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수원성을 바라보며 꿈을 꾼다. 보이는 곳마다 마음으로 그림을 그린다.” 오래동안 지켜보던 수원화성에 설치미술로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것은 2002년 월드컵이 개최되던 해 장안공원부터이다. 수원화성국제연극제의 주무대가 되는 장안공원 성벽에 설치미술을 한다고 했을 때 모든 사람들은 전통적 성벽에 너무나 강한 개성의 현대미술 작품 설치는 위험하다고 말렸다. 하지만 미술을 연극속에 접목시켜 연극과 미술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수원의 새로운 문화 에너지를 창출해야만 했던 절실함이 더 컸다. 며칠전 고인이 되신 수원화성문화재단 이장우 이사장님과 지금은 수원여성가족회관 관장이신 황의숙 이사님이 연극제집행위원회를 설득하여 그려놓았던 ‘흑-Black project’을 햇빛과 바람에 강한 사틴천에 텍스타일프린팅을 하여 장안문 성벽부터 북서포루까지 6m 간격으로 성벽에 걸었다(480×140cm 작품 29개). 2002년 수원시장 선거, 경기도지사 선거와 월드컵 열기로 용광로 같았던 수원 장안공원 국제연극제 무대의 수원화성 프로젝트는 국내외 언론의 집중적 조명을 받으며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수원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타조와 뜸부기, 도요새 등은 소문난 일처다부제 조류들이다. 부부금실의 상징인 원앙새는 사실 알고 보면 암수 모두 대표적 바람둥이다. 새끼 원앙의 DNA를 분석, 비교했더니 40%가량이 다른 수컷의 자식이었다는 연구결과가 있어서다. 조류 학자들은 이 같은 이유가 암컷의 번식 본능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여러 수컷과의 관계를 통해 다양한 유전자를 가진 새끼들을 낳음으로써 생존 확률이 그만큼 높아져 그렇다는 것. 조류들의 생존본능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둥지에서 새끼를 품고 있는 물떼새는 포식동물이 접근하면 처음엔 새끼들을 부둥켜안고 몸을 숨긴다. 그러나 일단 들켰다 싶으면 둥지로부터 저만치 날아가 땅바닥에서 퍼덕거린다. 날개 부러진 시늉을 하면서 연기를 하는 것이다. 물론 새끼 보호가 목적이다. 이 또한 모성애와 생존본능의 결과다. 곤충들도 예외는 아니다. 아카시아 나무 입을 먹고 사는 흑바구미는 주변에 작은 충격만 줘도 잎이나 가지에서 뚝 떨어져 죽은 척을 한다. 딱정벌레는 강한 적을 만나면 벌렁 뒤집어진다. 시체는 맛이 없으니 그냥 지나치라는 생존본능의 몸짓이다. 덕분에 두 곤충은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번식을 구가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개체보존이라든지…
새벽 꿈 /김연숙 집 앞 계단을 오르려는데 계단 끝에 혼자 앉아 고개 숙인 채 갈색 재생 노트에 낙서를 하고 있는 한 여자를 보았어 쓰여 있는 글자들을 보았지만 잊어버렸어 다만 그녀가, 제 인생을 묻고 있구나 길을 찾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했어 내 눈길이 가닿자 무안한 듯 웃으며 얼른 가슴 쪽으로 글자들을 가리는 그녀는 그러나 남의 운을 읽어주는 점쟁이 나는 그녀에게 물었다 내 시집 언제 나올 거냐고 그것이 내게, 무엇이 되겠느냐고 - 김연숙 시집 ‘눈부신 꽝’중에서 화가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다. 시인이 시집을 내는 것은 시에게 집을 지어주는 거와 같다. 시인이 다 시인이 아니고 시집을 내야만 비로소 시인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시인이 시집을 낼 때는 설렘도 있겠지만 내 시집 언제 나올 거냐고 꿈을 꿀 정도로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는다. 시가 무슨 힘이 되느냐 묻는 요즘, 시가 시집이 시인에게 무엇이 되겠느냐 그 의미를 묻는다면 그저 고개가 깊어질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시를 쓴다. 선과 악, 지능, 무의식, 레시피가 뭔지 모르는 인간은 난해한 책이다. 약한 자와 소수의 편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이 인간에게 대항하는 운명
중국어선들이 제집 안방처럼 우리 영해에 들어와 불법조업을 해 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 정부의 답변은 항상 똑같다. 긴급 대책회의를 열겠다는 말, 그리고 재발방지에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무려 17년 동안 앵무새처럼 이 말을 되풀이 해왔다. 물론 해경이 단속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흉기로 무장한 중국어선에 올라가 목숨을 걸고 단속한다. 지난 2011년에는 중국 어선을 나포하는 과정에서 우리 해경이 흉기에 찔려 숨지기도 했다. 국민의 여론이 비등할 때마다 강력 단속과 사법처리를 외치지만 이 시간에도 서해 우리영해엔 대선단을 이룬 중국어선들이 새카맣게 몰려와 불법 조업을 하고 있단다. 어민들은 정부에 대한 불만이 많다. 중국 어선들이 들어와서 쌍끌이 그물이나 갈고리로 바닥을 훑어내 꽃게, 해조류, 조개류까지 싹쓸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 어민들이 설치해 놓은 어구들도 걷어가고 쓰레기, 폐유 등도 함부로 버리고 간다. 이러니 어장이 황폐화되고 있다. 어민들은 실제로 올해 5월까지 꽃게 어획량이 작년 대비 1/3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하소연한다. 이에 지난 5일 새벽 연평도 어민들이 불법조업 중국어선 2척을 직접 붙잡아 우리 경찰에
글로벌시대를 선도해가는 지자체의 국제적 교류가 활성화 되어야한다. 지자체의 사회경제적발전은 물론 지역민의 국제교류를 확대시켜 갈 수 있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인천시의 지정학적으로 인접해 있는 중국지방정부와 교류활성화 시도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한중 FTA 체결 이후 한중 관계를 강화시켜가기 위해서 인천시는 중국지방정부와 교류확대를 시도했다. 양국의 지역 간 교류증대는 지역발전은 물론 국가발전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인천시는 한국과 중국의 지방정부 간 교류 활성화를 위해 양국 광역자치단체장들이 협의를 가졌다. 이들은 제1회 한중지사성장회의가 7일 송도국제도시에서 개최하였다. 9일까지 열리는 이번 회의는 한국의 시도지사협의회와 중국의 인민대외우호협회가 한중 FTA 서명 1주년을 기념해 양국 지방정부 간 경제와 문화 활성화를 도모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공동으로 개최되었다. 양국지방정부간 교류활성화로 지역발전이 모색되어야할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중국측은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장, 시짱자치구, 산시성, 톈진시, 허난성, 윈난성의 주요 간부들이 참석하였다. 한국 측에서는 인천시를 비롯한 8개 시·도지사가 참석하여 한중지방정부간 교류가 처음으로 논의되
“시집 곧 보낼게요” 시집 우송이 늦어질 때의 변(辯)이다. 출산의 고통으로 회자되는 출간 후의 우송에 점점 꾀가 난다. 시집이 아무리 많아도 일반 독자에겐 먼 일. 시인끼리 나눠보기가 대부분인데 그마저도 벅차다. 받은 시집도 늘고 지인도 느는 만큼 우송 작업도 만만치가 않은 것이다. 그렇다고 외로운 시집을 혼자만 볼 것인가. 당연히 시를 알거나 좋아하는 사람끼리나마 나눠 읽어야 시집도 세상 구경을 할 수 있다. 일반 독자가 안 사는 시집에 우송으로 콧바람을 쐬어주는 것이다. 그보다 우송이란 우정의 답신 같은 일종의 전통인즉, 주고받는 이들끼리 쌓인 아름다운 빚을 갚는 길이다. 시인들은 누구에겐가 받은 시집에 대한 예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도 시집 보내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일일이 주소 찾아 봉투 쓰고 사인을 하며 시집을 보내기까지도 일이 많은데 인장을 찍는 경우는 정성이 배가된다. 요즘은 주소를 라벨로 해결해서 전보다 수월해진 편이지만 손으로 쓴 주소에 마음이 더 가기 마련이다. 시집을 보내고 나면 문자나 카톡으로 답신이 계속 답지한다. 그 중에는 손으로 직접 쓴 편지나 이메일도 간혹 받는다. 선배 문인일수록 귀감으로 되새기게 하는
하선동력(夏煽冬曆), 즉 단오에는 부채를 선물하고 동지에는 책력을 나눈다는 말이다. 조선 초기부터 궁중에선 단오에 신하들에게 부채를 선물 했다. 그러기 위해 부채 장인인 선공(扇工)까지 두고 연초부터 부채를 제작해 놓기도 했다. 그리고 임금이 직접 나눠 주었다. 이처럼 단오는 예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됨을 알리는절기로 여겨 왔다. 또 이날은 창포 뿌리를 잘라 비녀로 삼고, 창포 삶은 물에 머리를 감았다. 농사준비로 갖지 못했던 마음의 여유를 즐기며 풍요를 기원하는 의미였다. 단오 나흘 전 음력 5월1일은 망종(芒種)이다. 망(芒) 자는 벼나 보리의 까끄라기를 이르는 말이다. 보리를 베고 벼를 심는 것이 이때다. 따라서 풍요로운 계절을 기약하면서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얼굴을 씻어 나쁜 귀신을 내 쫓는다는 뜻도 포함된다. 조선 중종 13년 설날 추석과 함께 3대 명절의 하나로 지정됐고 조선말까지 남녀노소가 함께 즐기는 큰 명절 또한 단오였다. 혜원 신윤복이 그린 ‘단오풍정(端午風情)’을 보면 당시 단오 풍속이 어떠 했는가도 잘 알수 있다. 노랑저고리 붉은 치마의 여인이 그네를 뛰는 가운데 윗 쪽 나무그늘에선 두 여인이 머리를 손질하고 아래 냇가에선 저고리를 벗
배꼽사랑 /문복희 태초에 문을 열고 내가 찾은 배꼽구멍 샤갈의 마을처럼 하얀 꽃이 피어난다 달팽이 소우주 사랑? 눈을 감고 기다린다 뿌리 깊은 탄생의 씨 거룩한 평화의 방 볼 수 없는 바닥까지 길도 없이 내려간다 영혼의 거대한 감옥 깊은 울음 채워간다 어머니와 내가 한 몸이었던 것을 기억하는 배꼽. 우주창조의 빅뱅이 일어난 핵(核)처럼 누구에게나 있는 자기역사의 중심이 배꼽이 아니던가. 내 생명의 시원(始原)이었던 엄마의 흔적. 돌이켜 보면 원래 배꼽도 없는 존재처럼 근원을 잊고 살아왔다. 세상을 한 바퀴 돈 듯 지친 생애의 어느 오후 문득 아들의 배꼽에서 나를 본다. 달팽이처럼 시간을 감싸고 있는 어머니를 본다. 탄생과 이별이 공존하는 평화의 방을 본다. 떨어져 있으면서도 단 한번도 떨어져 살아서는 안 되는 사랑의 감옥에서 내 영혼의 울음이 들렸다. 시인은 왜 배꼽을 사랑하는지, 왜 우주를 배꼽에게서 찾아야 하는지 진리를 노래하고 있다. 인사도 못하고 떠나보낸 어머니처럼 나를 만드신 원초적 사랑을 떠나보낼 뻔한 나에게 배꼽사랑은 존재에 대하여 시간에 대하여 지워지지 않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김윤환 시인 - 문복희 시조선집 ‘싸리꽃’
경기도는 공공예술기관을 ‘공공의 문화향유 기회 확산’이라는 본연의 기능이 마비된 생존의 각축장으로 만들지 못해 안달이 났는가. ‘통폐합’, ‘구조조정’ 카드를 빈번하게 꺼내 들며 어중간하게 조직을 매번 흔들어버리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 2008년 경기도미술관, 경기도박물관, 백남준아트센터, 실학박물관, 전곡선사박물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의 운영을 경기문화재단에 위탁, 2008년 경기도문화의전당과 경기도립예술단의 통합, 2008년 한국도자재단이 운영 중이던 경기도자박물관을 경기문화재단에 이관, 2009년 여주 세계도자전시관의 문화체험시설을 여주시와 여주도자기조합에 이관, 2010년 경기도자박물관을 다시 도자재단에 이관, 2014년 도자 문화체험시설을 또다시 도자재단에 이관, 그리고 2016년 현재, 경기문화재단이 운영 중인 미술관과 박물관들을 이번에는 민간에 위탁하는 안의 추진, 경기도문화의전당의 폐지안 및 도립예술단을 별도 법인화하는 안의 추진, 한국도자재단과 경기문화재단의 통폐합 안의 추진 등, 이상이 지난 몇 년간 경기도 문화예술정책이 밞아온 행보이다. 믿기 어렵지만 채 10년도 되지 않는…
오랫동안 내려온 중소기업의 하청문제는 많은 문제를 야기시킨다. 대기업에서 수주한 공사를 부분적으로 중소기업에 하청을 주며 관리감독은 소홀히 한다. 사고의 발생방지를 위한 사전점검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중소기업계가 원청과 하청업체간의 공정거래 계약과 상생 관행이 정착될 때에 사고방지를 강화할 수 있다. 최근 지하철 정비 공사현장에서 잇따라 발생한 사고로 하청업체 직원들이 목숨을 잃었다. 하청업체의 공사비절약을 위한 관리 소홀이 빚은 결과다. 근본적 원인은 원청과 하청업체간 만연한 갑을관계와 불공정관행의 후유증 때문이다. 최근 중소기업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사이의 갑을 논란으로 정부가 제도 정비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과중한 업무와 미흡한 안전관리로 중소기업 근로자는 위험에 시달린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14년 발표한 산재 위험직종 실태조사 보고서는 건설플랜드 업종에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일하는 이유가 바빠서와 원청업체 상급자눈치 때문으로 나타났다. 철저한 안전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의 강화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원청·하청업체간 상생과 동반성장의 필요성을 환기시킬 수 있도록 법제정이 시급하다. 법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