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민안전처의 세종시 이전과 함께 해경본부도 인천 송도에서 세종시로 이전시키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천시와 시의회, 시민사회단체는 ‘해상 치안 전담기관인 해경본부가 바다를 떠나 내륙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은 현장을 도외시하는 위험한 행보’라고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그러면서 해양경비안전본부의 세종시 이전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인천광역시의회 여·야 의원들과 해양경비안전본부 인천존치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1일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연데 이어 지난 4일부터는 인천시의원들이 국회 앞에서 해양경비안전본부 세종시 이전 반대 1인 릴레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의회 의원들이 1인 릴레이 시위까지 강행하게 된 것은 정부의 해경본부 이전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행정자치부가 이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와 시의회, 시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않으면서 해경본부 인천존치를 위해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힌다. 그리고 이들의 주장은 충분히 공감이 간다. 왜냐하면 인천은 우리나라의 하늘과 바다를 여는 국제 교통의 관문이자 북방한계선(NLL)을 경계로 북한과 최단거리에 대치하고 있는 접경지역이기 때문이다. 또 인접
극심한 경제 불황 속에서도 루즈벨트 대통령은 예술가들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을 시행했다. 미국 정부의 예술지원사업(WPA)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공공부문 고용확대 정책의 일환이었으며, 루즈벨트 대통령의 친구이자 화가였던 조지 비들의 제안에 의해 1933년 시작되었고, 사업은 1940년대 중반까지 지속되었다. 조지 비들은 경제 불황으로 인해 비참해져버린 예술가들의 삶에 통렬한 공감을 느껴 이와 같은 제안을 하게 되었으며, 친구였던 멕시코 화가 디에고 리베라의 영향을 받아 사업의 내용을 구상하였다. 당시 멕시코에는 대중들의 사회참여를 고무시키는 벽화 작업이 활발했었고 디에고 리베라를 비롯한 많은 멕시코 작가들이 미국 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었다. 어려운 경제 사정 속에서 예술을 부흥시키는 것이 당시로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조지 비들은 피폐해진 대중들의 삶에 예술이 진정 필요하다는 사실을 역설했다. 예술지원사업에 대한 지자체나 시민들의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눈에 보이는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사업을 어려운 시국에 꼭 해야만 하냐는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작가들의 선발과정에서도 인종과 유명세를 고려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선발기준이 구체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門)을 꼽으라 하면 많은 사람은 당연히 어수문(魚水門)을 말할 것이다. 이 문은 창덕궁의 후원 부용지의 북쪽 언덕 위에 정조가 만든 주합루가 있는데 이 건물의 정문이다. 기둥이 2개로 사찰의 일주문 같은 형식이며 폭은 8자이다. 지붕은 우진각으로 용마루 양쪽에는 용두가 설치되어 있다. 공포(?包)는 다포(多包)이며 세로로 쓴 ‘魚水門’ 현액이 중앙에 걸려있다. 어수문의 어원은 수어지교(水魚之交)에서 물과 물고기의 사귐의 뜻으로 물고기가 물을 떠나서는 살 수 없으므로 밀접한 관계를 나타낸다. 수어지교의 유래로는 ‘삼국지’ ‘촉서, 제갈량전’에서 유비가 제갈량을 너무 아끼고 친밀해지는 것을 보고 관우와 장비가 불평하자 유비가 이들을 불러 “나에게 제갈공명이 있다는 것은 물고기가 물을 가진 것과 같은 것이다(孤之有孔明 猶魚之有水也)”라고 하였다. 그 후 관우와 장비는 이를 이해하고 다시는 공명을 시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고려사절요(高麗史節要)와 조선왕조실록에도 ‘어수(魚水)’란 말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나오고 있어 우리역사에서
연고가 같은 지역의 두 팀이 치르는 라이벌전을 ‘더비매치’라 한다. 이 같은 용어는 19세기 런던 북서부에 있는 소도시 더비(Derby)에서 기독교 사순절 기간 성 베드로팀과 올 세인트팀이 치열한 축구 경기를 벌인 데서 유래됐다. 유럽 프로축구리그엔 유명 더비가 많다. 스페인 마드리드를 연고지로 하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렌티코 마드리드의 라이벌전, 마드리드 더비도 그중 하나다. 이탈리아 세리에 A리그 AC 밀란과 인터 밀란도 마찬가지다. 모두 밀라노를 연고지로 하고 있어 밀란 더비 혹은 밀라노 더비라고 한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는 런던을 같은 연고지로 하는 아스날과 첼시의 런던 더비가 있다. 더비매치는 원래 같은 지역 연고팀들 사이의 경기에서만 사용하며 로컬 더비가 본래 의미였다. 그러나 이후 ‘치열한 라이벌전’을 뜻하는 용어로 그 의미가 변했다. 클래식 더비, 이탈리아 더비란 용어도 그래서 생겨났다. 이 경우는 같은 연고지를 가진 팀끼리 하는 시합이 아니라 전통의 라이벌끼리 겨루는 경기를 가리킨다. 클래식 더비는 프리메리가의 레알 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의 경기를 가리키며 전통의 대결이라는 의미의 엘 클라시코(el Clasico)라 부르기도 한다. 이
사월 /정채원 여자는 분수대 벤치에 누워 있다 숨진 지 여러 날 된 아기를 품에 꼭 안고 보랏빛 작은 입술 속으로 퉁퉁 불은 젖을 짜 넣고 있다 아기는 죽은 뒤에도 머리카락이 일 센티쯤 자랐다 - 정채원 시집 ‘일교차로 만든 집’ 중에서 아침마다 듣고 읽는 뉴스가 거짓말 같은 현실이다. 죽은 아기를 품에 안고 벤치에 누워 있는 여자는 정상인이 아니다. 죽음을 인식할 수 없는 정신 상태인 것이다. 노숙을 하는 상황에서도 자식을 버리지 않는 모성본능은 의식과 무의식을 뛰어넘는다. 죽은 아기의 입술에 젖을 짜 넣고 있는 여자나 인형을 업고 다니는 미친 여자의 모습과 생활이 과연 우리와 동떨어진 상황이라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십오 년 전에 죽은 내 동생이 지금도 어딘가에 살아있을 것만 같다. 동생이 숨만 쉬고 있어도 살아있으면 좋겠다던 엄마도 제정신이 아니었다. 산송장 같았다. 시인은 죽은 아기가 젖을 먹고 머리카락이 자랐다고 그 고통을 함께 한다. 자식에게 젖을 물려본 여자는 안다. 자식을 잃은 고통보다 더 큰 형벌은 여자에게 없다. /김명은 시인
이른 바 ‘이재명법’으로 불리는 공공산후조리원 설립에 관한 법률이 국회에서 통과됐다. 지난 2일 국회는 본회의에서 ‘모자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 제15조의 17에 ‘특별자치시장·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은 임산부의 산후조리를 위해 산후조리원을 설치·운영할 수 있다”는 조항을 신설해 공공산후조리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이로써 이재명 성남시장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추진했던 무상 공공산후조리원의 설치가 가시화하게 됐다. 당초 보건복지부는 지자체가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할 경우 장관과 협의토록 한 조항을 들어 지난 6월 이를 거부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성남시와 마찰을 빚어왔다. 현행 ‘산모 신생아 건강관리 지원 사업’의 제공기관 확충과 대상자 확대를 통해 상당 부분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사업을 하지 말고 보건복지부가 하고 있는 이 사업을 지방자치단체에서 확대해서 시행하라는 것이 반대의 이유였다. 그러나 공공산후조리원 사업을 통해 지원받는 산모의 수를 늘리는 것은 중앙정부가 반대할 일이 아니라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 타당하다는 결론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제정된 성남시 무상 공공산후조리…
이제부터 수원에서 프로축구 1부 리그인 클래식 ‘수원더비’를 볼 수 있다. 지금까지 2부리그인 챌린지에 속해 있던 수원FC가 승강 플레이오프를 통과해 클래식으로 승격했기 때문이다. 이른 바 ‘닥공(닥치고 공격)축구’를 지향해 온 조덕제 감독과 몸을 아끼지 않고 열심히 뛰어 준 선수단에게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수원FC 구단주인 염태영 수원시장이 연말의 바쁜 일정임에도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인 대 경남FC 전 부터 준플레이오프, 플레이 오프, 두 차례의 승강플레이 오프 때마다 항상 경기장에 나와 끝까지 선수들을 응원하고 격려함으로써 선수들의 사기를 높여준 것도 승리의 동인(動因)이 됐다. 또 염시장과 함께 부산까지 내려가 열띤 응원을 하고 밤 12시가 넘어서야 수원으로 돌아온 900여명의 수원시민들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일등공신은 화끈한 공격축구를 내세운 수원FC 조덕제 감독이다. 수원FC는 5일 오후 부산구덕운동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 원정에서 2-0으로 승리해 1부리그인 클래식으로 승격했다. 비기기만 해도 클래식으로 승격 할 수 있었다. 원래 현역 선수시절 수비수였던 조감독이 철저한 수비축구
무과시험은 문과시험과 함께 조선을 양반(兩班)의 사회로 만드는 핵심 관료시험이었다. 무과시험을 살펴보면 조선이라는 사회가 어떻게 유지되었는지 좀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무과는 처음에는 여섯 가지의 무예시험과 이론 시험인 강서 등 모두 7기예를 시험보았다. 즉 목전(끝이 뭉뚝한 나무촉살 쏘기), 철전(두껍고 무거운 몸체에 뭉뚝한 쇠촉살 쏘기), 편전(짧은 애기살 쏘기), 기사(마상궁술), 기창(마상창술), 격구 등이다. 그 가운데 목전과 철전은 과락제가 있어 3발 중 1발 이상 마쳐야 다음 과목을 볼 수 있었으며, 목표물의 정확도보다는 화살을 얼마나 멀리 보낼 수 있는냐에 따라 더 높은 점수를 줬다. 이처럼 무과의 실기시험에는 절반이상이 활쏘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과목이었으니, 조선을 활의 나라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또한 상위시험에는 말을 타고 펼치는 마상무예가 핵심이었기에 기병의 나라라고 이해해도 좋을 것이다. 다름으로 이론시험인 강서는 사서오경 중 한권, 무경칠서 중 한권, 통감·병요·장감박의·무경·소학 중 한권, 경국대전 등이다. 이들 과목은 전투에서 활용할 전략 전술론과 연결된 것도 있지만 주로
지방자치제도가 정착되어 가면서 ‘복지’가 우리 사회의 핫 이슈로 부각되었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나 지방정부할 것 없이 앞다투어 무수히 많은 복지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복지정책을 실천하는 사회복지사들의 처우개선에 대한 의지를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번 정부 예산안에서도 사회복지분야 중에서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는 아동(청소년)그룹홈, 지역아동센터, 장애인법정개인시설 등에 종사하는 사회복지사 처우개선을 위한 예산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는 늘어나는 복지정책과 함께 이를 실천하는 사회복지사 처우개선도 동일선상에서 개선해야 하지만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 사회복지 이용자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그 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에게 안정된 근무환경이 조성될 때에 양질의 복지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는 2011년 3월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을 제정하였다. 그러나 법을 제정한 전후를 비교해 볼 때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회복지사 처우 법 제3조에서 사회복지사들의 보수수준을
장수시대, 건강이 최고의 화두가 된 요즘이지만 술의 소비는 여전히 늘고 있다. 소주는 그 중에서도 대표주자다. 메르스 여파로 주류 소비가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였던 지난 7월에도 소주만은 예외였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4.1%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소비량도 매년 증가 추세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국내 소주 출하량은 전년에 견줘 8.2% 늘어난 13억4천만리터였다. 대략 따져도 성인 1인당 연간 123병을 마시는 꼴이니 주당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우리나라의 알코올 소비량을 주종별로 보아도 소주의 위상(?)을 짐작할수 있다. 15세이상 1인당 평균 알코올소비량 8.9ℓ중 맥주 2.01ℓ, 와인 등 기타주류가 1.04ℓ인 반면 소주가 6.07ℓ나 되니 말이다. 일부에선 서민 술인 소주의 압도적인 성장세 비결이 낮아진 도수 탓이라고도 한다. 소주는 젊은이들의 회식 장소에서도 선호도 1위다. 지난 12월초 모 결혼정보회사가 20~30대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송년회’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소주 1병 이상 마신다는 응답자가 76.1%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고 그중 남성은 소주 2.1병을, 여성은 1.4병을 마시는 것으로 드러나서다. 소주가 서민의 술로 자리 매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