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사고현장을 찾던 아버지의 모습에 늘 안타깝기만 하던데, 그렇게 너그럽게 베푼 마음이 태어날 손녀와 당신 아들에 고스란히 전해져 좋은 곳에서 편히 눈감을 겁니다.’ ‘whtmznfzja’라는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다른 네티즌들의 반응도 한결 같았다. 지난 10일 새벽 임신 7개월 된 아내의 임용고시 응시를 돕기 위해 화물차 기사 일을 하던 강모씨는 청주시 흥덕구의 한 도로에서 뺑소니 차량에 치어 숨졌다. 사범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임용고시를 준비해오던 그는 형편이 어려웠던 탓에 함께 시험을 준비하는 임신 7개월의 부인을 위해 화물트럭 운전을 하면서 뒷바라지해 왔다. 그는 아내에게 줄 크림빵을 사들고 집으로 가던 중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누리꾼들은 이 사건을 ‘크림빵 아빠 사건’이라고 부르며 이른 바 ‘네티즌수사대’를 꾸려 번호 판독 및 특이점, 여러 사진과 함께 분석내용이 담긴 게시글을 올리는 등 범인 검거를 적극 도왔다. 그리고 취중 사고를 낸 뺑소니 사건 범인은 자수했다. 자수를 결심한 그의 용기, 자수를 설득한 아내의 정의로운 판단에 죄의 유무를 떠나 인간적인 동정심이 생긴다. 그런데 더욱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대입 정시모집 발표가 잇따르자 각 고등학교 정문에는 현수막이 걸린다. ‘00대 00명’ 등 이른 바 명문대 합격 숫자와 ‘서울 4년제 000명’ 등 특정 학교 합격을 알리는 내용이다. 이에 질세라 중학교에도 같은 내용들의 현수막이 여지없이 걸린다. 과학고 외국어고 예술고 자율고 영재고 등의 합격자 이름이 게시된다. 급기야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12년 ‘특정학교 합격 홍보물 게시에 의한 학벌 차별 관행 개선을 위한 의견표명’을 받아들여 각급 학교에 현수막 철거 및 홈페이지 공시를 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학벌차별을 유발한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인천시교육청은 지난달 29일 국가인권위의 이 같은 의견을 적극 수용해 관내 학교에 안내하며 게시 관행 자제를 당부했다. 학교 측이 남보다 열심히 가르친 결과를 재학생과 졸업생 그리고 주민들에게 홍보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 않아도 입시위주의 교육을 부추기고 학력, 학벌에 의한 차별화를 조장한다는 측면에서는 다분히 부정적이다. 특히 청소년기는 각자가 가진 서로 다른 다양한 가능성을 검증받고, 진로를 탐색하는 시기여서 더욱 그렇다. 합격홍보 현수막 게시의 병폐를 조사한 시민단체도 있었다
전통시대에 무예는 기본적으로 전투에 활용되었기에 무기를 다루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중 칼을 사용하는 도검술은 다른 어느 병장기보다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그래서 아무리 긴 창이나 월도와 같이 무거운 무기를 사용하는 군사들도 기본적으로 짧은 칼을 사용하는 훈련을 했으며, 심지어 원사무기를 활용한 궁수(弓手)나 조총수(鳥銃手)도 근접거리 전투를 위해 허리에 짧은 칼을 패용하고 전투에 임했을 정도였다. 검술 수련은 크게 네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는 칼이 움직일 때 만들어내는 기본 각도를 몸이 이해하도록 훈련하는 기본기법 수련, 둘째는 칼의 공방을 가상으로 만들어 연결 지어 수련하는 검법 수련, 셋째는 일대 일 혹은 일대 다수가 직접 다양한 무기를 가지고 서로 몸과 몸을 부딪치며 힘과 충격력을 느끼는 교전법 수련, 마지막으로 정확한 힘과 속도를 가늠하기 위하여 인체가 아닌 대나무나 짚단 등 다양한 소재를 직접 공격하는 베기법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네 가지 수련법을 적절하게 안배해야 좋은 검선(劍線)과 실전성을 구비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근래에 무예가 신체수련에 그치지 않고 남에게 보이기 위한 시범 공연화 되면서 네 가지 수련법 중 오직 베기에 치우친 모
최근 가스 누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이 누출된 가스 양과 추가 누출 여부 등을 확인하고, 주민들의 접근을 막거나 대피시키는 등의 안전조치를 취했어야 하는데,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결과 가스폭발이 일어났다면 해당 소방관이 소속된 지방자치단체는 가스폭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다 58108판결). 2008년 9월22일 여주군에 있는 상가 건물 지하에서 원인 모를 가스가 상당량 누출된 후 폭발하여 상가건물이 완파되고 건물 주변에 있던 많은 주민이 상해를 입거나 사망한 가스 폭발 사고(2명 사망, 30여명 부상)가 있었는데, 사고의 피해자들이 가스시공업자, 한국가스안전공사, 경기도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사건의 판결이 6년 여만에 확정된 것입니다. 통상 위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 및 형사재판이 먼저 이루어지게 되는데 그 결과가 민사재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위 사건에서도 먼저 진행된 형사재판 과정에서 가스 폭발 사고에 대한 책임소재와 관련하여 가스가 누출된 장소, 누출된 원인, 점화원이 무엇인지 등에 관하여 첨예한 대립과 논쟁이…
아이들에게 이러는 사회는 정말 싫다. ‘동물의 왕국’으로는 인정하겠지만 총체적으로는 우습게 여길 아프리카 케냐는 자녀를 때려도 당장 입건이다. 그에 비해 세계 경제대국, 패션·영화·음악·음식 등 한류열풍(Korean wave fever)을 자랑하면서도 낮잠이 들지 않는 아이를 두들겨 패서 피멍이 들게 하고, 이불에 싸서 굴리고, 징징거린다고 가슴을 마구 쥐어박고, 화장실에 가두고, 장난 좀 친다고 손목을 묶어놓고… 아이들에겐 고문과 같을 일이 이 나라 어린이집에서는 흔히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지 않는 두 살짜리 아이를 여섯 차례나 머리 높이까지 들어 올렸다가 팽개친 일이 공개됐는데 이번엔 네 살짜리 아이 머리를 내려치고, 얼굴에 주먹질을 해서 나동그라지게 한 충격적인 영상들이 공개되었다. 그러자 그동안에는 모든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잘 돌보았는데 돌연 학대하기 시작했다는 양 전국적으로 법석을 떨고 있다. “절차가 까다롭지 않아서 융자로 건물을 임차해 설립하고는 운영권을 사고파는 일이 허다하다” “어린이집을 식당 평가하듯…
회고록은 필자가 살아온 시대 및 사회적 현실, 혹은 그 시대에 발생했던 시건의 내막이나 진상들을 돌이켜 생각하며 적은 것이다. 개인사에 치중하며 자신의 일생을 다룬 자서전과는 다르다. 이런 회고록은 유명인일수록 많은 사람들의 궁금증을 자아내며 관심을 끈다. 한 나라를 통치했던 대통령이나 정치인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특히 비밀스러운 내용이 많을 경우 관심는 폭발적이다. 때론 베스트셀러가 되고 문학적으로 인정 받기도 한다. 영국의 처칠수상은 2차 세계대전 등 격변기의 어려운 정책결정 과정과 인간적 고뇌를 담은 회고록으로 1953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르윈스키 스캔들과 관련해 대중적 관심을 끌었던 빌 클린턴은 1천만달러를 받고 회고록을 출간하기도 했다. 하지만 회고록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 마음 속 깊은 고뇌를 드러내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스캔들이나 실패를 변명하고 업적을 미화하는 자기방어용이 더 많다. 같은 일에 연루됐던 사람들의 증언이 서로 엇갈리기도 한다. 또 사람들의 관심만 끌려고 포장만 그럴싸하게 하는 ‘리플리증후근’적 자서전도 있다 2011년까지 미국의 국방장관을 지낸 로버트 게이츠가 지난해 1월 발간한 회고록이 그랬다. 그는 회고록에서 노무현 전
문형표 보건복지부장관의 ‘금연일기’가 신문과 방송에서 인기리에 보도되고 있다. 공중파 TV에 이어 케이블에서도 방송이 되더니 이젠 신문에서도 관심있게 다루고 있다.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주무장관이 자신의 금연 실행과정을 언론에 소개한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던 것 같다. 모 유력일간지는 아예 ‘문형표 복지장관의 금연일기’라는 제목으로 매주 월요일자에 연재형식으로 금연과정을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언론에 보도되는 문 장관의 금연일기를 보고 그대로 따라하는 사람이 생기는가 하면 많은 금연학교에서도 문 장관의 ‘금연일기’를 참고로 교육도 이루어진다고 한다. 문 장관은 지난 26일자 신문 연재에서 금연을 시작한지 3주째 접어들면서 아내와 같이 탁구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금연을 시작할 때는 고통과 괴로움이 있었지만 3주째인 지금은 비교적 편안한 가운데 금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또 금연으로 인해 “작지만 의미 있는 삶의 변화가 생겼다”며 “금연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금년에는 꼭 금연에 성공하길 바란다”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금연! 참으
다산 정약용은 ‘효자론’에서 효심을 이렇게 정의했다. ‘아픈 부모를 위해 넓적다리 살을 베었다거나 한 겨울에 산속을 헤매 죽순을 찾아드렸다고 하는 건 부모를 이용해 명예를 낚으려는 짓이다. 부모 봉양은 가능한 한도 내에서 정성을 다하고 부모의 뜻을 잘 받드는 것이지 특이한 일을 하는 게 아니다.’ 현대에도 잘 적용되는 말이다. 그러나 부모에게 효도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나이가 들면 더하다. 장수시대를 맞아 노인이 노인을 봉양(奉養)해야 하는 세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24 효자 중의 한 사람이며 춘추 시대 초(楚)나라 때 몽산(蒙山) 남쪽에서 농사를 짓고 살면서, 70세의 나이에도 색동옷을 입고 어린애 장난을 하면서 늙은 부모를 즐겁게 해주었다는 노래자(老萊子)의 이야기는 더욱 전설이 되어 버렸다. 각 가정마다 노인 부양에 대한 갈등과 고민 한두 가지 없는 집이 없고 이로 인해 부모자식 형제 자매간 분란도 끊임 없이 발생한다. 노인들을 내다버리는 소위 ‘현대판 고려장’도 수시로 일어난다. 하지만 ‘패륜’의 대명사로 불리던 이 또한 너무 많이 발행해 뉴스에서조차 묻혀 버리기 일쑤다. 요양시설에 맡기는 사례는 이제 당연시 된 지 오래다. 이를…
어린이집 폭력 사건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 갑의 횡포와 거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사는 가여운 을의 이야기가 우리 사회를 갑과 을로 양분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는 부자와 빈자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구도로 설명할 수도 없는 신뢰와 애정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벌어진 일이라 경악을 금치 못했다. 손님은 왕이라는 말이 불문율처럼 지켜지는 풍조에서 보육의 수요자이며 대상인 어린이들이 그런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이 되어 있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아무런 저항도 못하는 아이는 그 날의 공포가 두고두고 깊은 상처로 남게 될 것이다. 수요자 중심의 교육 운운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갑을 능가하는 을의 횡포는 지도 감독의 눈을 피해 자라나고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불거지는 사회문제가 되었다. 물론 헌신적으로 아이들을 돌보며 사명감을 갖고 일하는 대다수의 보육교사들까지 매도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엄마가 자기 자식을 품에서 키울 수 없을 정도로 바쁘고 척박해졌다. 아이를 친정이나 시댁에 맡겨 키우거나 그렇지 못한 가정에서는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일이 자연스런 과정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게다가 무상보육이 전면 시행되면서 기저귀도 떼지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참 잘하고 있는 일 중의 하나는 누가 뭐래도 ‘경기도 연정(聯政)’이다.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이른 바 중앙정치권이 배워야 할 선진정치다. 경기도 연정은 우리나라 정치사의 새로운 변화다. 연정의 핵심은 바로 상생과 협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아주 훌륭한 가치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추천으로 이기우 전 의원이 사회통합부지사로 취임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는 남 지사의 연정이 현재 한국 정치사의 실험적 모델이 되고 있다. 남경필 지사는 지난해 6·4 전국동시지방선거 때 새누리당 경기도지사 후보로서 “부지사를 포함한 주요 직책에 야당인사를 등용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그때 대부분은 반신반의 했다. 그런데 남 지사가 당선돼 취임하고 나서 이 약속은 지켜졌다. 남 지사는 정말로 ‘사회통합부지사’직을 신설해 야당에 추천권을 주고, 도 산하 공공기관장 인선 시 인사청문회를 도입한 것이다. 그런데 남 지사처럼 야당의 협치를 추진했던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계획은 아직도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원 지사의 협치는 임명직인 제주시장을 야당에 주기로 하는 등 인물추천과 정책협의를 야당에 제안했으나 현재까지도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를 보며 우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