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9일 성남시장과 통일재단 대표 간에 성남일화천마프로축구단 인수 본계약이 이뤄졌다. ‘성남일화’에서 ‘성남시민축구단(성남FC)’으로 재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이어 지난 1월25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성대한 창단식을 가졌다. 시민구단의 구단주가 된 이재명 성남시장은 “하나 된 시민이 탄생시킨 성남FC를 사랑받는 축구단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주지하다시피 성남팀은 K리그에서 7회나 우승한 명문구단이다. 그런데 통일교재단에서 운영하는 구단이다 보니 기독교 신자들의 반발이 심했고 이는 관중감소와 시민 대표성 저하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에 성남시가 성남시민구단 재창단 결정 후 2개월 만에 통일재단으로부터 일화구단의 주식과 채권을 일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인수해 성남지역을 연고로 재창단에 이른 것이다. 창단식의 열기는 뜨거웠다.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단식에는 5천명이라는 많은 시민들이 몰려 성남시민들이 성남FC에 얼마나 뜨거운 기대감을 갖고 있는지 보여줬다. 또 경제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용역결과에서 100억원 투자 시 309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한다. 10억원 매출 때 387명의 고용효과가 기대된다는 보고도 있었다. 성남F
로마 제국에서 가장 화려했던 휴양도시 ‘폼페이(Pompeii)’가 서기 79년 8월24일 거대한 화산폭발로 단 18시간 만에 모습을 잃어버렸다. 이날 폼페이는 화산재와 용암으로 뒤덮였으며, 수많은 사람들도 고온가스와 열구름에 폐부가 타들어 갔다. 히로시마 원폭의 10만 배에 가까운 폭발력을 지닌 베수비오 화산의 분출은 자연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였다. 화산재에 묻힌 지하세계에서 영원을 꿈꿀 것 같던 폼페이가 어느 날 기지개를 켜듯 인간세계로 되돌아왔다. 1592년 수로를 파던 사람이 우연히 고대도시를 발굴한 것이다. 서기 79년에서 시계가 멈춰버린 폼페이의 모습이 고스란히 역사로 남아 있었다. 폼페이의 베수비오 화산 폭발에 대한 기록은 소(小)플리니우스가 역사가 타키투스에게 보낸 두 통의 편지에서 보인다. 당시 지중해 함대사령관이던 대(大)플리니우스의 조카 소(小)플리니우스는 재난 현장으로 향하던 삼촌 대(大)플리니우스를 따라나서지 않아 목숨을 구한다. 그의 기록에서 화산 분출일은 서기 79년 8월24일이었다. 그러나 현지에서 티투스 황제의 즉위와 관련된 주화 한 개가 발견됨으로써 베수비오 화산 폭발이 티투스…
불교에서는 ‘모든 사람의 화근은 입에서 생긴다’(一切衆生 禍從口生)라 하였다. 고전에 입과 혀는 재앙과 근심의 문이요, 몸을 망치게 하는 도끼와 같다(口舌者 禍患之門 滅身之斧). 입은 사람을 해치게 하는 도끼요, 말은 혀를 자르는 칼이니, 입을 막고 혀를 감추면 몸이 어느 곳에 있으나 편안할 것이니라. 말을 가볍고 쉽게 하지 말 것이니, 대체로 사람들이 나를 위하여 그 혀를 잡아주거나, 막아주려는 자가 없다. 그러니 말을 뱉으려 하지 말고, 말로써 구차해지기 전에 입 열기를 조심해야 한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뿐 아니라, 길가의 담벼락에도 귀가 달려 있다는 말이 천자문에도 나온다. ‘쉽고 가볍게 보이는 것이 두려워해야 할 바이니 귀를 담장에 붙여 놓았기 때문이다’(易?攸畏 屬耳垣墻)라고. 소인배들이나 일반 시민들이 담벼락에 귀를 붙여 놓고 있으니 함부로 입을 놀렸다간 언제 어느 누구의 귀를 통해 돌고 돌아 재앙이 되어 돌아올지 모른다는 말로 ‘밤말은 쥐가 듣고 낮말은 새가 듣는 다’는 우리의 속담도 있다. 또 눈으로 아무 것이나 마구 보면 음탕한 마음이 생겨날 수 있고(目妄視則淫), 귀로 아무 말이나 마구 듣다보면 미혹에 빠지며(耳妄聽則惑), 입으로 마구 지껄
1991년 가을 처음으로 외국에 나갔을 때 놀란 것은 선진국의 청년 실업 상황이었다. 당시 국민소득 1만 달러에 못 미치던 우리보다 몇 배 더 부자인 나라에서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고통을 받고 있었다. 당시 내가 프랑스어 연수를 받던 보르도 대학은 법과대학의 수준이 높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우리나라의 사법연수원에 해당하는 기관도 이 도시에 있었다. 수도 파리와, 유럽의회가 있는 스트라스부르와 함께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법과대학을 갖고 있음에도 법학 석사를 마친 친구가 취업교육을 받으며 실업 수당을 타서 살아가고 있었다. 1980년대 민주화 과정을 지켜보며 대학생활을 한 나로서는 유럽의 사회민주주의에 대한 동경이 있었다. 프랑스문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데에는 그런 이유도 있었다. 그런데 꿈에 그리던 프랑스 대혁명의 성지에 막상 도착해보니 내가 그려왔던 풍경과는 다른 현실이 펼쳐져 있었다. 성취욕도 없었고, 미래에 대한 비전도 보이지 않았다. 이민자 문제로 인한 갈등, 세계무대에서 희미해지는 존재감, 무엇보다도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무기력한 경제와 실업률… 게다가 당시는 사회당의 미테랑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해 사회당 정부의 정치철학이 10년…
근절되지 않고 있는 학생폭력 예방을 위해서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학교폭력은 학기 초인 3~4월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여 문제를 해결해가야 한다. 학생 청소년들이 내일의 이상과 꿈을 키워가기에 부족함이 없도록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보다 폭력예방이 우선이다. 지적발달을 위한 학습교육보다 인간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함을 교육시켜 갈 때에 폭력은 줄어들 수 있다. 치열한 경쟁이 판치는 사회이지만 초중고 학교에서는 전인교육의 본질인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일상 속에서 실행해가야 한다. 미래사회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자질의 함양을 위해서도 학교폭력은 근절되어야 마땅하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폭력이 학기 초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아 비난을 받고 있다. 도교육청은 일선학교에서 폭력예방을 위해 앞장서 가도록 해주어야 한다. 학기 초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위한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여 갈 때에 학교폭력은 줄어들게 마련이다. 특히 도교육청은 지난 2월에 학교폭력 데이터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패턴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발간해 배포하고도 대안 마련을 소홀히 하고 있어 문제다. 7년간 경기도에서…
그동안 북수원 지역은 문화예술 인프라가 빈약해 다른 지역보다 문화예술분야가 소외된 지역이었다. 구도심은 말할 것도 없고 십 수 년 전부터 개발되기 시작한 택지개발 지역도 문화공간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기껏해야 만석공원 남단에 위치한 단순 전시기능의 미술전시관과 장안구민회관이 전부였다. 제2야외음악당이 있긴 하지만 맨바닥에 무대만 달랑 만들어진 것이어서 문화시설이라고 하기엔 모자란 느낌이다. 그런데 이제 그런 아쉬움이 어느 정도는 해결될 것 같다. 수원이 모태인 SK그룹이 이곳에 전문공연장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정자동에 건립된 수원SK아트리움을 수원시에 증여하는 행사가 3일 개최된 데 이어 6일 개관식도 열렸다. 이 시설은 정자동에 40여 년 간 자리한 SK케미칼 공장이 도시화와 경제여건 등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2010년 말 폐쇄하고 그 자리에 SK뷰 아파트를 건립하면서 발생된 이득금으로 SK그룹이 건립한 문화시설이다. 대지면적 3만9천㎡, 건축면적 5천622㎡, 연면적 1만4천997㎡, 지하2층 지상3층, 대공연장 950석, 소공연장 300석 규모다. 그동안 사업비 350억이 투입됐으며 지난 2012년 4월9일 착공, 2013년 10월25일 완공됐다. 지
날마다 자고 일어나면 끔찍한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시인이 있어 행복하다. 시인은 지구를 아름답게 색칠하는 페인트공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아름다운 언어로 색칠하는 정명희 시인은 수원 정자초등학교 교장으로 봉직하고 있다. 그를 가까이서 보면 ‘열정’보다는 성실한 삶에 대한 ‘관조적인 시선’을 마주한다. 얼마 전 필자는 아주 특별한 시화전이 마련된 ‘경기평생교육학습관 행복 뜰 북카페’를 찾았다. 이 행사를 마련한 경기도교육청 학습관의 배려로 도심 속에 유익한 교육의 현장이 마련됐다. 이곳을 찾는 학생과 주민들은 차 한 잔을 마시며 시화전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필자는 이러한 풍경을 감상하며 모처럼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었다. 시화전 한편에 마련된 작가의 말이 팸플릿에 담겨 있어 시선이 갔다. “더하기를 함께하고 빼기도 함께하며, 어깨를 나란히 해 봅니다. 참을 수 있고 살아있을 수만 있는 것도 무한한 행복입니다.” 시인 교장선생님의 시집 서문에 담긴 이 말이 팸플릿에 담긴 것이었다. 필자와 시인의 길을 오랫동안 같이하고 있기에 그의 따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보도사진을 보면 붕괴된 건물이 참 날림공사임이 한눈에 보인다. 마치 집 옆에 헛간으로 사용하려고 대강대충 지은 건물인 것 같다. 각종 자재들을 보관할 창고 같은 용도로 쓰일 법한 건물로 아주 엉성하게 지은 건물임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렇게 허술하게 지어놓고 이름은 아주 그럴듯하다. 마우나오션리조트체육관. 체육관? 산비탈에 자리 잡은 그것이 정말 체육관일까? 찌그러진 패널 조각을 보니 한 눈으로 봐도 날림공사다. 겉으로는 화려하게 보이나 속으로는 빈곤하고 부실하다는 외화내빈(外華內貧)이다. 그곳은 아비규환(阿鼻叫喚)이었다. 꿈과 비전을 가지고 대학에 입학하여 날개도 펴보기 전에 오호 애재(哀哉)라, 젊음이 산화(散華)했다. 마우나오션리조트 홈페이지를 보면, 사고 장소는 체육관이다. 그 체육관에 대한 소개는 다음과 같이 홈페이지 화면에 나타난다. “실내에서 가족과 함께 운동을…. 210만평 대자연 위에 최적의 스포츠캠프장소. 규모는 약 500명 수용. 위치는 마우나빌 콘도 2동 옆.” 제법 명품다운 그래서 믿음이 가는 견고한 체육관 같다. 그러나 알고 보니 엉성한 조립식 건물로 지어진
춘삼월 다시 정치의 계절이다. 무상급식의 김상곤 경기도교육감과 5선의 정치명문가 자제 남경필 국회의원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기도지사 출마를 선언하며 한주 내내 신문의 1면을 독점한, 거기에 유정복 안행부 장관의 인천시장 출마까지 바야흐로 선거철이다. 어디 하나 부족한 것 없던 기존 출마자들은 하루 아침에 바보가 됐고, 야권 통합신당 창당선언은 일부 기회주의자들의 ‘혁명적 모사’를 부추기는 결정적 한방이 됐다는데 이의나 토씨를 다는 사람들도 많지 않다. 그뿐이랴. 장관 출신과 최연소 광역의원 이력의 4선 의원들은 물론 ‘도지사 재수=당선’의 필승 공식을 추억하며 뛰어든 여야 유력 후보들은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때아닌 ‘중진 차출론’과 ‘단일 후보론’의 최대 피해자가 돼버린 셈이지만 아직도 아프다는 소리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다. 사실 남경필 의원은 현재 도지사 후보군 중에서 가장 먼저 도백(道伯)의 후보에 올랐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번 출마선언이 낯설지는 않다. 기억속의 2006년 1월 22일, 전도양양한 3선 국회의원으로 김문수 현 지사와의 ‘지사 후보…
“자장자장 우리 애기/ 금자동아 옥자동/ 일월천지 보배동아/ 금을 주면 너를 사리/ 옥을 준들 너를 사리.” 옛날 우리 선조들이 졸리거나 투정을 부리는 아기를 재울 때 부르던 자장요(謠) ‘어름마 타령’이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가사는 누구나 어릴 때 한번쯤 들어본 친숙한 것이다. ‘아이 달래는 노래’로 불리기도 하는 이 민요는 음률이 아이를 자장그네에 눕히거나 등에 업어 흔들어 재우는 동작의 규칙적인 4박자의 리듬과 가장 잘 어울려 지금도 애송된다. 돌 전후의 투정부리는 아이를 달래거나 재우는 일은 예나 지금이나 만만한 일이 아니다. 육아 중 가장 힘들다고도 말한다. 아기띠를 하고 걷거나 잠들기까지 그네를 태우듯 살살 흔들며 ‘어름마타령’ 같은 자장가를 불러줘야 잠들곤 한다. 하지만 잠들었다 싶어 내려놓으면 묘하게도 바로 깬다. 아기 등에 센서가 달린 것도 아닌데 말이다. 덕분에 아이 보는 사람의 팔목이나 어깨는 곤혹을 치르며 후유증에 시달리기 일쑤다. 그래서 그런가. 서양에서는 젖먹이를 태우고 흔들어 놀게 하거나 잠재울 수 있는 ‘요람(搖籃)’을 일찍부터 육아에 사용했다. 옆면이 막혀 있고 대(臺)에 매달거나 로커(바닥에 대는 활 모양의 나무) 위에 올려놓