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주운전으로 인한 인명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민적 분노가 커지고 있는 중에도 지각없는 음주 운전행태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경찰의 단속을 강화하고 대법원이 나서서 양형기준을 강화했다. 그러나 단속과 처벌 강화만으로 음주운전 행태가 효과적으로 개선되리라는 기대는 무리다. 음주운전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풍토를 바꿔낼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음주운전은 ‘살인 범죄 행동’과 다름없다는 엄중한 인식을 확산해야 한다. 지난달 말일 오후 1시 경기남부경찰청은 수원 광교호수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주간불시 음주단속을 실시했다. 이날 경찰은 불과 2시간 동안 현장에서 면허 정지 2명, 훈방 조치 4명 등 총 6명을 적발했다. 얼마 전 경찰이 전국의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과 인근 도로 431곳에서 음주단속을 실시한 결과 낮 2시간 동안 무려 55명을 적발된 사례도 있다. 이달 초 대전에서 전직 공무원의 만취 운전 승용차에 9세 여자 초등학생이 숨졌다. 울산에서는 20대 여성이 출근길 횡단보도에서, 서울 주택가에서는 장애인 가장이 음주뺑소니 사고를 당해 사경을 헤매고 있다. 이런 가운데도 음주운전 행위가 줄어들고 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이쯤 되면 우리 국민의 음주
나라를 일본에 빼앗겼던 우리의 지난 역사를 부끄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맞다.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당대 최강국이었던 영국과 프랑스도 한때 나라를 빼앗겼다. 중요한 것은 빼앗긴 나라를 어떻게 되찾고 다시 세웠느냐다. 나라를 되찾기 위한 과정에서 우리 민족이 기울인 노력은 정녕 부끄러운 것이었을까. 아니다. 우리의 독립운동사가 얼마나 자랑스러운 것이었는가는 이석영 일가의 선택과 결단 하나만 살펴보아도 잘 알 수 있다. 1855년 이조판서 이유승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이석영은 영의정을 지낸 종숙 이유승의 양아들이 되었다. 서른 살에 과거에 급제해 고종을 보좌하는 승지로 관직을 시작했다. 하지만 나라의 주권이 일본으로 넘어가기 시작하자 그는 미련 없이 관직을 떠났다. 고종이 중추원 의관에 임명했지만 그는 남양주로 낙향해 돌아가지 않았다. 1910년 일본이 대한제국의 간판마저 떼어내자 이석영의 6형제는 만주로 가 항일운동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석영의 동생 이회영이 먼저 서간도로 가 독립군 기지를 물색하고 돌아왔다. 이석영은 양주 일대의 만 석 재산과 토지를 모두 처분했다. 이석영이 양아버지 이유승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을 지금의 가치로 환산하면 조 단위에 해
부산에서 ‘체인지(體仁智)’라는 이름의 0교시 아침운동 프로그램이 시작되어 전국으로 퍼져갈 조짐이라고 한다. 체인지는 체육(體育), 인(仁), 지육(智育)의 줄임말이면서 ‘변화’의 영어(change)겠다. 센스 만점의 언어 변주(變奏)다. 이 변화를 특히 주목하는 것은 지덕체(智德體)라는 흔히 쓰는 말의 굴레를 이제야 벗어나는가 싶은 (필자의) 설레는 마음 때문이다. 거꾸로 체덕지(體德智)다. 학교 현장이 이런 개념을 터득하고 실행에 옮겼다는 점도 중요하다. 큰 박수를 보낸다. ‘체인지’라는 말로 교육을, 아이들을 ‘바꿔보자’는 뜻까지 표현하고자 덕(德)을 인(仁)으로 바꿨겠다. 德은 ‘크고 착한 마음’이다. ‘어진(仁) 마음’의 뜻과 거의 같다. (말의) 순서는 현장에서 ‘정치적’이다. ‘박정희’ 때는 군관민(軍官民)이었다. 언젠가 민관군(民官軍)으로 바뀌었다. ‘국민이 첫째’라는 원리다. 지금은 民官이다. 한국의 현대정치사(史)다. 인간(생명)은 몸이 먼저다. 이론 이전의 본능이다. 몸이 온전(穩全)해야 마음 온전하다. 건강한 사람의 마음이 더 따뜻할 것이다. ‘건전한(sound) 신체에 건전한 마음’은 기원전 그리스의 철학이었고 올림픽 비롯한 서양 체육
백령도는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군사적 요충지여서 외부와 고립된 섬이지만 많은 이들이 방문하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섬이다.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펼쳐진 두무진은 ‘서해의 해금강’이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데 10억 년 전 퇴적된 사암층이 규암으로 변하면서 생긴 곳이다. 규암이 콩알처럼 잘게 부스러져 깔려있는 콩돌해안은 쪽빛 바다와 환상의 풍경을 보여준다. 용트림바위와 진촌리 현무암, 사곶해변 등도 백령도가 자랑하는 관광자원이다. 백령도는 세계적으로 희귀하고 학술 가치가 높은 여러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국가생태관광지역이다. 독특한 섬 문화가 발달해 있는데 관광객들의 관심을 끄는 다양한 토속음식들도 있다. 메밀·쌀·밀가루를 혼합 반죽해 굴과 김치소를 넣고 만두처럼 빚어 찌는 음식인 짠지떡, 백령도에서 재배한 모밀을 원료로 만드는 백령냉면은 돼지뼈를 우려낸 육수에 까나리액젓, 들기름, 겨자, 식초를 넣어 먹는 음식이다. 백령도에서 생산된 쌀과 각종 해초를 이용한 해초비빔밥, 녹두를 갈아 김치와 각종 채소를 넣은 부치기 등도 백령도를 방문하면 반드시 먹어봐야 하는 음식이다. 최근 백령도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세계지질공원 등재와 백령공항 건설 등이
어버이들은 선조들 경험과 자신의 체험을 통해 터득한 철학을 속담이란 이름으로 보존 전수해 왔다. 서양의 이름 있는 철학자나 동양의 공자 맹자의 언어와 문장보다 더 실감적이고, 무릎을 치며 ‘옳거니’ 싶은 함축된 인문학적 도(道)가 실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속담은 평범한 사람들의 철학이요 조상의 걸러진 넋의 결정체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속담을 뒤집어 재미있게 비아냥대듯 표출하면서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웃음의 미학으로 삼고 있다. 에를 들어 본다면, ‘인생을 짧고 예술은 길다’는 철학적 경구를 ‘인생은 더럽고 예술은 비싸다.’고 한다. 또한 ‘헌신하면 헌신짝 되고, 일찍 일어난 새는 늙은 새다.’라는 언어적 유희 같은 말도 등장시킨다. 조그마한 거리낌에도 밤잠을 설치며 괴로워하는 나는, 내 몸에 살이 머물지 못하게 학대를 하는 편이다. 그런 나의 성깔을 스스로 미워하며 두 번 다시 태어나고 싶지 않다고 하면서 하늘을 뚫어지게 처다 보기도 했다. 무디지 못한 성깔은 타협하기가 쉽지 않았다. 대범하게 나서지 못하고 다가오는 사사건건이 근심스러웠다. 그러한 내가 무슨 행복과 효도와 영광의 시간이 있었겠는가! 하고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앨범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는 윤석열 정부의 6대 국정 목표 중 하나다. “영향을 받는 나라에서 ‘영향을 주는 나라’로, 국제질서를 따라가는 나라에서 ‘이끄는 나라’로의 도약”을 추구한다.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론은 노무현 정부의 중추적 중견국가론과 유사한 듯하다. 그러나 외교정책에 있어서 후자가 “균형적 실용 외교”를 강조함에 비해 전자는 전략적 명확성에 기초한 ‘편승적 가치 외교’를 지향하는 점에서 전혀 다른 접근법이다. 한국은 세계 6대 군사 강국, 10대 경제 강국으로서 글로벌 중추국가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동북아시아 지역에서는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미국 사이에 낀 (상대적) 주변국가로 인식된다. 이러한 ‘글로벌 중추, 지역 주변’의 모순은 남북관계에도 존재한다. 북한이 핵으로 긴장을 고조시키면 글로벌 중추국가 한국은 사라지고 후진국 북한과 강대국 미국 주연의 공연이 펼쳐진다. 이는 불편하지만 진실이다. 이 모순을 해결하지 않은 채 추진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은 한계에 부딪히게 마련이다. 이명박 정부의 “글로벌 코리아” 등 과거 정부의 유사한 정책들도 기대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글로벌 중추, 지역 주변
세계 경제 안보 흐름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미를 통해 7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고 글로벌 차원의 양국간 협력 방안을 긴밀히 논의했다는 점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 현 정부는 앞으로 강화된 한미동맹을 토대로 급속도로 분절화하는 글로벌 흐름에서 한국의 국익적 진로를 더욱 정교하게 이끌어가야 한다. 따라서 귀국후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행보는 비장해야 한다. 무역적자 등 경제 위기 경보는 갈수록 국가와 민생을 옥죄는 쪽으로 가시화되고 있지만 당장에 이렇다할 출구가 보이지 않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다. 게다가 정치권은 여야간 극한 대치도 모자라 각당 내부적으로 잇따른 실언과 갈등, 특히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의 돈봉투 파문까지 끝모를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러는 사이 기존 정치권에 등을 돌린 중도층과 무당층은 최대치로 올라가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국정지지도는 30% 안팎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나라 안팎으로 엄중한 시기에 국익과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야 주체들에서 추동력이 잘 안보인다는 게 참 안타깝다. 국정 동력을 되찾는 최전선이자 그 중심에 윤 대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