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분권 실현을 위한 ‘자치분권지방정부협의회’가 구성됐다. 전국 23개 기초지방자치단체 시장·군수·구청장들은 최근 시흥시 시흥ABC행복학습타운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김윤식 시흥시장을 초대 회장으로 선임하는 등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중앙정부에 자치분권 관련 법령 및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지방정부의 역할을 이해하는 리더를 발굴·양성하는 한편 지방자치 및 분권 관련 공동 연구 수행을 통해 주요 정책 의제 등을 중앙정부에 제시하기로 했다. 지방분권은 노무현 대통령 당시부터 추진돼온 과제다. 지난해로 지방자치 20년을 맞았지만 지자체의 실질적인 권한은 없고 책임만 뒤따른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앙정부의 간섭과 규제에 얽매여 지역주민들이 자기결정권을 갖지 못하는 폐단으로 인해 삶의 질마저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년이나 지방자치를 해왔지만 아직도 지방을 하부기관처럼 보는 중앙 본위 사고의 틀이 매너리즘에 빠지게 했다. 그래서 이날 모인 전국의 시장 군수 구청장들은 지역 중심의 분권 정책이 정립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완전한 주민자치와 지방분권이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한 것이다. 진정한 지방자치와 분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난해 10월 민병주의원(새누리·대전 유성구)이 EBS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놀라운 점이 있다. EBS 수능 최고 인기과목은 영어나 수학이 아니었다. 바로 ‘한국사’강의였다. 2014년 EBS 수능강의 누적이용건수 272만5천54건이었던 한국사 강의는 2015년 1천898만7천44건으로 약 7배나 폭증하면서 전체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영어는 671만990건으로 2위 ▲국어과목이 558만257건으로 3위 ▲수학과목이 296만6천377건으로 4위였다. 1위 한국사 과목과 2위 영어와의 격차는 3배에 가까웠다. 이는 한국사가 행정공무원과 경찰공무원 등 공무원 시험에 필수로 채택되고 있어서다. 뿐만 아니라 내년부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한국사 시험이 필수로 포함되면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사를 수능 필수로 지정하게 된 것은 일본, 중국 등 주변국의 역사 왜곡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사 교육을 강화해 청소년의 역사인식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한국사 시험은 4교시 탐구영역 시간에 치러지게 되며 문항 수는 20개, 만점은 50점이다. 뿐만 아니다. 오는 2018년부터 중·고교 역사교과서에서 삼국시대부터 신라의 삼국 통일, 고구려를 계승한 발해와
미국의 전략무기가 향후 계속 단계적으로 한반도에 투입될 것이라고 한다. 이는 25일 국방부 대변인의 정례브리핑에서 나온 설명이다. 이 설명에서는 미국의 전략무기 한반도 투입문제와 관련해 한미합동참모본부가 계속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반도에 투입될 미국의 전략무기는 기본적으로 핵무기를 탑재하고 있다. 이 전략무기의 대표적인 것은 B-52와 B-2 폭격기, 핵추진 잠수함, 핵추진 항공모함, F-22 전투기 등이다. 이것들은 공통적으로 미국이 동맹국을 지원하는 핵우산의 핵심전력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지난 1월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하자 10일에 미국은 B-52 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격 출동했다. B-52 폭격기는 B-2 전략폭격기와 F-22 전투기와 마찬가지로 무게 320-350㎏의 B61 핵폭탄과 무게 1천100㎏의 B83 핵폭탄을 장착할 수 있다. 지난 16일 F-18 전투기 등 90여대의 항공기와 5천700여명의 승조원을 태운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존 C. 스테니스 전단이 모항인 워싱턴주 킷샙 해군기지를 출항해 동아시아로 향했다. 특히 지난 20일 일본에 배치된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
가족 간에 부동산 등을 증여하거나 양도하는 경우에는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결혼 등으로 새로이 출발하는 자녀에게 집 마련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부모들로서는 관련된 세법규정을 정확히 알아야 뜻하지 않은 낭패가 없다. 자녀들이 부동산을 구입하는 경우 해당 재산의 취득자금을 입증하지 못하면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직업·연령·소득 및 재산 상태로 보아 자산을 자력으로 취득한 것으로 보이며, 자금출처로서 입증하지 못하는 금액이 취득재산가액의 20%와 2억원 중 적은 금액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제외하고 있다. 배우자 또는 자녀에게 부동산 등을 양도하는 경우에는 양도재산의 가액을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하여 증여세가 과세된다. 다만, 양도한 사실이 명확하여 객관적 자료에 의해 입증되는 경우에는 증여로 추정하지 아니한다. 또한 특수관계자에게 1차 양도하고 그 양수자가 3년 이내에 당초 양도자의 배우자 또는 자녀에게 2차 양도하는 경우에도 가족이 직접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하여 증여세를 과세한다. 10년 기간 내 배우자에게 6억원, 자녀에게 5천만원까지 증여하더라도 증여세가 없다. 이를 초과하여 증여하는 경우에는 동 금액만큼 증여재산
다매(茶梅), 수선(水仙), 납매(臘梅), 옥매(玉梅)는 예부터 우리 조상들이 ‘설중사우(雪中四友)’라 부르는 한겨울 꽃들이다. 모두가 차갑고 삭막한 겨울에 따뜻한 봄기운을 알리는 전령사 구실을 한다고 해서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오고 있다. 다매는 잘 알다시피 동백(冬栢)을 가리킨다. 동지섣달의 해풍과 골바람을 이겨내며 해안가나 사찰 주위에서 붉디붉은 꽃을 피워 봄을 알린다. ‘날 잊지 마세요’라는 꽃말을 갖고 있는 수선은 부르는 여러 이름들조차 겨울과 연관이 있다. 눈이나 얼음 사이에서 꽃이 핀다 해서 얼음새꽃, 설날 무렵 꽃이 피어 원일초(元日草)라고도 한다. 눈 속에 피는 연꽃처럼 생겼다고 해서 설연화(雪蓮花), 쌓인 눈을 뚫고 나와 꽃이 피면 그 주위가 녹아 구멍이 난다고 해 눈색이꽃이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한겨울 제일 먼저 꽃을 피우고 봄을 예고하는 것은 섣달에 피는 매화라는 뜻의 납매다. 때문에 별칭도 추위를 뚫고 찾아오는 반가운 손님이라는 뜻의 한객(寒客)이다. 특히 설중사우 가운데 향기가 제일 좋아 한겨울에도 즐길 수 있는 꽃으로 꼽았다. 중국 최초의 여제(女帝) 측천무후가 반했다는 일화도 있다. 측천무후는 국호를 주(周)로 고친 그
모래 여자 /차성환 오지 않는다. 모레 온다고 했던 모래 여자,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했건만 떠나자마자 사채업자가 들이닥쳐 잘라 버렸다. 모래 밥을 안쳐 놓고 오지에 가서 오지 않는 여자 오늘 밤도 내일 밤도 아닌 모레 온다고 한 여자 잘린 손가락에 대마초가 피고 냄새를 맡은 경찰이 철문을 두들긴다. 방구석에 놓인 관 뚜껑이 열리고 삼베옷을 입은 아버지가 튀어나온다. 아버지는 대마 잎을 염소처럼 뜯어 먹고 나는 염소젖을 쓰다듬으며 음마음마 소리내 운다. 모레에 오지 않을 것 같고 와도 안 될 것 같은 여자 귓가엔 사이렌 소리가 울리고 도시는 황사로 가득한데 치맛자락을 붙잡은 내게 모레에 올게 모래를 흩뿌리며 사라진 여자 뻑뻑한 눈알을 긁어 대는 나를 두고 모레 온다며 떠난 여자 모래를 씹으며 모레를 세면 손가락들이 모래로 떨어지고 방 안에 나 대신 모래 한 푸대 부려 놓고 달아난 여자 대마 꽃처럼 푸슬푸슬한 붉은 입술로 도망간 모래, 모레, 모래 여자 때로는 문학사에서 작품론과 작가론이 거론될 때 그 어느 쪽으로 치우쳐서 불균형을 이룰 때가 있다. 작품은 괜찮은데 사람은 좀 그렇더라는 말도 있고 사람은 좋은 데 작품은 좀 그렇더라는 말이 있다. 그러한 생각을…
자고 일어나면 끔찍한 뉴스다. 가뜩이나 어지러운 세상에 머리가 띵하다. 부천에서 초등학교 어린이를 죽인 사건에 이어 가정파괴 범죄들이 잇따르고 있다.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는 사실은 충격 그 자체였다. 시신 훼손에는 엄마도 거들었다고 한다. 제 정신이 아니다. 엊그제는 광주시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가장이 부인과 두 자녀 등 일가족 3명을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자신도 투신해 숨졌다. 지난 21일 오전 A(48·중장비 운전기사)씨는 부인(42)과 아들(18), 딸(11) 등 3명을 살해한 뒤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몇 년 전에도 인천의 ‘11살 소녀 학대 사망사건’과 ‘모자(母子) 실종사건’도 결국 ‘존속살해’로 드러났다. 지난 5년간 패륜범죄자는 10만 명을 훌쩍 넘어선다. 부모나 조부모 등 혈족을 살해하는 존속살인도 특히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2008년 45건에서 2009년 58건, 2010년 66건, 2011년 68건을 기록했다. 지난 2014년 통계에서도 94건이나 됐다. 이같은 패륜범죄, 특히 존속살인의 중심에는 경제적인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대부분이 유흥, 도박 등으로 빚에 쫓기던 자식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 혈육을 살해하는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가 2016년의 치안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 경찰의 분야별 정책수립 방향을 제안하는 ‘치안전망 2016’을 발간했다. 이 자료에서 눈에 띄는 것은 노인범죄에 관한 부분이다. 2015년 9월 기준 전체 범죄자 중 61세 이상 범죄자는 2014년 대비 9.1%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 심각한 것은 노인들의 경제적 상황에 따라 빈곤 노인층의 생계형 범죄가 증가한다는 예상이다. 실제로 노인 범죄는 최근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31~40세, 41~50세 범죄자의 발생비(인구 10만명당 발생건수)는 감소했으나 61세 이상 범죄자의 발생비는 10년간 58.5% 증가했다는 보고(대검찰청 발간 ‘2015 범죄분석’)도 있다. 경찰대의 ‘치안전망 2016’은 올해에도 노인범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왜 이처럼 노인범죄가 점증하는 것일까? 전문가의 말을 들을 필요도 없는 첫 번째 이유는 노인인구의 증가일 것이다. 우리사회가 고령화 시대를 지나 이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기 때문인 것이다. 요즘은 의학이 발달했을 뿐 아니라 식생활과 꾸준한 운동 관리 등을 통해 형성된 건강한 신체를 갖고 있어 수명이 늘고 있고 있다.…
똑같은 색깔이다. 씩씩함이 강요된 시퍼런 제복, 성공을 다짐하듯 꾹꾹 눌러쓴 각진 모자, 두리번거리는 깊은 눈망울들…. 수완나 품 공항 A6출구에 흩어져 눕거나 웅크린 채 출구를 바라보고 있는 그들은 미얀마라는 영문자 나라이름을 등허리에 붙이고 있었다. 낯익은 한글이 써진 크고 노란 패찰, 한국으로 일하러 가는 젊은이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더운 나라 조국을 떠나 춥고 낯선 대한민국으로의 첫발을 내딛는 그들을 나는 별이라 생각했다. 별은 어둠 속에서 빛이 난다. 앞이 보이지 않는 깜깜한 어둠일수록 더 빛이 나는 별. 한 때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낯선 나라로 떠나고 또 떠났던 우리들의 별을 생각해보았다. 가난한 조국을 위해, 가족을 살리기 위해 줄줄이 떠났던 별들의 길은 또 얼마나 서럽고 힘들었을지 나는 짐작할 수도 없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다시 마주한 그 나이어린 이국의 젊은이들은 줄을 지어 안내자를 따라가고 있었다. 어린 그 별들이 부디 그들의 앞날을 환하게 비추어주길 바라며 물끄러미 그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아유타야 유적지의 토막 난 석상들이 문득 떠올랐다. 내가 본 아유타야 유적지는 그야말로 충격적인 모습이었다. 수백 년 방치된 도시의 실체.
“아이들의 눈을 들여다보며 지낸 세월은 즐겁고 행복했다.” 사십여 년의 교직생활을 그렇게 요약하곤 한다. 아이들의 눈! 그 눈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교원의 특권이므로 그들이 부르면 열 일 제쳐놓고 몸을 돌려 그 눈을 바라보라는 뜻으로 전 교직원에게 회전의자를 선물하고 학교를 나왔다. 회전의자! 그게 그 세월로써 도출한 ‘교육의 결론’이 된 것이다. 세상에서 속일 수 없는 유일한 대상이 아이들의 눈이라는 걸 발견했다. 저것들이 뭘 알겠나 싶지만 그 눈은 우리가 그들을 형식적으로 대하는지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는지 당장 간파해낸다. 교육을 내세우면서도 그들을 대하는 실제적 이유는 다를 수 있지만(봉급을 받으려는 것이 가장 우세하고 합당할는지는 모르겠다), 아이들은 우리에게서 오직 사랑을 찾고 확인하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희한한 것은, 그들은 그 뚜렷한 이유에 대해 매우 너그러워서 우리의 미흡함을 끝까지 참아주고, 따지지 않고, 무조건 용서해주고, 한없이 기다린다. 심지어 사랑이나 교육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온갖 불편한 행위들에 대해 속아주기도 한다. 다 알면서 모르는 척한다. 만날 때마다 하는 인사부터 우리는 형식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