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허, 뛰지 마세요.” “이곳에서는 뛰는 거 아니에요. 그냥 천천히 오세요.” 순환버스 기사 아저씨의 묵직한 목소리에 달려오던 아저씨도 겸연쩍게 웃으시며 천천히 걸어오신다. 슬로우시티라는 닉네임을 달고 있는 섬 청산도. 섬에 도착하자마자 순환버스 티켓을 구입한 나는 버스가 멈춰서는 곳곳에 내려 천천히 섬을 돌아보기로 했다. 처음 섬이 사람들을 불러들이기 시작한 그 ‘천천히’의 의미를 음미해보고 싶었다. 도청항 뒤로 하고 바다가 보이는 언덕을 오르자 애잔한 진도아리랑이 출렁거린다. ‘사람이 살면은 몇 백 년 사나/ 개똥같은 세상이나마 둥글둥글 사세/ 문경새재는 웬 고갠가/ 구부야구부구부가 눈물이 난다/ 아리 아리랑 쓰리 쓰리랑 아라리가 났네’ 영화 속 주인공처럼 한 서린 목청을 돋을 수는 없었지만 걷는 내내 어깨춤을 들썩이며 진도아리랑에 취하고 말았다. 저만큼 바다에서 한 발 한 발 걸어 나왔을 게 몇 마리조차 풀숲 그늘에 숨어 덩달아 기우뚱거리니 바람 더불어 이보다 더 멋진 춤판이 있을까 했다. 온갖 서러움 다 풀어냈을 그 옛날 노랫가락을 거쳐 소나무 한 그루 곁에 세우고
1937년 독일에서는 112명의 작가의 작품 1만7천여점이 처형되어버리는 초유의 사건이 일어난다. 히틀러는 독일 내의 현대미술 작품들을 압수한 다음 비독일적이고 타락했다는 죄목을 씌어 ‘퇴폐미술전’이라는 전람회에 걸어두었다가, 순회전이 끝난 후 이를 소각시켜버렸다. 운 좋게 경매를 통해 다른 나라로 빠져나간 작품도 일부 있었다. 당시 독일에 위치하고 있었던 전위적인 모든 작품이 탄핵의 대상이 되었으며, 퇴폐미술가로 지목된 작가들 중에는 피카소, 샤갈, 코코슈카, 칸딘스키, 뭉크, 클레, 마르크 등도 포함되어 있었다. 미술이 정치에 봉사하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극단적인 판단 하에 행해진 이 사건은 그토록 많은 명작이 유실되었다는 안타까움과 함께, 수많은 고결한 인격이 일시에 순교에 처해지는 듯한 강렬한 인상을 미술사에 남겼다. 그로부터 2년 뒤인 1939년 뉴욕에서는 현대미술관(MOMA)이 필립 구드윈과 에드워드 스톤이 설계한 새로운 개념의 건물을 새로 얻게 된다. 전시기획에 따라 가벽을 이동시키며 공간을 구획시킬 수 있는 유동적인 형태의 화이트큐브였다. 그전에 모마는 독일의 퇴폐미술전 경매에 부쳐진 작품 2천점을 획득하는 행운을…
“매미는 소리로 집을 짓는다/머물 때 펼치고 떠날 때 거두는 천막 같은 집/매미들은 소리로 마을을 이룬다/참매미, 쓰름매미, 말매미 모여 온 여름 들고나며 마을을 이룬다/여름에는 사람도 매미네 마을에 산다.” 아동문학가 정현정이 노래한 ‘매미네 마을’이란 동시다. 요즘이 꼭 이렇다. 도심은 물론 아파트단지, 주택가 어딜 가나 한밤중은 물론 새벽까지 시도 때도 없이 울어대는 매미들이 넘쳐 나서다. 매미 울음소리는 90dB을 넘는다. 도로변 자동차 주행소음 67.9㏈보다 큰 것은 물론 주거지역 야간 소음규제 기준인 45㏈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매미 울음소리를 소음 공해라 부르는 이유다. 아파트 층간 소음 기준이 주간 43㏈, 야간에는 38㏈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미 울음소리는 분명 과태료 감이다. 하지만 정작 매미는 옆에서 쏘는 대포소리도 듣지 못할 정도로 청각이 무디다. 곤충학자인 파브르는 이를 두고 ‘매미의 울음소리는 청각장애인의 고함소리’라고 말하기도 했다. 매미가 시끄럽게 우는 이유는 짝짓기를 통해 종족을 보존하기 위해서인데 밤과 낮을 가리지 않는 것은 빛 공해로 인한 생태계 변화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은 소음과 농가 피해 때문에 골칫거리로 전락했지만
독살 /김선태 신안군 자은면 할미섬엔 아직도 독살이 있다 원시시대 돌그물이다 물고기들은 예나 지금이나 이 돌그물에 걸린다 아니 걸린다기보다 갇힌다 밀물 때 멋모르고 들아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뛰어놀다가 어느 새 스멀스멀 돌 틈으로 썰물이 져서 미처 빠져나가지도 못한 신세가 된다. 나 세상에 태어나 너라는 독살에 갇힌 적이 있다 딱 한번 갇힌 뒤 지금도 빠져나가지 못했다 폐허의 갯바닥에서 한 마리 숭어처럼 파닥이고 있다 그놈의 원시적 사랑법을 버리지 못하고 끝내 자승자박의 물고기 되어 아직도 너라는 튼튼한 돌그물에 꼼짝없이, 갇혀 있다. 바닷물이 빠져나가면 독살이 드러난다. 독살 안에서 물고기들은 갈 곳을 잃는다. 조금 남아있는 물속에서 이리로 저리로 몸을 움직여보지만 이전의 바다 속이 아닌 막다른 길이다. 그 길에서 물고기들은 물이 들어오기를 기다린다. 그런 독살이 바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우리라는 길을 걸어오는 동안 다양한 독살 안에 갇힐 수 있다. 시인은 너라는 테두리 안에 갇혀있는 사랑의 독살을 이야기하고 있다. 밀물이 왔다가 썰물이 빠져나가는 사람이었다고 할 수도 있는 일, 그러나 시인은 그러질 못하고 제 스스로 올가미를 씌우고 있다. 그
여름철은 음식물로 인한 식중독이나 유행성 결막염과 같은 전염성 질환관리가 가장 중요한 시기이지만, 무더운 여름인데도 겨울인 것처럼 감기증상이 있고, 춥게 느껴지거나, 두통과 어지럼증 그리고 피로감이 지속된다면 ‘냉방병’을 한번 의심해야 합니다. 냉방병, 더 자세하게는 냉방증후군은 실내온도가 외부에 비해 5도 이상 낮은 상태로 오랫동안 지냈을 때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의 혼란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두통, 근육통, 소화불량, 피로감, 졸음, 현기증, 손발 저림과 같은 증상들이 함께 나타나게 됩니다. 냉방병은 정식 의학명칭은 아니고 외부 온도변화가 크면 우리 몸이 이에 적절하게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병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가벼운 냉방병인 경우에는 실내온도를 외부와 5~8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고, 몸이 외부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업무 중간에 적절한 휴식과 환기, 햇볕 쬐기 등을 해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흔히 의학적인 관점에서 ‘냉방병’이라고 하면 여름철 냉각수에 오염되어 있던 레지오넬라균이 에어컨을 통해 퍼지면서 폐렴을 유발하는 레지오넬라균폐렴을 말하는 경우가
한 사회에서 인권을 보장하는 가장 큰 장벽은 개인을 집단의 속성으로 정형화 시키고 배제하는 사회적 태도다. 한 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과 맥락보다는 여성, 장애인, 이주민 등 그가 속한 집단의 속성으로 판단하고 배제하는 행태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집단 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남성과 여성, 정규직과 비정규직, 금수저와 흙수저 등의 갈등은 사회구조적 문제들이 깊어지고 있는 결과이다. 인간다운 삶이 보장되지 못하는 사회에서 내가 살기 위해서는 나와 다른 사람들을 집단으로 정형화하고 차별과 배제하는 이기주의적인 삶의 방식이 만연하게 된다. 최근 부산에서 광란의 질주로 3명이 죽고 14명이 다친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건 직후 운전자가 뇌전증 발작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뇌전증 환자의 운전면허를 정지해야 한다거나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경찰청 간의 질병정보 공유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등의 논의가 제기되었다. 뇌전증 환자의 교통사고 한 건을 두고 마치 뇌전증이 사회생활을 못하는 심각한 질환인 것처럼 포장하고, 뇌전증 환자 전체를 마녀사냥처럼 다루는 분위기였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약 30만 명의 뇌전증 환자가 있으며 약물로 관리하면 충분히 사회생활이
멧새소리 /백석 처마 끝에 명태明太를 말린다 명태明太는 꽁꽁 얼었다 명태明太는 길다랗고 파리한 물고긴데 꼬리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 해는 저물고 날은 다 가고 볕은 서러웁게 차갑다 나도 길다랗고 파리한 명태明太다 문門턱에 꽁꽁 얼어서 가슴에 길다란 고드름이 달렸다 - 백석 시집(고형진 엮음) ‘정본 백석 시집’ 절망에 가득 찬 시간을 보내던 늦가을 이른 아침, 길바닥에 뒤집힌 채 떨어진 잠자리 한 마리를 본 적이 있다. 아직 죽지 않았는지 찬 이슬에 젖은 다리를 가느다랗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언뜻 ‘내 처지와 비슷하구나’라는 생각을 하고는 뒤돌아가서 길 한 쪽에 바르게 놓아주었다. 그 내용으로 시를 한 편 쓰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멧새소리’에서는 화자(시적 주체)가 꽁꽁 언 명태를 보고 자신도 가슴에 고드름이 달릴 만큼 얼었다고 말한다. 틀림없이 그도 극심한 절망 속에서 버둥거리고 있었으리라. 그런데 살아가면서 한두 번쯤 절망에 빠지지 않는 사람은 없다. 혹은 파괴된 생활난에 혹은 처참하게 떨어진 자존심에 혹은 비참한 관계들로 인해 한 여름인데도 꽁꽁 얼기도 한다. 그러나 明
본보는 지난 9일자 사설을 통해 미국선녀벌레라는 돌발해충이 창궐해 농경지와 산림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지적한 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철저한 방제를 실시하라고 경기도에 권고한 바 있다. 이에 도가 미국선녀벌레 방제에 적극적인 자세로 나섰다. ‘미국선녀벌레와의 전쟁’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9일자 사설에서도 지적한 것처럼 이 벌레는 국내에 천적이 없다. 농약을 쳐도 7일만 지나면 다시 몰려오며 알을 줄기 속이나 틈에 숨겨서 낳는 성질이 있다. 발견하기 힘든데다가 생명력도 강해 ‘좀비벌레’라고도 불린다. 도에 따르면 미국선녀벌레는 현재 도내 23개 시·군 농경지 6천198㏊에 걸쳐 발생, 작물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한다. 시급한 방제가 필요한데 8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방제적기를 놓치면 배, 포도, 인삼, 콩 등 경기도 주요 작물의 20~30%에 달하는 손실이 우려된다. 이에 도는 예비비 12억 원을 투입, 피해가 우려되는 19개 시·군 농경지 2천686㏊에 한달 동안 집중 방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8월에 수확하는 작물이나 친환경 농업지역에는 친환경 약제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방제를 적극적으로 해야 하
‘이름’을 우리말 사전에서 찾아보면 ‘다른 것과 구별하기 위하여 사물 단체 현상 따위에 붙여서 부르는 말’이라고 돼있다. 사전에서도 언급했듯이 개인은 물론 학교 단체 사물 등 모든 것에 이름을 붙인다. 특히 사람에게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름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우리 민족의 경우 그 중요성이 더해 문중마다 항렬이 있고, 그 ‘돌림자’에 따라 이름을 지어 항렬만 보고도 금세 본관이 어딘가 알아차리기도 한다. 좋은 이름을 짓기 위해 돈을 주고라도 작명소나 철학관을 찾는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붙여진 이름이 마음에 안 들거나 놀림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지난 1995년 1년 간 대법원이 한시적으로 개명을 허용한 적이 있다. 현상범 김치국 송충희 조지나 등 발음과 어감이 이상한 이름을 가진 학생들의 개명신청이 봇물을 이뤘다. 평생동안 불려질 이름은 부르기 쉽고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고 했던가. 학교 이름도 마찬가지다. 10여 년 전 의정부 장암초등학교 인근 택지지구에 신설된 초등학교 이름을 신장암초등학교로 지었다
Q:프리랜서인데 국민연금을 납부해야 하나요? A:프리랜서도 국민연금 납부해야 한다.국민연금은 소득이 있는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가입 대상이다. 프리랜서도 국민연금공단에 월평균소득을 신고하여 연금보험료를 납부해야 합니다. 국민연금은 국가에서 시행하는 노후소득보장제도로, 18세 이상 60세 미만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국민연금에 가입해야 하고 소득이 있을 경우 연금보험료를 납부해야 합니다. 만약 단시간 근로자로 4대 보험이 적용되는 사업장에 입사했을 경우 고용기간이 1개월 이상이고 근로시간이 월 60시간인 때에는 사업장가입자로 가입이 됩니다. (일용직 근로자는 1개월 이상 근로, 1개월간 8일 이상 근로하며 소정근로시간이 월 60시간 이상) 이때 사업장의 국민연금 업무담당자가 취득신고를 하게 되는데, 기준소득월액의 9%가 연금보험료로 고지되며 사용자가 50%를 부담하고 본인의 월급에서 나머지 50%가 공제됩니다. 사업장가입자로 가입되지 않을 경우에는 지역가입자로 가입해 연금보험료를 납부해야 합니다. 이때 월평균소득액을 공단에 신고하여 월평균소득액의 9%를 연금보험료로 납부해야 합니다. 하지만, 계속적으로 소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