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따라 /변종식 바람따라 아침이 열리고 이슬이 빛납니다 높은 산기슭을 넘고 기인 강줄기를 건너야 합니다. 그리고 허허벌판도 달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바람은 밤낮 쉴 틈이 없습니다 그 아무 것도 잠 재우지 못합니다 바람이란 표현들은 일상적이면서도 예사롭지 않다. 봄바람은 만물에 의욕의 성장을 위해 제 역할을 다 한다. 가을바람은 곡식을 수확하고 겨울의 준비하는 체온과 같다. 겨울바람은 넉넉한 사람들 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슬픔이다. 찬 기운만 가지고도 겁을 먹고 외출도 부자연스러운 계절이 아닌가, 바람은 울적한 마음을 치유하기도 하지만 성난파도와 같아서 무섭기도 한다. 자연의 섭리, 단풍들의 연예, 찬바람 앞에 휩쓸고 가는 마음의 위장을 해야 한다. 바람이 찬 기류를 이루어도 우리는 참고 견디고 이겨 가야 할 것이다. 삶이 어디 바람만 탓하랴 쓸쓸한 황혼의 들녘에서 부는 바람도 깊고 오묘하다. /박병두 시인·문학평론가
경기인천지역 농민들은 지속된 가뭄으로 속을 태우고 있다. 124년만의 최악의 가뭄은 생활용수 부족마저 겪게 한다. 농작물이 타들어가고 있으며 강화지역은 아직까지 모내기를 하지 못한 곳이 많다. 지속되는 가뭄으로 경기도 지역은 몸살을 앓고 있는데 장맛비마저 7월 중순쯤으로 예상되어 도내 농가의 막대한 피해가 불가피하다. 그러나 농민피해를 보전하기 위해 시행중인 농작물재해보험이 제 역할을 못할 전망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현재 농작물재해보험에 가입한 도내 농가는 2천914가구이며 가입면적은 4천676㏊로 품목별로는 배 재배농가 1천252가구의 1천864㏊와 사과 재배농가 118가구의 120㏊이며 벼 재배농가 1천428가구의 2천643㏊이다. 여기에 하우스 및 시설작물 113가구의 45㏊와 콩·인삼·자두 등 3가구의 4㏊이다. 지난 2001년 3월부터 시행된 농작물재해보험은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한 농작물 피해를 보전해주는 제도이다. 피해 발생 시 평균 생산액의 70~80%를 보전해준다. 2003년부터 시행중인 이제도는 경기도의 경우 보험료의 50%는 국비로, 30%는 지방비로 지원하며 농가는 20%를 부담하게 되어있다. 농민들의 인식부족으로 전체 농가의 5%만 가입
메르스 환자 정보공개가 과연 옳았던 것인가라는 논란과 관련, 염태영 수원시장이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시의 입장을 밝혔다. 염시장은 시민들의 불안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개인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는 원칙과 기준은 정확하고 빠른 정보공개로서 시민불안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며 시장의 책임이자 공공의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메르스 발병 초기부터 대부분 국민들은 당연히 관련 정보를 공개하는 것이 옳다는 입장이었다. 보건당국은 병원공개 불가방침을 고수하고 있던 지난 3일 한 여론조사기관이 메르스 환자 병원 공개 여부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무려 83%에 달하는 응답자가 공개하는 것에 찬성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초기에 공개를 꺼렸다. 정부가 쉬쉬하는 와중에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의 온상’이 됐다. 메르스 병원 공개를 요구하는 요구가 점점 거세졌음에도 정부는 적절치 않다며 불가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국민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국민이 아닌 병원의 편을 들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국민의 생명보다 병원의 이윤이 먼저인가라는 분노가 들끓었다. 정부가 비공개 방침을 고수하는 가운데 메르스가 확산되자 참다못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염태영 수원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등 지자체장들
최근 예술인복지법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이 법이 제정된 지 3년이나 됐지만 이번 처럼 국민적 관심을 끈 것은 처음인 것 같다. 일명 ‘최고은법’으로 불리는 예술인복지법은 지난 2012년 제정돼 시행되고 있다. 시나리오 작가였던 최고은씨는 지난 2011년 생활고에 시달리며 오래전부터 앓아온 지병을 제대로 치료하지도 못한 채 전기와 가스가 끊긴 방에서 며칠 동안 굶다가 혼자 세상을 떠났다. 당시 최씨는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주세요”라는 메모를 이웃집에 붙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회에서 생계가 어려운 예술인들을 돕자는 취지로 예술인복지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이 법이 제정된 후에도 배우 정아율(2012)과 김수진(2013), 가수 김지훈(2013), 배우 우봉식(2013년) 등 많은 예술인들이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법은 제정이 됐지만 문화예술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다. 최근에는 연극배우 김운하와 영화배우 판영진이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일본은 남의 나라 영토를 자국 영토로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그들은 분명 독도가 한국영토임을 명백하게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진실을 뒤로 한 채 두 눈 뜨고 살아 있는 동방의 나라 대한민국의 영토를 틈만 나면 집어 삼키려고 안달들이니 울컥 가슴이 치민다. 일본정치인뿐만 아니라 일본 기업들이 정신착락에 가까운 우경화 바람에 합류하여 독도를 자국영토로 만들려고 시도하는 일본정부의 추잡한 활동에 뒷돈을 대며 제국주의의 야욕에 동조하고 있다. 평화공존이라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뛰어넘는 야만의 도적질을 은밀히 자행하는 그들을 향한 증오심에 몸살이 날 지경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의 단결심과 미친 광기가 부럽기도 하다. 그들 기업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 상식까지 저버리며 정부를 돕는 일본기업들의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더할 수 없이 부러운 것이다. 그에 반해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독도단체를 도우면 글로벌 기업으로서 이미지가 나빠지고 일본시장 개척에 막대한 손실이 올수 있다며 후견인이 되지 않으려고 한다. 일본국민은 남의 나라 땅을 자국영토로 만들려는 정부에 힘을 실어 주는데,정작 우리나라는 독도를
지금은 지역문화의 시대다. 과거 문화자본은 중앙을 중심으로 집중되어 왔으며, 그 폐해로 인해 지역문화는 그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것이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지역문화의 정체성이 지역의 문화자본과 어우러지면서 자부심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또한 지역 문화의 매혹으로 자리하면서 그 지역의 큰 역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지역축제라고 할 수 있다. 지역축제는 지역사회의 공동체를 결속시키는 역할도 하고 또한 축제의 선순환을 통해 일상에 지친 이들을 감성을 통한 접근을 통해 재충전을 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축제를 줄인다고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다른 나라의 경우를 살펴보더라도 앞으로도 지역 문화자본의 정체성을 해결해나가면서 더욱 더 발전되어 가리라는 것은 축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바로 지역의 경쟁력으로서 축제라 자리한다는 뜻일 것이다. 따라서 지방분권 시대가 자리를 잡으면서 지역 간의 문화자본의 경쟁 그리고 차별화의 일환으로 축제는 발전을 필요로 하게 되고, 이를 통한 문화 콘텐츠의 발전은 필수의 조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지역주민들의 참여를 통한 ‘다함께 나눌 수 있는 축제’만이 그 지역
메이저리거로 불리던 프로골퍼 최경주는 가방과 신발에 태극기를 붙이고 경기에 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태극기를 달면 힘이 나고 한국인으로서 애국심과 자긍심이 매우 강하게 솟아오르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그러면서 행동 또한 조심하게 된다고도 했다. 최경주뿐만이 아니다. 많은 체육인들이 태극마크를 달면 없던 애국심도 생겨나고 기량도 두 배 이상 높아진다고 한다. 이처럼 태극기의 존재감이 개인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나라마다 조금은 차이가 있으나 국기와 애국심의 상관관계는 매우 특별하다. 국가(國歌)와 함께 애국심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데 그만한 상징이 없어서다. 공식 행사에서 국민의례 첫 순서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것도, 세계 각국이 국기를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 소중히 여기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미국의 경우는 국기에 대해 직접 충성맹세도 한다. ‘나는 미합중국 국기와 그 국기가 상징하는 자유롭고 정의로운 이 나라에 충성을 맹세합니다’라는 내용이다. 1892년부터 120년 남짓 모든 공립학교에서 암송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72년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매일 실시된 국기 하강식에서 충성을 다짐하는 ‘국기에 대한 맹세’란 게 있
현금 인출기 /김기산 현금 인출기 앞 기계는 나를 향해 명령한다 카드를 넣고 암호를 누르시오 스르르 내가 열린다 더는 숨을 곳이 없다 마이너스로 차곡차곡 쌓인 골 깊은 주름살 출혈과 수혈의 균형이 깨져있다 오랫동안 앓고 있는 중병을 눈치 채고 마이너스 연장을 하라 한다 통장을 들고 은행 안으로 들어서니 따가운 시선이 온몸에 달라붙는다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경비원에게 대답할 용기가 없어 그 길로 돌아 나온다 몇 푼의 잔고가 나를 따라온다 다급할 때마다 수없이 나를 인출해 썼다 -계간 리토피아 봄호에서 ※김기산 시집 ‘노을을 베끼다’ 제24회 성균문학상 수상. 인생에도 경제원칙이 적용될 수 있을까. 인생의 수지 타산은 어찌 맞추는 것이 가장 잘 살았다고 볼 수 있을까. 살다보면 출혈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수혈은 한계가 있다. 출혈을 메꾸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해 보지만 그러다보면 마지막 자존심까지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수혈이 넘쳐나 자손에게까지 넘겨줄 수 있기를 고대하지만 우리는 정작 어쩔 수 없는 출혈을 메꾸기에도 너무 벅차 허덕이곤 한다. /장종권 시인
하지가 지나면 발을 물꼬에 담그고 산다고 했는데 긴 가뭄에 물길이 말라붙고 농작물이 타들어 간다. 지난주 조금 내린 비로 발아를 미루던 콩이며 팥이 고개를 쑥 내밀었다. 가물에 콩 나듯 한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듬성듬성 난 콩, 꿩도 목이 타는지 몇 남지 않은 콩을 잘라먹곤 한다. 천심이 농심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하늘의 무심한 만큼 농심도 안타깝다. 사람 좋기로 소문난 아버지도 물꼬만큼은 양보하지 않았다. 가뭄 끝에 단비가 내리면 도랑물을 지키느라 밤을 밝혔다. 천수답 농사를 짓다보니 시기를 놓치면 한 해 농사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었을 것이다. 지금은 천수답이 아닌 곳에는 수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제 때 모내기를 끝내고 땅 기운을 받은 벼가 짙푸른 기운을 띄며 자라고 있지만 산간지방이나 물길이 닿지 않는 밭작물들은 작황이 좋지 않아 농가에서는 애를 태우고 있다. 얼마 전 강원도 정선을 다녀왔는데 그곳에도 강은 졸아들고 갈아엎은 밭에선 먼지만 풀풀 날리고 있다. 장마라도 빨리 와야 할 텐데 장마도 오지 않는다며 한 숨을 내쉬는 노인들이 챙기는 안부가 일기예보로 시작됨을 볼 수 있었다. 농사든 사람의 일이든 때가 있기 마련인지 하지 때가 되
참으로 학수고대하던 기쁜 소식이 들린다. 메르스로 인해 급속한 내리막길을 걸었던 소비심리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11억 6천만 건에 달하는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빅데이터란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로 그 규모가 방대하고, 사람들의 행동은 물론 위치정보와 SNS를 통해 생각과 의견까지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경기도 빅데이터담당관의 분석결과 경기도내 6월 첫 주(3~7일) 거래액은 전월대비 11.3% 감소했으나 3주차에 들어서면서 -1.7%로 감소세가 뚜렷하게 줄었다고 한다. 이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5~6월분 전국 개인 신용카드 거래액 데이터 11억6천만건을 분석한 결과로서 신뢰감이 생긴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6월 첫 주의 신용카드 거래액은 전월 대비 11.3%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 시기는 6월1일 최초 메르스 사망자가 발생하고, 3일 3차 감염이 경고된 때다. 이때 소비감소가 극심했던 지역은 평택으로 -25%를 기록했다. 평택은 ‘메르스 진원지’로 지목된 지역이었다. 메르스 환자가 거쳐간 수원은 -18.2%, 화성은 -14.4%였다. 하지만 3주차에 들어서면서 평택 -6.5%, 수원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