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한때 경위 이하 경찰관의 어깨에서 계급장을 볼 수 없었다. 현장경찰관의 자긍심과 당당한 업무수행을 뒷받침하여 법집행력을 확보하려는 취지로 순경 경장 경사임을 나타내는 무궁화 잎사귀 숫자 대신 경찰을 상징하는 동일한 ‘경찰장’ 견장을 부착토록 했기 때문이다. 견장을 부착토록 한데는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계급의 표시가 ‘계급사회’를 조장한다는게 그것이다. 하지만 시행 9개월만인 2012년 전면 폐지됐다. 평등사회를 구현하려던 당초계획이 ‘새로운 차별’로 인식되면서 내부 반발이 많아서 그랬다. 다시 말해 차별을 없애려다 또 다른 차별논리에 부딪쳐 중도 하차한 것이다. 경찰 조직에서 서열이나 직급을 나타내는 계급장은 상하의 지휘·명령 계통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 매우 중요하다. 경찰의 경우 1945년 해방 이듬해 경무총감(지금의 경무관)이, 1966년에는 치안감이, 그리고 1969년에는 적체된 경찰의 사기를 진작시켜 준다는 명목으로 경장과 경정계급을 신설했고 1983년에는 치안정감 계급을 새로 추가하는 등 7차례에 걸쳐 계급이 변했다. 그 결과 지금은 경찰청장인 치안총감부터 순경까지 모두 11개 체제다. 하지만 많은 계급을 만들어내 9급체계인 일반공
17일 오후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에서 사고가 발생해 27명의 관람객이 사망하고 중상을 입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먼저 사망자들의 명복을 빌며 중상을 입은 환자들의 쾌유를 모든 국민들과 함께 진심으로 기원한다. 참사가 발생한 행사는 ‘제1회 판교벤처밸리 페스티벌’이었다. 사고 후 주최자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는 이날 행사장엔 700여명 이상의 시민이 모여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는데 유명 걸그룹 등을 자세히 보기 위해 평지보다 높은 환풍구 철제 덮개 위에 올라갔던 일부 관람객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덮개가 붕괴되면서 27명이 20여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하는 끔찍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27명 가운데 사고 당일 현장에서 12명이 사망하고 4명은 병원으로 옮기거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소방관계자는 중상자 중 상태가 심각한 환자가 많아 추후에 사망자가 더 늘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 사망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전 국민이 한결같을 것이다. 그런데 사고 다음날 해당 행사를 담당한 직원이 숨진 채 발견돼 또 다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 아침 테크노밸리 건물 옆 길가에서 행사계획 담당자인 경기과
씨름은 두 사람이 샅바나 띠 또는 바지의 허리춤을 잡고 힘과 기술을 겨루는 전통무예이자 민속놀이다. 여타의 무예와는 다르게 몸과 몸을 맞대고 상대를 먼저 땅에 넘어뜨리는 방식으로 승부가 결정 나기에 요즘으로 치면 유도와 같은 유술(柔術) 형태의 무예로 볼 수 있다. 씨름은 다른 맨손무예와는 달리 맨살과 맨살이 직접 닿는 가운데 서로의 땀과 열기를 교환하기에 가장 섬세하면서도 친밀도 높은 무예이기도 하다. 우리 역사에서 고구려 무덤벽화에도 힘 좋게 생긴 두 역사가 서로의 허리춤을 붙잡고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만큼 오랜 몸문화 전통을 이어 온 무예로 볼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임금이 펼치는 연회에서도 씨름은 각광받는 종목이었다. 각각 편을 나눠 승부에 따라 다양한 내기를 걸어 잔치의 흥을 돋우는 역할이었다. 조선시대에는 기층 백성들에게도 널리 퍼져 여러 풍속화에도 등장할 만큼 보편화된 무예이기도 했다. 그런데 전통시대 씨름을 가장 좋아한 것은 다름 아닌 ‘도깨비’다. 우리에게 도깨비는 건망증이 심하고, 사람 골리기가 취미이며, 금은보화를 가져다주는 재물신으로도 기억된다. 도깨비 씨름에 대한 옛날이야기 한 자락을 풀어 보면 그들의 존재
잎들이 발갛게 물들어 가을이 깊었다. 단풍이 고운 경승지마다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서울 시내에는 중국인 관광객, 요우커(遊客)들이 밀려들어 거리를 메우며 쇼핑에 여념이 없다. 이들은 씀씀이도 커서 우리 경제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된다고 한다. 한국인 관광객들 역시 중국의 유명 관광지마다 엄청 많이 보인다. 관광지라면 중국이 우리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은 곳이 많다. 중국은 인구도 많고 땅도 넓다. 동서와 남북, 5천㎞가 넘는 광대한 국토에 빼어난 자연풍광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오랜 역사로 나라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처처에 유적들이 널려있다. 중국에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 문화자연유산, 자연유산이 수 없이 많다. 세계문화유산으로는 북경 만리장성, 자금성, 이화원, 천단공원, 심양의 청(淸) 고궁, 돈황 막고굴, 진시황능 병마용, 등등 22곳이다. 세계 문화자연유산으로는 태산, 황산, 노산, 아미산 낙산대불(大佛) 등이다. 세계자연유산으로는 무릉원(장가계), 사천성 구체구, 황룡, 삼강병류 등이다.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 외에도 계림, 장강(長江) 삼협, 항주 서호(西湖), 곤명 석림 등등, 국가 지정이나 성(省)급 풍경
정부가 내년부터 2천500원인 담뱃값을 4천500원으로 인상하고 향후에는 물가상승과 연동시키는 안을 확정하여 공표한 뒤 이에 대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정부의 인상 논거는 단연 국민 건강권이다. 성인 남성의 43.7%에 이르는 높은 흡연율이 흡연 당사자의 건강권 악화와 사회적 고비용을 유발하는 데 비해 담뱃값은 OECD 34개국 중 최저수준이라고 한다. 금연을 유도하는 데 가격인상만큼 확실한 방안이 없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반대론자들은 흡연권도 엄연한 권리인데 지나친 차별대우를 받고 있으며, 정부가 말하는 국민 건강권은 허울에 불과하고 실은 조세저항을 피해 세수를 증대하려는 꼼수에 불과하다고 항변한다. 양쪽의 주장을 이해하기 위하여 현재의 담뱃값 구조와 정부의 논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2천500원인 담배 한 갑은 제조원가와 유통마진 950원(39%), 담배소비세 641원(25.6%), 국민건강증진기금 354원(14.2%), 지방교육세 321원(12.8%), 부가가치세 234원(9.1%)으로 구성되어 세금과 부담금이 61%인 1천550원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안대로 4천500원이 되면 이 비율은 74%(3천318원)로 올라간다. 금년…
가을철 단풍은 약 90일동안 머문다고 해서 옛사람들은 구추단풍(九秋丹楓)이라 불렀다. 조선후기 학자 이천상(李天相)은 관동록(關東錄)에서 구추 단풍을 ‘처처상림금수신(處處霜林錦繡新/곳곳에 단풍숲 금수인냥 새로우니), 구추홍엽승화진(九秋紅葉勝花辰/구월의 단풍잎이 꽃피는 봄철보다 낫구나)’라고 읊었다. 단풍이 꽃보다 좋다니, 강산이 주는 흥취가 그만큼 무궁무진하다는 표현 일게다. 단풍은 산 전체 면적의 20% 가량이 물들었을 때를 시작일로, 80% 이상이 물들었을 때를 절정일로 잡고 있다. 그렇다면 단풍이 물드는 속도는 얼마나 될까. 기상청의 조사에 따르면 북에서 남으로 하루에 20㎞를 간다고 한다. 반면 봄꽃은 남에서 북으로 하루 30㎞ 속도라니 꽃소식 보다는 약간 늦다. 일엽지추(一葉知秋)라 해서 나뭇잎 하나가 떨어짐을 보고 가을이 영긂을 안다고 했다. 터득의 미학인지 몰라도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봄철엔 모든 이가 시인이 되고 가을에는 철학가가 된다’고 했다. 식물도 노폐물이 생긴다고 한다. 그러나 식물은 콩팥 같은 배설기관이 없다. 그래서 세포속 액포라는 ‘작은 주머니’에 배설물을 담아뒀다가 갈잎에 넣어버린다. 일종의 배설인 셈이다. 흔히 단풍이 절정
각 시도 별로 교장 공모에서 지원자 미달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경기도의 경우 134곳의 지정 학교 가운데 10% 이상이 지원자 미달로 임명제로 전환했다고 한다. 60%에 달하는 80곳은 1명만 단독 지원해 공모제 취지가 퇴색하고 있다. 교장공모제는 지난 2007년 9월부터 자율학교에서 시범실시된 이래 8년 째를 맞고 있다. 연공서열이나 경력점수를 기준으로 교육청이 정한 승진후보자 순위에 따라 이뤄지는 기존 승진 임용방식을 탈피하고자 했다. 현재는 평교사도 지원이 가능하다. 이처럼 교장 지원 자격요건을 완화하고 투명한 공모절차를 진행한다는 장점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해가 거듭할수록 문제점이 속출했다. 응모자끼리 담합을 하는가 하면 현직 교장이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미리 공모교장을 내정하기도 한다. 일부는 젊은 교장들이 8년밖에 할 수 없는 교장임기제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기도 했다. 공모교장으로 임명되면 교장임기에서 제외해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년을 늘려주기 위한 편법으로 전락했다는 비난도 받아왔다. 이처럼 교장공모제가 교장 선발을 통해 질 높은 교육환경을 제공한다는 시행 취지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각 교육청과 교육연구단체에서도 교장공모제에
기간제교사가 교육의 한 부분을 담당해오고 있는데 예산부족으로 해고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결국은 정규교사들의 수업부담이 늘어나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일선교육청의 예산부족은 이해하나 양질의 학생교육을 실시하기 위한 인력확보가 우선이다. 일선교사들의 과중한 수업시간과 행정업무로 인한 어려움이 크다. 한정된 예산이지만 적절한 비정규교사의 해고문제를 재고하여야 한다. 이로 인한 기존교사의 과중한 수업부담으로 수업의 질을 떨어트려서는 곤란하다. 인천시교육청의 경우 재정문제로 비정규직 교사해고를 검토하고 있어 파장이 커지고 있다. 1조원대의 지방채 발행과 이자비용 발생에 따른 시의 재정난 여파가 이들의 무더기 해고사태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도에는 인천시교육청의 경우 3천억 원 규모의 재정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과 일선학교 교사에 따르면 시교육청 내부에서 400여명의 기간제 교사를 줄이는 검토의견서가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재 인천시 지역에는 2천여 명의 기간제교사가 교육을 시키고 있다. 인천지역의 경우 대부분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의 비율이 10~30%정도 되기 때문에 이들을 해고할 경우 엄청난 수업부담을 초래하게 된다.
경기도내 31개 시·군 선수단 1만8천명이 참가하는 제25회 경기도생활체육대축전(이하 도 생활제전)이 오늘(17일)부터 20일까지 4일 동안 수원종합운동장 주경기장 등 수원시내 36개 경기장에서 4일간 열린다. 게임종목은 21개로서 축구, 농구, 배구, 야구, 태권도, 육상, 배드민턴, 테니스, 탁구 등 올림픽 종목 외에도 생활체조, 볼링, 궁도, 게이트볼, 에어로빅체조, 합기도, 등산, 국학기공, 족구 등 그야말로 생활 속에서 이뤄지는 다채로운 종목도 들어 있다. 생활체육대회는 엘리트 스포츠와는 달리 건강과 화합·우정을 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도생활체전은 어렸을 때부터 길러진 전문체육인이 참가하는 엘리트 체육대회와 차별화된다. 건강과 여가를 위한 체육활동을 해 온 우리 이웃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물론 엘리트 체육 선수로 육성되다가 이런 저런 사정으로 선수의 길을 포기한 전문 선수급들도 있을 수 있겠다. 그러나 이들로 인해 생활체육의 수준이 높아지는 효과도 있으므로 부정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란 견해도 있다. 이번 도생활체전은 어르신부(60대 이상), 일반부, 청소년부로 나눴다. 또 인구수에 따라 1부 수원시 등 15개 시, 2부 광주시 등 16개 시·군으로…
한 주일 전이 한글날이었다. 어쩐 일인지 공휴일로 지정이 되어 잘 쉬긴 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사람으로 마음이 편치 않다. 과연 먼 미래에도 한글은 우리의 아름다운 모국어로 남을 것인가? 나라가 폭삭 주저앉지 않는 한, 모국어로 쓰이기는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모국어가 아름다운 자산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 많이 지적된 점이긴 하지만, 그 가운데 하나가 과도한 존댓말의 잘못된 쓰임이다. 사람을 올리는 것이 바른 사용법인데, 그게 지나쳐 사물에 대한 존대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그것이다. 예를 들면, “주문하신 음식이 나왔습니다”라고 해야 할 것을, “음식이 나오셨습니다”라거나, 또 “음식 값이 얼마입니다”라는 표현 대신 “값이 얼마이십니다”라고 쓰는 식이다. 물론 삶의 양식이 바뀌는 과정에서 예전의 존칭을 잃어버리고 새 표현을 찾아가는 과정의 진통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도한 존댓말에는 이러한 불편함을 넘어 ‘위험한 진실’이 들어 있다. 한글의 존재 이유 가운데 하나는 한자 문화의 권위주의적 잔재를 없애려는 것이었다. 세종대왕이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