIE) 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2030 세계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의 연사로 직접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도 현지에서 적극적으로 유치 활동을 하였다. 세계엑스포가 과연 무엇이길래 각국의 최고위층들이 직접 나서는 것인가? 세계엑스포는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 중 하나로서 개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는 효과가 지대하다. 국가 브랜드 가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현 정부의 비전을 실현하는데 다른 어떤 요소보다 향상이 필요한 부문이기도 하다. Anholt-Ipsos 국가 브랜드 지수에서 한국의 국가 브랜드 순위는 2007년 30위, 2012-13년 27위, 2020년~2022년 23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향상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하다. 1988년 서울 하계 올림픽, 2002년 월드컵,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등을 개최한 바 있지만, 2022년 Anholt-Ipsos 국가 브랜드 지수 세계 2위인 일본은 2025년 예정된 오사카 세계엑스포를 포함하여 세계엑스포 3회,
국민연금은 제도 시행 34년만에 가입자 2200만 명, 수급자 600만 명 시대를 열어 명실상부한 국가 대표 노후보장제도로 성장했다. 국민연금 급여는 ‘더 많이 내고’, ‘오래 낼수록’ 증가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에 가입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연금공단은 더 많은 국민이 연금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우선, 출산과 병역의무 이행에 대해 보험료 납부 없이도 가입기간을 추가로 인정해주는 크레딧 제도가 있다. 둘째 자녀 이상 출산 시 자녀 수에 따라 최대 50개월까지 국민연금의 추가 가입기간을 인정해주고 있으며, 병역의무 이행과 관련해서는 현역병, 전환복무자, 상근예비역, 사회복무요원으로 6개월 이상 복무한 자에게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6개월 추가 인정해주고 있다. 크레딧 제도와 더불어 국민연금은 취약계층 등의 연금보험료 납부 부담을 덜어주고 더 오래 가입할 수 있도록 납부할 연금보험료의 50%에서 최대 80%까지 지원해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농어업인에 대해서는 월 보험료의 50%(최대 4만 6350원)를 지원하며, 근로자 1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월소득 260만 원 미만인 신규 근로자에게 월 보험료의 80
대한제국의 국권이 일본으로 넘어가자 양정의숙 경제과를 졸업한 안희재는 연해주의 중심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했다. 연해주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 항일무장투쟁을 전개했던 홍범도를 비롯한 독립군과 애국지사들로 붐볐다. 근대 조선에서 드물게 경제학을 공부한 안희재의 눈에 들어온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재정난이었다. 독립을 주창하며 사자후를 뿜어내는 지사들이 들끓고 독립군에 지원하는 열혈청년들이 넘쳐났지만 그들의 활동과 무장을 뒷받침할 경제적 기반이 없었다. 나라를 되찾기 위한 투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안정적으로 독립투쟁 자금을 조달해야 했다. 안희재는 가장 빛이 나지 않는 그 일을 자신이 맡기로 했다. 고향 의령으로 돌아온 안희재는 제지업에 뛰어들었다. 사업이 잘 되었지만 그 정도의 수입으로는 국내외에서 전개되는 독립자금을 대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는 경상도의 거부였던 아버지 안발로부터 물려받은 전답 2000마지기(40만 평)을 팔아 부산에서 백산상회를 설립했다. 백산상회는 독립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기업인 동시에 국내외를 연결하는 독립운동 거점이었다. 안희재가 국내에서 선구적으로 백산상회를 근대적 형태의 합자회사로 전환한 것은 1917년이었다. 그는 경상도의…
‘정성운동’은 함흥-흥남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북한에서 ‘정성운동’은 1961년 흥남에서 전신 3도 화상을 입은 소년을 흥남비료공장 의료진과 함흥의대 실습생들이 자신들의 피부를 이식해 살려낸 이야기를 ‘정성운동’으로 호명한 대중운동이다. 160여명의 피부를 이식해 기적적으로 살려낸 방하수 소년의 이야기는 사회주의 인간형상 창조의 원형으로 불려진다. 사회주의 인간형상이란 자신의 피와 살을 남에게 주는 헌신과 희생정신을 말한다. 이러한 이유로 ‘정성운동’의 발원지인 함흥의학대학은 1990년 정성대학으로 개칭했다. 함흥-흥남은 어떻게 ‘정성운동’의 발원지가 되었을까. 당시 북한은 해방과 함께 전쟁으로 파괴되고 몹시 가난했다. 남북의 체제 대립이 심했던 냉전시기 사회주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무엇이 필요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먹고 입는 문제부터 해결해야했다. 화학공업지대로서 천혜의 자연 지리적 조건을 가지고 있는 함흥-흥남에는 숙련된 노동력과 산업시설이 밀집해 있었다. 먹는 문제, 입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함흥의 재건은 최대의 관심사였다. 함흥과 흥남의 중간지점에 건설된 2.8비날론 공장은 전 국민의 관심과 지원으로 세워졌다. 함흥-흥남이 재건되는 과정에 생겨난
경기신문은 26일자 1면 ‘경기도내 기초지차체 위기청소년 전문 상담 인력 턱없이 부족’ 제하의 기사를 통해 ‘위기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지만 도내 각 지방정부의 전담인원이 부족하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제대로 된 상담이 진행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도내 기초지방정부들은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운영하면서 가정폭력, 가출, 폭력 등 위기 상황에 놓인 청소년 문제 해결과 사회 적응을 돕고 있다. 전문 상담사들은 청소년 개인 상담은 물론 놀이치료, 심리검사 등 전문적인 심리치료를 병행하며 상담하고 있다. 그러나 전담 상담 인력이 매우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원시에는 청소년 20만 2462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20명이 위기청소년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을 담당하는 수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전문 상담 인력은 겨우 50명이다. 상담 인력 1명당 40명의 위기청소년을 관리해야 한다. 상담이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전문 상담 인력들은 “퇴근 이후에도 업무를 보는 등 과로에 시달리는 것은 물론, 위기청소년들이 상담을 신청해도 미뤄지는 경우가 생긴다"고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상담 서비스가 3~6개월 지체되고 있다고 한
정치권이 극한대결 대오를 좀처럼 풀지 않는 갑갑한 시국에 경기도가 실행하고 있는 작지만 소중한 노동 혁신행정들이 신선하다.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 개정과 ‘찾아가는 노동 상담’이 그것이다. 거대 담론을 중심으로 무한대결 기류에 빠져 소음만 양산하고 있는 중앙정치에 넌더리가 난 지역민에게 정치하는 사람들이 헤아려야 할 진정한 덕목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변화다.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불합리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경기도는 경비원 임금 피해 방지대책 등을 담은 ‘제18차 경기도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을 개정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 사항은 총 6개로, 우선 사회 쟁점이 되는 경비원 임금 착복 등 임금 피해 방지를 위해 경비원을 비롯한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을 용역업체가 관리주체에 청구할 경우 제출한 임금 내역과 일치하는지를 확인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또한, 단지 내 어린이 보육환경이 열악해지지 않도록 어린이집 임대료 산정 기준을 기존 보육 정원에서 보육 현원으로 변경하는 등 기준을 개정했다. 이 밖에도 혼합단지의 공동의사결정을 위한 협약서 마련,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주택관리업자 선정 절차 변경 등을 반영했다. ‘경
우리 주변을 조만 돌아보면 우리는 혼돈과 무질서의 어딘가에서 허우적대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바로 알 수 있다. 우리는 거대한 질서 속에서 웅장한 생명의 협주곡을 함께 연주하는 중이다. 우리의 몸을 이루는 분자는 이전에 누구의 몸 혹은 자연의 일부였고, 또 앞으로도 누군가의 몸 혹은 자연의 일부가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의 몸을 결코 소멸하지 않고, 지구 상의 생명이 계속되는 한 끊임없이 다시 어딘가에서 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내 몸의 분자 단위만이 아니라, 내 몸을 꾸려가는 기본 원리도 살아 있는 세상의 모든 나머지와 함께 같은 원리로 돌아가며 함께 호흡한다. 우리는 진정 우주에 속한 존재이며, 이 귀속감을 깨닫는 일은 우리 삶에 진정한 의미를 일깨우고 그 깊이를 더해준다. (프리초프 카프라) 예수가 당면했던 사회 분위기와 부처가 출현하신 시대, 혹은 당면했던 사회 분위기는 유사한 점이 있습니다. 형식에 치우친 종교적 관행이라든가, 지식층인 성직자 계급이 일반 백성들의 종교적 욕구를 악용하고 왜곡시키는 작태는 엇비슷했지요. 부처님과 마찬가지로 예수님도 그 모든 걸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라 완성시키러’ 오셨고, 광명과 해방의 길이 모든 인간에게 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