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11월 초부터 성탄장식을 하며 거리에는 캐럴이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기독교 국가들이니 일 년 내내 아기예수 탄생을 기뻐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교회력에 따르면 11월은 아기 예수를 맞이할 마음의 채비를 갖추고 조신하게 살아가야하는 대림절기가 들어 있는 달이다. 11월의 때 이른 성탄장식과 캐럴은 상업인들이 거리의 분위기를 조성하여 매출을 올리려는 상술이라고 할 수 있다. 정작 보통 기독교인들은 듣도 보도 못한 성인 ‘발렌타인’의 날(2월14일)에는 상가마다 초콜릿 판매에 열을 올린다. 정작 숙연하게 성인(순교자)을 기념해야 하는 날들이 소비촉진의 날로, 축제의 날로 바뀌게 된 것에는 기독교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수의 천재 같은 상업인들의 술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순교자들마저 상업화에 이용당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이미 이탈된 것들을 모두 제자리에 돌려놓는다는 것은 불가능해지고 말았다. 순교자 성인의 이름을 상업에 이용하는 것을 기독교계에서 명예훼손 죄명으로 바로 잡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이름을 욕되게 하지 않은 한 이것도 어려운 일이다. 부모를 살해하여 보험금 사기 치는 극악무도한 자들도 있
2008년 12월 모 일간지에 실린 외신기사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뉴질랜드에 사는 79세 된 할머니가 자신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때 심폐소생술을 하지 말라는 의미로 가슴에 ‘쓰러져도 날 살리지 말라’는 문신을 새겼다고 해서다. 특히 앞으로 쓰러졌을 경우 문신을 보지 못할까봐 어깨 뒤편엔 다음과 같은 문구도 새겨 넣어 더욱 화제였다. ‘앞으로 뒤집어 보시오’. 같은 해 2월, 세브란스병원에선 뇌사상태에 빠진 환자 가족들이 병원 측에 무의미한 연명치료에 대한 중단을 요구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에 대해 서울서부지법은 같은 해 11월 존엄사 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사실상 존엄사를 인정한 첫 판례였다. 하지만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와 가치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게 하는 행위에 대한 논란은 여전했다. 안락사는 환자의 죽음을 인위적으로 앞당기는 적극적 안락사와, 환자나 가족의 요청에 따라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영양공급이나 약물투여를 중단하는 소극적 안락사가 있다. 존엄사란 후자를 가리킨다. 존엄사는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윤리적·종교적·법적·의학적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오랫동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래서 적극적 안락사를 합법화…
세치 혀가 길어진다 /우희숙 식물인간 남편의 몸을 그녀가 혀로 일으켜 세우고 있다 종일 쉬지 않고 한 여름의 선풍기처럼 혀가 세상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풀어낸다 쓰러진 갈대를 흔들어 세우는 바람처럼 혀는 구석구석 남자의 몸을 더듬는다 세치 혀가 길어진다 자꾸만 이야기가 길어진다 바람의 길로 말들이 길게 쏟아져 나와 텅 빈 창자의 여린 섬모를 꽃 대궁처럼 일으켜 세운다 일어나라 일어나라 부드러운 혀끝이 드릴처럼 뼈 속까지 깨우러 들어가는 고단한 하루 단단해지는 혀가, 금방이라도 척추를 일으켜 세울 듯 검붉다 - 우희숙 시집 ‘도시의 쥐’ 절박함은 그 어떤 기적이라도 일어나길 바라는 간절함을 불러온다. 언제 생명의 끈을 놓아버릴지 모르는 불안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행위가 표출된다. 한 가정의 가장이자 아버지인 남편은 식물인간이다. 대뇌의 손상으로 의식과 운동 기능은 없으나 호흡과 소화, 흡수, 순환 등의 작용은 계속되어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한 남편을 간호하는 부인은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남편을 깨어나게 하고 싶다. 듣고 있는지 알 수 없으나 세상 이야기를 풀어내며 ‘일어나라 일어나라’ 남편의 의식을 비집
해마다 취약계층의 복지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일선지자체의 각별한 지원행정이 절실하다. 정부는 이를 위해서 매년 읍·면·동 인적안전망 강화를 평가하여 수상자를 선정을 한다. 보건복지부는 복지 분야 5개 부문에서 수상자로 선정돼 기관표창과 포상금 9천만 원을 지원하였다. 경기도는 올해 보건복지부 주관으로 평가한 5개 분야에서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분야별로는 읍·면·동 인적안전망 강화, 희망복지지원단 운영, 신설과 변경제도 사전협의 및 이행, 사회보장정보시스템, 행복e음 핵심요원 활성화사업은 최우수자로 평가받아 선정 되었다. 의료급여사업 우수사례 공모사업도 우수자로 평가받았다. 이는 다른 시·도에 비해 수준 높은 복지행정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음을 보여준 결과이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인구 1천250만 명·24.3%, 이중 외국인수 37만 명 32.4%이며, 행정구역은 31개 시·군13.7%인 읍면동 554개 15.8%, 도농복합 12개·21%이다. 공무원 1인당 주민 수 261.9명으로 전국 평균 173명보다 매우 열악한 조건에서 얻은 값진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읍면동 인적안전망 강화 부문에서는 다양한 복지사각지대 발굴사업을 통해 4만2천618가구
안양교도소 이전·재건축 문제로 안양과 의왕지역이 시끄럽다. 이 논란은 15년 전부터 계속돼왔다. 법무부는 현위치에 재건축을 원했지만 안양시는 재건축협의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법무부는 2011년 안양시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 1심과 2심, 2014년 3월 대법원 판결까지 안양시가 모두 패소했다. 법무부도 원래는 교도소 이전을 생각하고 있었다. 1999년부터 인근 지역으로 교도소를 이전하려 했지만, 후보지 주민들은 심하게 반발, 재건축으로 방향을 선회했다고 한다. 그러나 안양시와 시민들은 지금까지도 재건축 불가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 와중에 기획재정부가 지난 6월 도심외곽에 경기 남부 법무타운을 조성, 안양교도소와 서울구치소, 서울소년원 등 교정시설을 한 곳으로 모아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명분은 ‘국유재산 효율화 및 지역 활성화’였다. 의왕시 왕곡동에 법무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되면서 의왕지역의 여론은 크게 요동쳤다. 찬성주민과 반대주민 사이의 날선 갈등으로 지역사회가 분열됐다. 법무타운 예정지인 왕곡동, 고천동, 골사그네 주민 등 반대 측 주민들의 집단시위와 함께 자녀 등교 거부운동도 벌어져, 왕곡초등학교 전교생 443명 가운데 403명이 등
꿈을 이루기 불과 4년여를 앞두고 승하하신 정조는 지금 어디에 잠들어 계실까?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에 이어 오늘은 정조가 아버지와 함께 잠들어계신 융건릉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소나무가 시원하게 뻗어있는 숲길에서 오른쪽에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인 융릉이, 왼쪽에는 정조의 능인 건릉이 자리하고 있다. 세자의 신분으로 세상을 떠났던 사도세자의 무덤이 ‘릉’인 것은 고종(광무3년)시기에 추존되었기 때문이다. 정조는 즉위를 하자마자 아버지께 존호를 올리고 ‘묘’를 ‘영우원’으로 승격시킨다. 그리고 정조13년에 지금의 위치로 능을 이전, 이름을 ‘현륭원’으로 바꾸었다. 현륭원, 즉 융릉의 자리는 윤선도가 ‘천리를 가도 그만한 곳은 없고 천년에 한번 만날 수 있는 곳’이라 했던 천년의 명당이다.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를 이전할 당시 그 곳에는 백성들이 이미 터를 잡고 살고 있었다. 살고 있던 백성들을 수원화성으로 이주시키기로 결정한 정조는 다음날 이주민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한다. 집주인의 이름과 집 크기, 논 밭 보상 면적 등 보상에 필요한 직접적인 조사였다. 사흘 뒤에는 내탕금을 내려보내 보상금 지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였다. 그리하여 이주가 결정된 날로부터…
요즘 지역 정가 에서는 ‘박 터지는 12월’이란 말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오는 15일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 이 같은 형국은 더욱 거세지리란 예측이다. 아직 선거구 획정이라는 결과가 남아 있긴 하지만 여·야 모두 물밑 공천 경쟁이 한창이어서 특히 그렇다. 여당의 경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진실게임’도 점입가경이라고 한다. 박 대통령이 사석에서 ‘진실한 사람이 진정 나라를 위하는 사람’이라고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게임은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 출마 희망자들 가운데 진실한 사람을 자처하는 이들이 부쩍 늘어 여기저기 로비를 하고 다녀 서다. 총선을 앞둔 피비린내 나는 공천 경쟁이야 당연한 것이지만 올해처럼 진실을 내세운 적은 없다고 한다. 특히 수도권 출마 희망자들의 경우는 더하다. 너나 할것 없이 ‘진실한 사람들’ 축에 넣어달라고 로비를 하는 바람에 거기서 파생되는 얘기들도 개그프로 뺨친다. 그리고 곳곳에 진실을 자처하는 사람들만 판을 치다보니 ‘박심’은 어느 틈엔가 이들을 고르는 잣대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물론 ‘
울음의 우드스탁 /장인수 제자들의 겨드랑이에는 홉스굴 호수의 출렁임이 있다. 기러기 떼가 있다. 목덜미가 푸른 청둥오리 떼가 있다. ‘초록’의 자유를 향해 시원(始原)을 따라 거친 하늘, 호수, 바다, 산맥, 사막의 만유인력을 넘어가는 철새 떼, 제자들의 겨드랑이에는 구름 냄새와 새 떼가 산다. 책가방에도 태고의 신비를 향해 삼림한계선을 넘어가는 울음 혈청 끼룩끼룩 하늘 북을 울린다, 울부짖는다 자신의 울음을 다 각혈하며 창공을 노을처럼 물들이는 울음의 우드스탁. - 장인수 시집 ‘교실, 소리 질러’ / 2015·문학세계사 장인수 시인은 교사로 아이들과 동고동락을 같이 하고 있다. 싱싱한 정신을 가진 아이들과 함께 싱싱한 정신으로 시를 써낸다. 제자들은 꿈의 핵이고 꿈의 핵분열이 계속 일어나는 왕성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 시가 실린 ‘교실 소리 질러’ 라는 것은 전국적으로 입시로 고통 받는 아이들이 제도적 테두리를 벗어나자는 일갈일 수 있고 현실을 품고 일어나 꿈을 펼치자는 메시지이기도 할 것이다. 경계를 뛰어넘자는 것은 일탈행위가 아니라 자신의 힘으로 도약을 하여 더 먼 곳으로
발열은 우리 몸의 체온 조절 중추인 시상하부의 온도 조절 설정 값이 높게 설정되면서 체온이 상승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성인에 비해 소아에서 발열은 아주 흔한 증상으로 그 원인도 아주 다양해 아이와 보호자를 힘들게 할 뿐만 아니라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에게도 어려운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생후 6개월~5세 소아에서는 열성 경련을 유발하기도 하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발열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열의 원인으로는 감염, 백신 및 생물학적 제제의 투여, 조직 손상, 종양, 류마티스 질환, 염증 질환, 육아종 질환, 내분비 질환, 대사 장애 및 유전 질환 등 다양합니다. 특히 신생아나 어린 영아에서의 발열은 심한 세균 질환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하여야 합니다. 발열은 산소 소모량, 이산화탄소 발생 및 심박출량을 증가시키며 환자에서 불쾌감, 두통, 오한, 식욕부진, 발한, 탈수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발열이 있으면 시상하부의 싸이클로옥시나제라는 효소에 작용하여 프로스타글란딘 E의 생산을 억제하는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등의 해열제를 사용합니다. 아스피린은 해열 작용은 있지만 소아청소년에서 라이 증후군이라는 심각한 상태를 일으
정부가 최근 내수 경기 진작을 위해 서머타임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한 언론매체가 보도했다. 기획재정부는 즉각 이를 부인했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지 않는다니 거론은 됐을 것이로 미루어 짐작한다. 그만큼 서머타임제에 정부나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 그동안 몇 차례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군정 시기인 1948년 5월30일 자정부터 9월22일 자정까지 ‘표준 일광절약시간(daylight saving time)’을 시행했고, 서울올림픽을 전후한 1987∼1988년 미국 TV 중계권료를 감안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요구에 따라 한시적으로 시행된 적이 있다. 서머타임제는 해가 빨리 떠서 낮 시간이 길어지는 봄부터 시계 바늘을 한 시간 앞당겼다가 가을에 되돌리는 제도다. 여가시간을 활용하면 소비진작에 도움이 돼 경제 활성화의 한 정책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또한 서머타임제가 에너지 절약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에너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국내에서 서머타임제를 4~9월까지 6개월 간 실시할 경우 전력소비를 줄여 연간 약 1천362억 원의 원유 수입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세계 74개국에서 서머타임제를 실시하고 있는 것도 이런 장점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