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의 호방함은 나무라고 예외는 아닌가 보다. 하늘과 땅을 잇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잎의 크기가 아파트 동만 하고 그 열매를 먹으면 신선이 된다는 성스러운 나무 얘기가 여러 책에서 나올 정도니 말이다. 특히 신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긴 하지만 나무의 크기가 엄청나 역시 중국인의 ‘상상력’과 ‘과장’은 알아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의 대표적인 신화집 산해경(山海經)에 나오는 건목(建木)이라는 나무도 그중 하나다. 하늘과 땅을 잇고 있는데 이 나무를 천제(天帝)와 신들이 하늘을 오르내리는 사다리로 사용했다고 한다. 이 나무는 지상의 중심에 있으며 태양이 가장 높이 떠있을 때는 나무의 그림자가 생기지 않았다고 하니 어디 상상이나 하겠는가. 또 태양이 쉬는 동쪽 탕곡에 부상(扶桑)이라는 거목이 있었다고 한다. 이 나무는 ‘그 높이가 무려 9000m나 되어 하늘에 닿았고 뿌리는 지하의 황천에까지 달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잎이 뽕나무 잎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졌으며 9000년에 한 번 열매가 열린다는 설명도 있다. 이밖에 2250m 높이의 여하(如何)라는 나무는 대추처럼 생긴 열매의 크기가 직경 2m를 넘으며, 예장(豫章)이란 나무는 가지가 지상 700m부
그리운 명륜여인숙 /오민석 잠 안 오는 밤 누워 명륜여인숙을 생각한다 만취의 이십대에 당신과 함께 몸을 누이던 곳 플라타너스 이파리 뚝뚝 떨어지는 거리를 겁도 없이 지나 명륜여인숙에 들 때 나는 삭풍의 길을 가고 있음을 몰랐네 사랑도 한때는 욕이었음을 그래서 침을 뱉으며 쉬발, 당신을 사랑해요, 라고 말했었지 문학이 지고 철학도 잠든 한밤중 명륜여인숙 30촉 흐린 별빛 아래에서 우린 무엇이 되어도 좋았네 루카치와 헤겔과 김종삼이 나란히 잠든 명륜여인숙 혈관 속으로 알코올이 밤새 유랑할 때 뒤척이는 파도 위로 느닷없이 한파가 몰려오곤 했지 새벽 가로등 눈발에 묻혀갈 때 여인숙을 나오면 한 세상을 접은 듯 유숙의 종소리 멀리서 흩어지고 집 아닌 집을 찾아 우리는 다시 떠났지 푸른 정거장에 지금도 함께 서 있는 당신, 그리고 우리 젊은 날의, 그리운 명륜여인숙-시집 『그리운 명륜여인숙』(2015) 길이 보이지 않는 이십대 때 여자 혼자 겁도 없이 여인숙에 들기도 했다. 떠돌던 낯선 도시에서 갈 곳이 딱히 없었고 그 때는 지금처럼 찜질방이 없었다. 방음이 잘 안 된 옆방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던가. 새벽에 수돗가에서 세수를 하는 둥 마는 둥 서둘러 빠져나온 여
일상생활의 자동화와 편리함에 따른 폐기물이 날로 늘어나고 있어 문제다. 행정시스템에 의해서 폐기물은 철저하게 처리되어야한다. 국민들의 청결의식 확립으로 폐기물을 줄여가는 노력이 절실하다. 특히 음식물쓰레기는 연간 수조 원을 넘고 있다. 우리의 음식물쓰레기비로 북한사람들의 먹거리를 해결할 수 있다. 식생활개선, 재활용, 원자재절약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생활쓰레기를 줄여 가야한다. 지자체에서는 연간쓰레기와 폐기물 처리비용으로 수십억 원을 사용하고 있다. 일부지자체에서는 쓰레기분류시책과 음식물남기지 않기 운동을 전개하여 수억 원의 비용을 절약한다. 강화군이 불법폐기물 매립으로 문제가 됐던 매립장의 토사를 교통광장 조성사업에 이용하여 물의를 빚고 있다. 강화군은 지난해 토사매립장에 폐기물의 불법매립에 대해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다며 이행하지 않고 있어 불신행정을 키워간다. 불법사실을 인지하고 매립장 주변에 펜스를 설치하여 불법매립 예방에 대한 조치를 시행해야한다. 폐기물에 대한 처리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라며 늦장행정에 주민들의 불편은 커져만 간다. 현재까지 강화경찰서에 수사 의뢰를 하지 않은 방치행정도 문제이다. 폐기물이 섞인 문제의 토사를 아무런 조치도 없이 초지리…
4·16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이하 가족협의회)’가 배부하고 있는 ‘내 가족이 세월호 속에 있습니다’란 유인물에는 ‘유가족이 되고 싶습니다’란 호소문이 있어 읽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여기 유가족이 되는 게 소원인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이 이렇게 가슴 아픈 소원이 또 있을까요?’ ‘1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내 딸, 내 아들, 내 남편 내 가족이 아직도 차가운 바다 속에 있습니다. 세월호 안에 있습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얼마나 추웠을까요. 내 가족이 그 끔찍한 곳에 언제까지 있어야 하나요(하략)’ 마지막 한사람까지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가족들의 하소연이다. 분명히 얘기하지만 세월호 희생자나 그 가족들에게는 죄가 없다. 사망자나 실종자들의 잘못이 있다면 ‘가만히 있으라’는 선원의 말을 잘 들었을 뿐이다. 참사가 발생하자 대한민국은 거대한 초상집이 됐다. 모든 국민들이 애통해하고 분노했다.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참사를 불러왔다며 깊이 반성하고 재발방지를 다짐했다. 그런데 참사 발생 후 수개월이 지나면서 우리사회는 분열됐다. 애도 분위기는 어느덧 경제논리에 밀려나고 진상규명을 원하는 유가족이나…
새 학기가 되면 부모님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우리 아이가 반에서 키가 얼마나 되나 하는 것입니다. 키가 큰 아이의 부모님들은 은근히 우쭐해지고 기분이 좋지만, 키도 작고 왜소한 아이의 부모님은 혹시나 우리아이가 기죽어 지내지 않을까 내심 걱정부터 하게 되어 병원을 찾기도 합니다. 실제 그런 아이들 중 일부는 성장장애를 동반한 다른 질병이 있거나 정말 병적으로 키가 작아 성인이 되었을 때의 예측키가 심각하게 작은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이라는 것이 한 번의 키 측정으로 정상이다, 아니다 단정지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성장은 아이들이 성장이 멈추는 시점까지 연속성을 가지고 관찰해야 하는 것입니다. 경제적으로 윤택해지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가면서 우리 아이들의 평균키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나 키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인 요인으로 키에 미치는 영향력은 약 70%정도 됩니다. 사람의 키는 성인이 될 때까지 일정하게 자라는 것이 아니라, 그 시기별로 성장속도가 다른데 일생 중 키가 가장 많이 크는 시기는 생후 만 2세까지의 기간이며 그 다음은 사춘기 시기입니다. 생후 첫 해에는 25㎝가 자라고 그 다음해에는 12~1
오늘은 만우절이다. 철학자 칸트의 말이 생각난다. 그는 ‘거짓말은 가벼움을 명분으로 내세울 수도 있고, 선을 명분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 그리고 거짓말을 훌륭한 목적으로 내세울 수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거짓말이 목적을 위해 정당화될 수는 없으며, 그래서 거짓말은 거짓말을 하는 본인의 인격을 침해하는 죄이자, 스스로의 존엄성을 상실하게 하는 비천한 짓이다.’라고 했다. 이런 의미로 미루어보면 거짓말은 일단 악의 개념으로 다가온다. 특히 거짓말은 나쁜 수단이나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남에게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저지르는 악행을 이르는 말이어서 더욱 그렇다. 우리말 사전에도 거짓말을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처럼 꾸며대어 말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뒤집어 보면 거짓말이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파급영향에 따라 선의의 거짓말과 악의의 거짓말로 분류되니 말이다. 사회학자들은 거짓말에 색깔도 부여했다. 하얀 거짓말과 검은 거짓말, 회색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이 그것이다. 더 세분화해서 노란 거짓말과 파란 거짓말을 덧붙이는 이들도 있다. 거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웃음과 때로는 감사로
화성시 동탄 신도시 주민들의 분노를 이해한다. 경기도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자신들에게 약속했던 동탄 1·2호선 전철 노선 설치계획이 지켜지지 않고 있어서다. 동탄 1·2호선 사업은 복선전철 인덕원선 구간과 겹치기 때문에 사업성이 적다는 이유로 사업 변경이 추진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동탄2신도시 입주 예정자들은 분양가에 신교통수단 사업비 9천200억원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반드시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문제점은 또 있다. 주변 유치원과 어린이집 역시 전체 3천여명의 교육수요 중 2천여명만 수용할 수 있어 학부모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나머지 1천여명은 인근 도시로 통학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비싼 땅값 때문에 사립 유치원이 들어서는 것도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라고 하니 딱한 노릇이다. 입주민들은 LH와 교육청이 수요예측을 제대로 못해 아이들에게 원거리 통학만 강요하게 됐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LH는 신도시 조성과정에서 나오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항변하지만, 이런 저런 문제점에 화가 난 주민들은 최근 아예 ‘동탄시 분리’ 주장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본보는 ‘표류하는 동탄2신도시’ 제하의 연속기획시리즈를 통해 동탄 2신
서민들은 요즘 오르지 않는 게 없다고 푸념이다. 살림살이는 빠듯해지는데 새해 들어 담뱃값의 대폭 인상에 이어 각종 공공요금이 들먹거리고 있다. 경기도 버스요금의 경우 인상이 잠시 연기되기는 했지만 시내버스 100~250원, 광역버스는 300~500원 오를 전망이다. 4월 소비자심의위원회에서 재논의될 도내 시내버스 요금이 오르게 되면 성인 기준 1천200원에서 1천300~1천450원으로, 광역버스 요금은 2천100원에서 2천400~2천600원이 된다. 인상요인은 지난 2011년 11월 시내버스 100원, 광역버스 300원 인상 후 4년째 동결된 상태여서 버스업계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민의 발’인 버스는 지하철과 함께 주요 교통수단이다. 때문에 버스요금의 인상은 다른 대중교통요금의 인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더욱이 최근에는 기초자치단체마다 수도료와 하수도 요금의 인상까지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서민들의 마음을 더 궁핍하게 하고 있다. 몇몇 지자체는 이미 10% 이상의 상수도요금의 인상 폭과 하수도요금은 연차적으로 100% 가까이 올리는 안을 마련하고 발표시기를 저울질하거나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대부분의 지자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일부는
민주정치를 가리켜 흔히 헌정(憲政)이라 하여 법치를 말하지만, 모든 사안을 법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정치에서는 주권자의 자유와 권리를 최대한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권한을 담당하는 권력분립의 한 부(府)와 직위에 따라 판단의 원칙과 기준을 달리하기 때문에 상당히 복잡하다. 즉 사법부에서는 법률을 중심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행정부에서는 법률을 원칙으로 하되 현실적인 생활관계에서 나타나는 타당성까지 고려해야 하며, 행정부에서도 국무위원이나 입법부에서는 법률과 타당성은 물론 국민의 여론까지 아울러야 하는가 하면, 대통령의 경우 사안에 따라서는 그들 모두를 초월해서 결단하는 통치행위를 해야 할 때가 있다. 이렇게 민주정치에서는 독재정치나 공산주의정치에서처럼 한 사람의 결단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사안에 따라 판단기준과 처리과정을 달리해야하기 때문에 대립과 혼란이 거듭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통치행위를 하는 대통령의 능력 중 하나는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등용하여 활용할 줄 아는 용인술(用人術)을 대단히 중요시했다. 미국에서는 대통령선거일 6개월 전부터 인사팀을 구성해 각료들을 취사선택(取捨選擇)하고 취임연설 등을 준비한다고 한다. 자연인인 대통령후보로서…
지난 23일 세상을 떠난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총리는 “인류가 발명한 가장 위대한 발명품은 에어컨이다.”라고 생전에 얘기한 적이 있다고 한다. 실제 그가 총리 취임 후 최초로 한 일이 정부 사무실에 에어컨을 설치한 일이었다. 습기차고 무더운 싱가포르에서 에어컨은 싱가포르 국민의 생산성을 높히고 경제부국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였을 것이다. 싱가포르의 오늘날의 발전은 리콴유 전 총리의 탁월한 통찰력, 개발전략과 헌신, 그리고 강력한 카리스마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였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싱가포르는 작은 섬나라이지만 아시아의 경제·금융·물류 허브이며, 1인당 국민소득도 5만6천 달러가 넘어 현재 아시아 1위의 고소득국가이다. 싱가포르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과거부터 물류 중심지로 역할을 해왔다. 수에즈운하 개통과 증기선이 나타나면서부터 크게 번영해 왔고 제1차 대전 이후에는 영국의 해군기지가 세워지기도 한 잠재력이 큰 나라였다. 그러한 싱가포르도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할 때는 1인당 GDP가 516달러, 실업률 14%에 불과한 보잘 것 없는 나라였다. 싱가포르는 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