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가죽이 두껍고 뻔뻔하여 부끄러움을 모른 이를 말할 때 쓰는 말이다. 출전은 중국 商(상)나라시대 太康(태강)이라는 이가 정치를 돌보지 않고 사냥과 잡기로 소일하다가, 나라를 빼앗기고 쫓겨났다. 그의 동생이 노래를 지어 불렀는데, 지금도 전해져 오고 있어 우리에게도 큰 교훈으로 다가오고 있음이 아닐 수 없다. “만백성들이 우리를 원수라 하니(萬姓仇予). 우린 장차 누굴 의지 할꼬(予將疇依). 답답하고 슬프도다, 이 마음이여(鬱陶乎予心). 낯이 뜨거워지고, 부끄러워지누나(厚顔有恥).” 원래는 후안유치라 하였으나 나중에 후안무치로 쓰이게 되면서 더 무거운 뜻이 되었다. 이 세상에는 후안무치하다고 말할 만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헤아릴 길이 없지만 가까운 주변만 돌아보아도 많은 것 같다. 우선 사회지도층에 있는 이들이 문제다. 입으로는 국민이란 이름을 수없이 들먹이면서 민심을 얻으려 하지만, 민심의 잣대는 저만치서 그들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판단내리고 있다. 민심 앞에 나설 때, 온갖 몸부림으로 고개를 숙이더니, 이권과 자기 뱃속 채우기로 임기를 다하고, 또 시켜 달라 한다. 우리는 아량이 많아서 지금까지는 속으면서도 그들을 뽑아주곤 하였다.…
경영권 분쟁을 둘러싸고 발생한 여주 빅토리아 골프클럽 전·현직 회장의 집단충돌 사건이 진정국면을 맞고 있다. 양측이 골프장 수입의 핵심인 클럽하우스를 공동 운영하는 선에서 갈등을 봉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골프장은 현재 평온한 상태를 유지한 채 정상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부도가 나 경매절차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전·현직 회장 간 주식 양도·양수와 이천 소재 토지 소유권 이전을 둘러싸고 극한 대립 양상으로 치닫던 이번 사태가 수습국면에 들어간 것은 천만다행이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역할이 아주 컸다. 양측의 충돌이 계속될 경우 인명피해는 물론 애꿎은 직원, 골퍼들의 피해가 장기화하는 상황이 우려됐다. 골프장 홈페이지는 여전히 다운 상태고, 한때 전화마저 불통됐다. 결국 경비통인 정성채 여주경찰서장이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했다. 폭력 가담자에 대해서는 엄벌방침을 천명하는 한편 양측에 중재안을 제시했다. 서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만큼 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클럽하우스를 양측 2명씩, 모두 4명이 맡도록 제시했다. 결국 두 전·현직 회장은 이를 전격 수용했다. 갈등의 조정자 역할에 충실한 경찰의 강&mid
햇볕이 많은 곳에서 시작되는 봄기운이 포르스름한 기운에서 점차 푸른빛으로 짙어진다. 마당에 나서니 겨우내 얼음에 묻혀있던 낙엽들이 여기저기 뒹군다. 빗자루를 들어 묵어있던 먼지까지 쓸어내니 낙엽 아래서도 냉이며 새 움이 푸른빛을 띠고 나타난다. 청소를 해서 말끔해진 마당 댓돌 위에 앉으니 누군가 정다운 사람과 이야기 나누고 싶어진다. 문득 핸드폰으로 한동안 뜸하게 지냈던 친구의 전화번호를 누른다. “어머, 이게 누꼬? 잊겠다 싶어 연락을 하려던 참이었는데….” “그래 먼저 전화 좀 하면 안 되나, 가스내야.” “그래, 맞다 맞아, 한데 내가 부상을 당했다는 거 아이가?” “웬 부상?” “며칠 전에 봄맞이 대청소로 뒤란청소를 하다가 살얼음을 딛고 나가 자빠졌지 뭐, 덕분에 다리 깁스하고 몸조리 잘 하고 있으니 놀러 오려마, 가스내야, 살얼음이 그거 사람 잡는 거더라, 겉보기엔 멀쩡한데 얼음 아래로 물이 흐르고 있는 줄 누가 알았겠노.” 친구는 뒷마당에 겨우내 얼었던 물이 녹으면서 잡힌 살얼음에게 당했다고 연신 살얼음, 살얼음, 목소리를 높인다
6·4 지방선거를 두달여 앞두고 정치권의 이른바 ‘거짓말 프레임’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새누리당과 통합 신당이 서로 질세라 약속을 안 지킨 거짓말 세력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여야 할 것 없이 국민과 한 공적인 약속을 지키지 않고 지킬 수 없으니 그럴싸하게 포장한 말 바꾸기로 합리화하고 위기를 빠져 나간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선거 무공천’ 이행 여부를 둘러싼 여야의 대결은 치열하다 못해 당의 존폐를 건 사투로 비쳐진다. 아이러니하게도 약속을 어긴 쪽(새누리당)은 여유로움을 넘어 당당한 반면 약속을 지키겠다는 쪽(새정치민주연합)이 죄인인양 더 안달복달이다. 그야말로 공천이 무공천을 일방적으로 공격하는 ‘비정상’의 정치 현실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기초선거 무공천은 2012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의 공약사항이다. 이 공약이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 내에서 반대 의견이 중론화하면서 순식간에 무효화한 것이다. “기초 공천제를 폐지했을 경우 위헌성의 문제, 후보난립 문제 등 수많은 문제점이 제기될 수 있다.” 지난달 최경환 새누리당
2011년 세계적 의류회사인 ‘베네통’사는 미국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키스하는 합성사진을 내걸었다. 베네통사는 이 사진 외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아흐메드 엘타옙어 메르켈 독일 총리와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미묘한 문제로 대립해온 세계적 지도자 두 사람이 키스하는 합성사진도 게재해 톡톡히 광고효과를 봤다. 베네통은 1992년 신부와 수녀의 키스를 담은 광고를 내놓아 유럽을 발칵 뒤집어 놓기도 했었다. 당시 베네통의 도발적 광고는 각국의 항의로 세계적 파문을 일으키고 바로 내려졌지만 전형적 노이즈마케팅이었다는 명성(?)을 얻었다. 같은 해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스캔들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신정아씨는 또 다른 내용의 노이즈마케팅으로 자신의 자전에세이집을 5만부 이상 판매하는 대박을 터뜨렸다. 호텔에서 가진 출간 기자 간담회에서 전 국무총리, 국회의원 등 유명인사의 실명을 거론하며 성적으로 자신에게 접근했었다는 내용을 책속에 적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당시 세인들은 이를 두고 노이즈마케팅 앞에 ‘탁월한’을 붙여주기도 했다. 고의적으로 각종 이슈를…
그동안 광교신도시 웰빙타운과 광교초·중학교 구간을 지나는 영동고속도로 광교터널~동수원IC 구간의 소음문제를 두고 주민과 학생들의 불편이 컸다. 영동고속도로 웰빙타운 구간은 무려 1일 약 16만대의 차량이 통행하는 곳이다. 따라서 70dB이 넘는 소음과 분진이 심해 지역주민들이 상당한 고통을 겪어왔다. 그런데 지난 25일 반방음 터널 설치에 동의하는 광교 웰빙타운 6개 블록 주민들의 동의서가 모두 제출돼 3년 넘게 갈등을 빚어오던 웰빙타운 입주민과 한국도로공사 간의 줄다리기가 일단락됐다고 경기도가 밝혔다. 광교초·중학교와 기존의 영동고속도로와 100m 거리에 있는데 소음 때문에 운동장에서는 통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피해가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이에 주민들은 2011년 8월부터 한국도로공사에 양방향 방음 터널 설치를 요구해 왔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는 방음벽 설치만으로도 소음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하며 주민들의 요구를 외면해 왔다. 그러다가 도가 2012년 7월 주민이 참여하는 ‘소음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양측은 협의를 거쳐 광교초·중학교와 웰빙타운 아파트 구간에 반방음 터널 및 방음벽 설치를 합의했다. 이어 세부 설치 방식 협의를 끝내고 2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고 아름다운 국토보전을 위해서 시행되어온 그린벨트는 1971년도에 최초로 도시계획법이 개정되면서 실시됐다. 그린벨트 조성으로 많은 시민들이 쾌적한 자연환경의 혜택을 누려왔지만 상대적으로 소유자는 재산권 행사에 막대한 손실을 감내해야 했다. 경기도 그린벨트가 수도권 그린벨트의 83%를 차지하고 있어 많은 도민들의 재산권 행사에 피해가 심각하다. 법 개정에 따른 도내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도로를 비롯한 주차장 등 기반시설 건설이 가능하나 막대한 예산 확보가 문제이다. 도내 그린벨트 기반시설 조성에 막대한 예산이 소요된다. 지난해까지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도내 취락 지역은 20개 시·군의 592곳으로 면적이 40.31㎢에 이른다. 이를 공시지가를 토대로 보상비와 공사비 등을 추산한 결과, 10조1천800억원의 기반시설 설치예산이 필요하다. 천문학적 수준의 예산 확보와 올바른 개발권 행사가 염려된다. 이제 지자체장에 의해서 그린벨트의 개발여부가 가능해진 법규에 따라서 현실적이고 미래지향적 차원에서 과학적으로 철저한 검토분석이 절실한 때다. 경기도의 시·군별 그린벨트 면적을 보면 고양시가 67곳에 693만9천811㎡로 가장 넓으며 하남시 6
우리나라는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대통령 시대를 맞이하였고,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 여성의 지위는 부끄럽게도 최하위 수준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3년 성 격차(gender gap)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의 성평등 순위는 조사대상국 136개국 중 111위이며, 계속 하락하는 추세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성 격차를 경제활동 참가, 교육수준, 보건, 정치적 권한의 네 가지 범주에서 측정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특히 경제활동 참가 부문이 118위로 성 격차가 가장 크다. OECD 국가들과 비교하여 볼 때 우리나라 남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유사하나,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12년 기준 55.2%로 OECD 평균(62.3%)에도 못 미치고, 주요 선진국 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이 70% 이상을 상회하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대졸여성들의 경제활동참가율(62.1%)이 OECD 평균(82.6%)보다 현격히 낮아 세계 최하위라는 것이다. 이는 그동안 우리나라 여성의 고학력화가 진행되어 이미 2009년도부터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남성을 추월하였
소설가 임철우는 5월의 광주와 분단의 문제와 이데올로기의 폭력성을 고발하는 소설을 통해 한국문학사에서 ‘5월의 작가’라 불리고 있다. 시대의 아픔을 뛰어난 서정성으로 승화한 그의 소설은 교과서에도 실릴 만큼 명작으로 통한다. 그는 1981년 「개도둑」으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된 이래 잇따른 문제작들을 발표하여 1980년대 문단의 가장 주목할 작가로 부상했다. 『아버지의 땅』, 『그리운 남쪽』, 『달빛 밟기』, 『그 섬에 가고 싶다』, 『등대』, 『봄날』, 『백년여관』, 『이별하는 골짜기』 등의 소설을 내놓았고, 뛰어난 문학성을 인정받아 이상문학상과 대산문학상 등 주요 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 한신대 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사실 필자의 스승이기도 하다. 필자의 소설 발문도 맡아주셨고, 문학적 감수성을 심어준 분이기도 한 그가 신작소설 『황천기담』을 발표했다는 소식에 반가움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문학평론가 김현은 소설가 임철우의 작품 세계를 두고 “어둡고 무섭고, 가능하면 빨리 거기에서 도망하고 싶은 세계이지만, 그 세계는 절제 있는 감정 때문에 아름답다”고 평한 바 있다. 현대사의 굴곡 안에서 그것을 온
지난 20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 장관회의를 계기로 규제 개선 노력이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이 자유롭게 도전하고 새로운 투자를 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다시 부흥시키자”며 규제개혁에 강한 의지를 비쳤다. 일자리 창출과 경제부흥을 위해 규제 개혁을 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에 반대할 사람은 아마 없을 듯하다. 회의 이후 그동안 각종 규제로 인해 사업에 어려움을 겪던 기업과 상공인들의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크다. 이참에 정부에 건의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동안 범죄자 취급을 받던 국제 소무역상, 일명 ‘보따리상’에 대한 규제도 이제 그만 풀어줬으면 하는 것이다. 정부는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한파 이후 실직자들에게 보따리상을 권장한 바 있다. 많은 실업자들이 정부에서 실시하는 교육을 받고 보따리 무역상이 되어 중국행 배를 탔다. 그리고 실제로 이들은 대중국 수출에 상당히 기여, 당당한 직업인으로 자부심도 갖게 됐다. 값비싼 한국산 공산품·전제제품·자동차부품·생필품 등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상대적으로 싼 농산물을 그 무게만큼 들여오게 되어 국익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2000년대 초 휴대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